'생산자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00건

  1.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2. 바다가 키운 별미, 왕새우
  3. 여주에서 건강하게 기른 햇고구마
  4. 감좋은 공방, 그녀들의 '감'이 좋다
  5. 하늬바람과 천일염, 깨끗한 물이 만드는 영광 법성포 굴비
  6. 100% 국내산 콩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7. 활력 찾아주고 건강 챙겨주는 여름 포도
  8. 자연이 보낸 여름 선물, 유기농 복숭아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새벽농장 조원희 생산자는 94년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해 올해로 만 19년째 농부로 살고 있다. 젊은 나이에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 뒤를 이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여성민우회생협과의 인연도 그만큼이다. 게다가 작년 2월에 창립한 행복중심 생산자회 회장을 맡으면서 여성민우회생협 전체 생산자를 대표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는 여성민우회생협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친구’가 되었다. 


가을이면 우리 마음을 한껏 더욱 풍요롭게 해 주는 과일, 사과. 오죽하면 온 국민이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라는 말을 읊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낼까. 우리에게는 친숙하고 흔한 과일이지만, 기르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친환경 사과 농사는 특히 어렵다. 저농약 사과는 흔한 반면 유기농 사과는 찾기 어려운 이유다. 


“굶기니까 사과가 맛있어요”

저농약 재배는 관행농에 비해 농약을 1/2 미만으로 사용한다. 새벽농장 사과도 저농약 재배로 키웠다. 하지만 농약 주는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올해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막 맺힐 때 준 게 끝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조원희 생산자는 사과나무에 ‘실험’을 하고 있었다. 사과나무를 ‘굶기는’ 실험이다. 영양제를 비롯해 비료나 퇴비까지 일체 아무것도 주지 않고 물만 주는 것이다. 그 실험을 한 지 올해로 10년째. 그간 사과나무가 정말 죽으려고 할 때 아주 소량의 비료를 조금씩 주었다. 그마저도 6년 전부터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살기 위해 사과나무가 영양분을 찾아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는 것 같다고. 조원희 생산자는 사과나무가 자연의 섭리에 따라 다른 도움 없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과 맛이 더욱 깊어졌다. 한층 더 달고, 새콤하고, 향이 진하다. 조원희 생산자는 ‘굶기니까 사과가 맛있다’며 웃는다. 




우박, 가뭄, 태풍을 이기고

조원희 생산자는 사과 농장을 쭉 걸으며 잎을 따면서 사과를 돌려주었다. 골고루 햇빛을 받아 익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간간히 성하지 않은 사과를 따서 바닥에 버린다. 그러고 보니 바닥에 뒹구는 사과가 많다. “벌레가 먹어서 그래요. 새가 쪼아 먹고 가기도 하고요. 여기 보이죠? 이 상처는 5월 30일에 내린 우박 때문에 생긴 상처예요.”

우박 내린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새벽농장 농부. 말에서 속상함이 묻어 나온다. 그 얘길 듣고 자세히 보니 사과에 우박 때문에 생긴 작은 상처들이 보인다. 어렸을 때 맞은 우박이라 크면서 회복했지만, 상처는 지워지지 않고 표면에 남아 있었다. 

거기에 지난 여름, 두 번 연달아 불어 닥친 태풍 때문에 쓰러진 사과나무가 간간히 눈에 보였다. 가지와 잎이 바짝 말라 버린 나무를 보니 조원희 생산자 마음이 어떨까 싶다. 오랜 시간 애지중지 기른 나무가 한순간에 뽑혀 나갔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농부로 살면서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얼마나 한스러울까. 게다가 그런 일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유기농 사과 재배를 꿈꾸며

그래서 조원희 생산자는 더욱 독하게 사과나무가 혼자 자라도록 내버려둔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유기농 재배에 발을 들여 볼 생각이다.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도 유기농 사과를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웃으며 말한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그 방법 대신 모두에게 좋은 방법으로 사과를 기르는 조원희 생산자. 모양이 조금 예쁘지 않아도, 겉에 약간 상처가 났어도 새벽농장 사과에서는 깊고 진한 사과향이 난다. 


새벽농장 부사가 2주 후, 10월 29일부터 조합원에게 공급된다. 지독했던 가뭄을 보내고, 유난스러웠던 태풍을 견딘 사과나무는 올해 더욱 달고 맛있는 열매를 맺었다. 때가 되어 저절로 열매가 맺힌 게 아니다. 한 해 동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한 자연의 노고가 사과 한 알에 담겼다.





