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28건

  1.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책임지는 연대
  2. 땅의 울음, 원자력 발전을 이제 그만두자
  3. 먹을거리로 바꿔가는 세상
  4. '나'를 위한 행복중심
  5.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2015아시아자매회의
  6. 탈핵을 넘어, 우리사회 환경지킴이로 나선 환경위원회
  7. 전쟁과 씨앗
  8. 공존할 수 없는 이름, 친환경 농업과 원자력 발전소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책임지는 연대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책임지는 연대

 

 

 

연대(solidarity), 요즘 이 단어에 꽂혀있다.

문득, 유사어인 연결이나 연계, 단결이 떠올랐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연결은 서로 이어지도록 관계 맺는 것, 특히 어떤 일이나 사람과 관련하여 관계 맺는 것을 연계라한다.

단결은 많은 사람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 데 뭉친다는 뜻으로 연결보다 깊고 단단한 관계를만들 것이다.

 

그럼, 이들과 연대는 무엇이 다른가?

연대란 공동의 이해와 목적으로 한데 뭉쳐 함께 행동하고 함께 책임진다는 뜻이다. 보다 강한 책임성으로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연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와 연대하고 있나? 연대를 통해 무엇을 해결하려 하고, 어떻게 책임지고 있나?


행복중심생협은 1980년대 말 사회주부들이 뭉쳐 일상의 생활을 바꿈으로서 세상을 변화시키려 했다. 물질중심, 경쟁중심의 사회, 무분별한 자연

이용으로부터 사람중심, 협동중심의 지속가능한 생태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해왔다. 이는 사회적 약자로서 개별화된 여성이 아닌 협동을 통해

공익적역할을 수행하는 사회화된 여성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방의회 방청 및 의원배출 등 지역자치 활성화, 골프연습장 반대 및

음식물 생쓰레기 퇴비화 등 환경운동, GMO완전표시제 청원 및 공공급식활성화, 식생활교육 등 먹거리 안전을 위한 활동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필요와 과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또, 친환경 농업을 추구하는 농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 국민의

먹을거리 주권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하는 조합원을 확대하는 데 힘써 왔다.

 

조합원은 생산자의 삶을, 생산자는 조합원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30년간 농촌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의 연대를 이어왔다. 현재 이러한 가치

와 신념이 약해지고 내 몸에 좋은 것만 찾는 소비자와 정부정책에 등 떠밀려 돈이 되는 친환경 농사를 짓는 생산자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무도 농사짓지 않고, 어디서도 먹어줄 사람을 찾지 못하던 그때부터 대기업들까지 친환경 제품을 유통하는 지금까지 친환경 농산물 확대에

기여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들의 연대는 유효하다. 농업이 갖는 경제, 사회, 문화, 환경 전반에 걸친 공익적이고 다원적인 가치에

도 불구하고 점점 사라져가는 농업과 설 곳이 없는 농민의 자리, 이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한 먹을거리 기본권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커피 한 잔 값만도 못한 쌀값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해야 하는 이유이다.

나아가 행복중심은 국내뿐 아니라 플랜테이션 농업과 노동착취로 얼룩진 제3세계 국가의 생산자, 노동자들과도 관계를 맺고 그들이 생산한

설탕과 바나나 등 생산물을 공정하게 교역함으로써 그들의 삶과 그들이 속한 공동체를 지원하고 응원하고 있다.

 

필리핀 네그로스섬 서쪽 바끌로드 지역의 사탕수수 생산 공동체와 마스코바도 가공공장에서 만난 얼굴들이 떠오른다. 독재와 제국주의 플랜테이

션농업의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자신들의 삶을 바꾸고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운명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 진정한 연대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과 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성들의 연대,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는 물질 만능주의와 환경 파괴를 향해 달리는 폭주 기관차에 일정 정도의 브레이크 역할,

커다란 벽에 구멍하나 쯤의 균열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가 고용 창출, 빈부격차 해소,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대안 제시 등 시장과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 믿는다.

 

행복중심은 대안 경제의 주체로서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굳건히 이어나갈 것이다.

 

 

강은경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회장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있으신 조합원은 happycoop@happycoop.or.kr로 보내주세요.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땅의 울음, 원자력 발전을 이제 그만두자


‘집이 흔들리지는 않았는데 공기에서 소리가 났어.
밖을 살피려 창문에 다가서니 땅에서 울음소리가 났어. 웅~ 웅~’


9월 12일(월) 경주에서 두 차례 큰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밤이 깊어서야 알았다. 다음날 홀로 사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가 들었다는 땅 울음소리를 상상해 본다. 놀라기는 했지만 일없이 지나가 괜찮다며, 무심한 어투로 말씀하신다. 엄마가 갑자기 시인이 되었나? 땅이 울음을 운다니. 엄마의 집은 전남 보성강 상류, 강줄기가 시원하게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있다. 앞으로는 트여 있고, 뒤쪽은 산으로 둘러싸인 평온한 곳이다. 다만 그리 튼튼하게 지은 집이 아니라 걱정됐다.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엄마는 평생에 흔치 않은 기이한 경험을 했다. 땅속에서 올라온 그 소리는 언덕의 오롯한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웅웅거림으로 가득 채웠던 것일까? 별만 가득하고 어두운 저녁, 엄마는 지하에서 울려나온 그 소리에 압도됐을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사는 어떤 이는 식탁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하고, 집자체가 흔들거렸다는 이도 있다. 규모 5.8의 지진의 위력을 경험한