바다가 키운 별미, 왕새우

무항생제 왕새우 박재율 생산자

전남 목포 북항에서 배를 타고 2시간여를 들어가면 나오는 도초도. 진한 바다내음과 섬 특유의 고독함이 짙게 묻어 있는 곳에서 박재율 생산자를 만났다. 생산자는 택배를 예약한 조합원에게 보낼 새우를 잡아 나르고 있다. 부슬부슬 비가 내려 새우가 바닥에 다 가라앉아 약속된 물량을 다 맞추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올해 유난히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새우도 예년보다 양이 적다. 무더위와 태풍이 왔다 가면서 강한 새우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직접 담근 매실액기스를 사료에 섞어요”
박재율 생산자는 새우 양식을 15년째 하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 새우 양식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겪었다. 이제는 모든 경험과 노하우가 몸에 익었다. 지금 나오는 새우는 5월 10일경에 입식했다. 0.005mm 크기의 치어가 4~5개월 정도 지나면 다 자란다. 그때가 바로 이맘때다. 박재율 생산자는 새우가 먹는 사료에 직접 담근 매실액기스를 섞는다. 매실액기스의 풍미가 새우의 육질과 맛을 더욱 좋게 하고, 발효액이니만큼 새우가 더욱 건강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새우 양식을 위해 매년 봄에 매실을 설탕에 절여 액기스를 만든다.

대하? 흰다리새우!
여성민우회생협에 공급 중인 새우는 흰다리새우다. 1992년 이후, 대하 양식장이 바이러스 질병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후 대하와 크기와 맛이 비슷한 흰다리새우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흰다리새우 양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8년 정도 되었고, 현재는 많은 양식장에서 흰다리새우를 기르고 있다.

“고생스럽게 길렀습니다”
박재율 생산자는 새우를 기르는 게 너무 고생스러워서 새우를 봐도 먹고 싶지 않단다. 남들이 보면 가을에 잠깐 일하는 것 같지만 사실 새우 양식은 1년 내내 공을 들여야 한다. 새우가 없을 때도 양식장을 보수하고, 청소하고, 천적이 들어오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계속 오르는 사료 가격이 걱정이다. 어느 순간 쌀값보다 비싸졌다.
친환경 양식을 추구하는 박재율 생산자는 다른 양식장과 달리 검증되지 않은 약품이나 항생제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외국에서 싼값에 들여오는 약품은 당장에는 해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새우에게도,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면 자연에도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새우 정말 맛있어요”
박재율 생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몇 번을 들었던 이야기다. 그만큼 자부심이 있다는 뜻이다. 제철을 맞아 살이 가득 오른 새우, 그 감칠맛은 지금 이때만 누릴 수 있다. 택배 예약 주문량만큼 포장해 당일 바로 발송한다. 깊어지는 가을, 감칠맛 나는 새우에 푹 빠져 보자.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 가기


여주에서 건강하게 기른 햇고구마

땅속에서 자라는 고구마. 어느 작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고구마처럼 땅 속에서 자라는 작물을 먹는다면, ‘어떤 땅’에서 자랐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고구마는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경기도 여주는 남한강 변에 위치해 통기와 배수가 잘되는 모래참흙이 많아 오래전부터 고구마 재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고구마가 맛있으려면 낮에는 햇볕이 풍부해 광합성 작용이 활발해 알이 굵어지고, 밤에는 선선해 전분을 충분하게 축적해야 합니다. 경기도 여주는 고구마가 여무는 가을에 적당하게 비가 내리고,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선선해 고구마 재배에 최적의 조건입니다.

여기에 더해 엄기영 생산자는 고구마와 다른 작물을 돌려짓기하며 땅의 좋은 기운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9월 19일 경기도 여주를 찾았습니다. 밤고구마 수확으로 한창 정신없이 바쁜 엄기영 생산자가 반겨줍니다. 젊은 농민이 귀한 요즘, 당연하게도(?) 동네에서는 막내입니다. 그래도 벌써 17년째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 농민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스물넷 청춘에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했습니다.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소중한 농업에 대한 고민을 놓을 수 없었고, 자급자족하며 사는 삶이라는 인생철학 때문이었습니다.


“땅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농사를 시작한 첫해부터 고추와 땅콩, 감자와 옥수수 등 밥을 차려 먹는 데 필요한 여러 작물을 길렀습니다. 자급자족이라는 삶의 철학 때문이기도 했지만, 지력을 잃지 않도록 윤작(돌려짓기)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의 작물만 생산해 토양을 황폐화하는 것이 올바른 농업인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지금도 고구마만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배추와 무도 심고, 이제는 귀한 대접을 받는 수수와 차조 등 잡곡 농사도 짓습니다.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고구마

매년 3월 씨 고구마를 파종한 후, 4월에 싹을 잘라 밭에 옮겨 심습니다. 옮겨 심은 후 약 100일 정도 지나야 밤고구마를 수확합니다. 수확한 고구마는 7일에서 10일 정도 자연건조를 시킵니다. 그 후 수확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해주는 ‘큐어링’ 작업을 마치고 조합원에게 공급합니다. 고구마는 ‘예민한’ 녀석이어서 매시기마다 제때 할 일을 꼭 해주어야 잘 자랍니다. 고구마 한 알에는 생산자의 꼼꼼한 정성이 들었습니다.



돌려짓기로 땅심을 잃지 않은 좋은 땅에서 자란 고구마

고구마는 덩굴쪼김병이 가장 무섭다고 합니다. 덩굴쪼김병은 고구마가 뿌리를 내리는 시기에 세균이 침입해 발병합니다. 덩굴쪼김병이 발병하면 흙을 아예 갈아엎어야 하는데, 고구마를 연이어 짓는 밭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엄기영 생산자의 생산 철학인 돌려짓기가 훌륭한 예방법입니다. 땅의 힘을 잃지 않아 좋은 기운이 가득한 땅에서 건강하게 자란 포슬포슬 밤고구마를 장바구니에 담아주세요.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로 가기

감좋은 공방, 그녀들의 '감'이 좋다




그녀들, 감이 좋다. 원단을 고르는 감부터 디자인 감, 이 세상에 대한 감까지. ‘감좋은 공방’을 이루는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 건강, 다른 하나는 재활용. 감좋은 공방이 통치마를 만들어 프리마켓에 팔던 것도, 주방에서 사용하는 소품들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다 이 이유에서다.

감좋은 그녀들, 조합원에서 생산자로

감좋은 공방은 (준)협동조합이다. 작년에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올 12월부터는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워커즈 형식이 아닌, 개인 출자를 하고 같이 운영하는 협동조합 형식으로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이 모여 공방을 시작했다. 현재 생산팀 4명, 운영위 2명 총 6명이 함께하고 있다. 이 여섯 명은 한 달에 2번씩 모여서 협동조합 공부 모임을 한다.

생산팀은 김양순, 남은선, 길경미, 김정현 이렇게 4명이 함께한다. 아담한 작업실에는 4대의 재봉틀이 옹기종기 붙어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통치마, 통바지, 손수건, 스카프, 모자 등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동북여성민우회생협 행복중심 매장에서 프리마켓 형식으로 조합원을 만났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포인트가 있는 감좋은 공방 옷과 소품은 조합원들 사이에서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갔고, 드디어 9월부터 정식 생활재로 등록해 여성민우회생협 전 조합원에게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의 취향이 뚜렷이 드러나는 옷보다는 소품을 먼저 공급하기로 했다. 발매트, 냄비받침, 앞치마, 주머니, 주방용장갑, 방석 등이다.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이 생산자가 되어 조합원을 만나게 된 것이다. 


‘여성 건강’과 ‘재활용’

공방 멤버들은 각자 이유를 가지고 감좋은 공방에 함께했다. 무언가 만드는 것이 좋아 함께한 사람도 있고, 먹거리에 대한 문제의식의 범위가 의류쪽으로 넓혀져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함께한 사람도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옷이 싼 가격에 팔리고, 한철 입고 버려지는 모습을 보며 생산과 소비의 패턴에 문제의식을 느껴 함께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각자의 이유는 ‘여성 건강’과 ‘재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적으로 모아졌다. 


비슷하지만 특별한 생활재

감좋은 공방의 모든 제품은 공방 생산자들의 고민과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재활용천을 사용하기에 의미를 담으면서 동시에 디자인도 소홀하지 않았다. 발매트는 재활용천을 활용해 뒷면을 만들고 면으로 앞면을 만들었는데, 굳이 앞면과 뒷면이 확연히 구분되지 않아 양면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벽에 걸어 메모 꽂이로 사용하기도 하고, 테이블 받침대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앞치마도 냄비받침도 파우치도 감좋은 공방에서 만드는 제품은 일반 시중 제품들과 비슷하면서 조금은 다르다. 몸을 조이는 끈이 없는 앞치마, 메모 보드로 사용해도 좋을 앙증맞은 냄비받침, 안에 주머니가 하나 더 있는 파우치까지 이 물건을 사용할 사람들의 입장과 편리를 한 번 더 생각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거기에 바느질까지 꼼꼼하다. 오버로크 기계로 한 번에 박으면 될 것도 일일이 시접 처리를 해서 지저분한 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만들었다.



정직한 첫 걸음

감좋은 공방은 원단을 하나 고르는 것부터 제작 방법까지 서로의 의견을 듣고, 발을 맞추어 간다. 마음과 뜻이 맞아 함께 모였지만,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의 독단으로 운영되지 않고, 협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은 시작 단계라 공방 멤버들에게 수입이 없는 상황이다. 거기에 제작량이 많지 않아 원단이나 부재료를 싸게 구입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가격을 높이 책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중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패브릭 제품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감좋은 공방은 이런 가격 결정 과정과 모든 상황을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평가를 받고 싶다고 한다. 생활재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건 결국 조합원의 몫이기 때문이다. 


감좋은 공방, 그녀들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사람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 먹거리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소품, 옷에서도 가능하다. 함께 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의 작은 선택과 관심, 응원으로도 함께할 수 있다. 


★감좋은 공방 생활재 보러 가기!



하늬바람과 천일염, 깨끗한 물이 만드는 영광 법성포 굴비


새시대 굴비는 지난 1991년부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성민우회생협과 인연을 맺어 온 생산지입니다. 새시대 굴비의 윤석현 생산자는 부친 윤년중 생산자의 뒤를 이어 2대째 굴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굴비가 완성되기까지
참조기 수매는 보통 11월부터 4월에 이루어집니다. 그때 조기가 많이 잡히기도 하고, 가장 맛이 좋아서입니다. 수매를 한 조기는 냉동 보관을 합니다. 그리고 작업을 할 때 꺼내 보통 12시간에서 30시간 정도 해동을 합니다. 크기나 중량별로 선별을 한 후 염장 작업을 시작합니다. 염장 작업에는 ‘섭간’과 ‘물간’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섭간은 아가미와 입, 몸통에 천일염을 뿌려 수분을 빼고 간이 배도록 하는 방법이고, 물간은 소금물에 담가 절이는 방식입니다. 영광 굴비는 전통적으로 섭간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이때 소금은 1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합니다. 섭간 방식으로 염장한 조기를 엮고, 5~6시간 후에 깨끗한 물로 4회 이상 세척한 후 건조시킵니다. 그리고 다시 냉동실에 보관해 조합원에게 공급합니다. 이렇게 얼리고, 녹이고, 염장하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기는 살이 탄탄해지고 식감도 맛도 좋아집니다.

영광 법성포 굴비는 바람이 만들어낸 맛
법성포는 봄 평균기온이 섭씨 10.5도인 데다 서해에서 하늬바람(북서풍)이 불어 조기를 말리기에 좋다고 합니다. 법성포의 습도와 일조량은 굴비를 말리는 데 가장 좋은 조건입니다. 같은 조기라도 다른 곳에서 말리는 것과 맛이 다릅니다. 새시대굴비는 법성포의 자연 환경과 천일염, 깨끗한 물로 굴비를 생산합니다. 소금물에 담가 연탄불 등에서 인위적으로 말리는 시중 일부 굴비와 달리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과 함께 꿈꾸는 미래
윤석현 생산자는 갑작스럽게 원재료값이 상승해, 어쩔 수 없이 생활재 가격을 올려야 할 때 참 힘들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매출과 직결되고, 요즘처럼 어려운 때 조합원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 같아서입니다. 또 일부 업체에서 중국산 굴비를 국산으로 둔갑해 팔면서 신뢰 문제에 영향을 받을 때도 어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윤석현 생산자는 변함없이 긴 시간 동안 신뢰로 함께한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을 생각하며, 아버지가 쌓은 토대를 다지고 미래를 향한 꿈을 설계합니다.

곧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옵니다. 온 가족과 친지가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보내는 행복한 밥상에 믿음과 정성이 담긴 굴비를 올려보세요. 또, 가까운 지인에게 굴비 선물세트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건 어떨까요. 법성포의 하늬바람이 전해주는 맛있는 굴비로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굴비라는 이름은 조기를 짚으로 엮어 매달면 구부러지게 되는데 그 모양새를 따서 구비(仇非)조기라고 하던 것이 굴비로 변했습니다. ‘구비(仇非)’는 우리말의 산굽이, 강굽이처럼 구부러져 있는 모양새를 일컫는 ‘굽이’를 한자어로 표기한 것입니다.





100% 국내산 콩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우직하게 한 길을 걸으며
차진범 생산자는 1988년도에 우리 농산물을 살려야겠다고 생각으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식품 생산 공동체를 시작했습니다. 방앗간을 운영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주변 농가들의 현실에 일찍 눈이 떴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식품 안전과 원재료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997년, 우리콩식품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산 콩을 이용해 두부, 콩나물, 두유, 유부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때부터 15년 동안 우직하게 두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맷돌 방식으로 콩을 갈아야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콩을 불립니다. 여름에는 8시간, 봄 가을은 10시간, 겨울은 12시간 정도 담가둡니다. 불린 콩을 분쇄해 두유와 비지로 분리합니다. 이 콩을 분쇄할 때, 우리콩식품에서 자체 제작한 맷돌 형식의 기계를 사용합니다. 그냥 가는 것과 맷돌 방식으로 가는 것으로 두부의 맛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맷돌 방식으로 콩을 갈면 콩에 열을 발생시키기 않아 단백질 및 영양분 파괴가 적고,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간 두유에 응고제를 넣고 성형 상자에 넣어 압착시킨 후, 적당한 크기로 담아 용기에 포장합니다.

두부 맛을 결정하는 세 가지
맛있는 두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재료, 물, 응고제’ 3가지 조건이 잘 맞아야 합니다. 옛날 두부가 맛있는 이유는 깨끗한 물과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면서 응고제로 ‘간수’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콩식품은 두부를 생산할 때 응고제로 ‘조제해수염화마그네슘’을 사용합니다. 해수에서 불순물, 중금속, 노폐물을 자연적으로 제거하고 정제, 농축된 간수를 원료로 만든 천연첨가물입니다. 최근에는 조합원의 요청으로 이 응고제에 들어가던 유화제를 빼고 두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천연응고제에 압착식 올리브유가 들어갑니다. 뜨거운 두유가 굳을 때 너무 빠르게 굳지 않도록 기름이 코팅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맛이 고소해지고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는 두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두부
생협 조합원은 참 깐깐합니다. 첨가물 하나 그냥 넘기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콩식품은 15년 동안 조합원 입맛에 맞는, 조합원 요구에 맞는 두부를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과 실패를 반복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소포제를 넣지 않고 두부 만들 생각을 못하던 시절, 차진범 생산자는 과감하게 소포제를 넣지 않고 두부를 만들었습니다. 대기업이 와서 “이런 게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 이후 無소포제 두부가 시장 전체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차진범 생산자는 “앞으로도 100%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우리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더욱 노력하고, 조합원뿐만 아니라 생산자의 삶도 함께 책임질 수 있도록 힘을 쓰겠다”고 합니다. “우리 두부가 가장 맛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우리콩식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 보였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에서 장보기




활력 찾아주고 건강 챙겨주는 여름 포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 중 하나인 포도. 우리나라에는 고려말에 들어와 조선시대 왕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왕들의 지극한 포도 사랑이 기록으로 남아 있을 정도라니. 과중한 업무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달고 살았던 왕들은 포도의 해독 효과와 피로회복 효과를 톡톡히 본 듯하다.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은 연꽃 구경을 하다 포도를 먹으며 시 한 구절을 하사했다고 한다. 


‘파란 알이 달고 시원해 / 옛 그대로 성심에 절로 기쁘네 / 몹시 취한 주독만 풀어 주는 것이 아니라 / 병든 위, 상한 간도 고쳐 주겠네’ 


경북 상주 모동에 있는 해발 933m 백화산을 바라보며 자연과 함께 숨 쉬며 농사짓고 살아 온 농사꾼들이 있다. 친환경 농업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제대로 농사를 짓기 위해 2000년, 933환경농업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2012년 현재, 조합원 31명이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오랜 시간 친환경 농사를 지으며 배운 자연의 섭리 그대로 포도나무를 기른다. 상주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다. 그 환경에서 포도나무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운 결실은 알알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달기만 한 포도는 금방 질린다. 하지만 단맛과 신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상주 933 포도는 지역의 특혜와 생산자들의 정성을 그대로 담았다. 


포도 농사만 20년은 넘게 지은 933환경농업영농조합법인 대표 박석원 생산자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만 나무에 줘야 한다고 말한다. 현미식초와 목초액을 사용해 병충해를 막고, 쌀겨·짚·톱밥·미생물을 90일 이상 발효한 퇴비를 준다. 인위적으로 생장을 조절하는 호르몬제, 제초제, 토양소독제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작년까지 포도나무는 냉해를 입어 힘겨운 싸움을 계속했다. 그 과정을 못 이기고 죽은 나무도 있고, 겨우겨우 생명만 움켜쥔 나무도 있었다. 올해는 다행히 냉해 피해가 없었고, 꼬박 1년 동안 치열한 싸움을 벌여 나무가 많이 회복되었다 한다. 




도는 껍질부터 씨까지 버릴 것이 하나 없는 과일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효능이 알려지면서 포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해 과일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 포도는 소화·이뇨 작용을 도와 여름철에 고기를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좋다. 또한 피로 회복을 돕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니,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쳤다면 잘 익은 포도 한 송이 손에 들고 먹으며 기운을 회복하자. 


포도 보관법

실온에서 2~3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며, 더 오래 보관하려면 신문지나 포도 봉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습니다. 이때 채소는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에서 보기





자연이 보낸 여름 선물, 유기농 복숭아



유기농 복숭아. 복숭아는 과일 중에서도 농약 없이 농사짓기 가장 힘들다고 한다. 상처가 잘 나고, 상처가 나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구철 생산자는 이런 복숭아를 충북 옥천에서 유기농으로 8년째 짓고 있다.



서울에서 무역회사를 다니다 1993년, 부친이 쓰러졌다는 소식에 서울 생활을 접고 귀농을 했다. 농약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있어 유기농 복숭아 농사를 짓기 위해 저농약부터 계획을 세워 복숭아 농사를 지었다. 저농약, 무농약, 전환을 거쳐 유기농까지 오는 데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유기농 복숭아 농사를 지은 게 벌써 8년째다.  


제초제와 농약, 화학비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현미식초와 주정을 액비로 사용한다. 이마저도 올해는 봄 즈음에 딱 한 번 주고 말았다. 그것 말고 복숭아나무에 주는 건 물밖에 없다. 말 그대로 ‘자연 그대로’ 자라고 있는 셈이다. 



“유기농사 지으려면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벌레가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정구철 생산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어쩔 수 없죠. 벌레가 먹은 건 자연으로 돌리는 수밖에요.” 유기농사를 지으려면 마음을 비워야 한단다. 나무에 백 개의 복숭아가 열려도 백 개를 수확할 수 없다. 반은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유기농사를 지을 수 있다. 직접 손으로 벌레를 잡기도 하고, 과실에 봉지를 씌우면서 숨 막히는 벌레와의 전쟁을 치러야 탐스러운 복숭아 열매를 만날 수 있다. 그마저도 관행 농사를 지은 것만큼 예쁘거나 크지 않다. 벌레가 지나가기만 해도 상처가 생기는 여린 복숭아지만 어린 나무일 때부터 농약과 비료 없이 자란 강한 생명력은 작은 열매 속에 ‘단맛’으로 응축돼 있다.



“크기는 작지만 맛은 보장합니다”


일찍 수확하는 조생 품종이라 크기는 조금 작다. 게다가 2년 전 불어 닥친 한파의 피해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어 예년보다 크기가 더욱 작다고 한다. 하지만 맛에 있어서만큼은 정구철 생산자의 자부심이 넘친다. 복숭아 농장에 들어서니 달게 익어가는 복숭아 향기가 가득하다. 수줍은 듯 빨갛게 내민 얼굴이 탐스럽다. 산에서 내려오는 1급수 물을 먹고, 자연 바람을 맞으며, 풀과 벌레가 어우러지는 비옥한 땅에서 자란 복숭아는 말 그대로 ‘자연이 준 선물’의 맛이다. 동양의 선약으로 전해지며 우리나라 전통적인 아홉 가지 과일에 속할 만하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자연이 보낸 여름 선물, 복숭아와 함께 긴 여름을 시원하게 준비하자.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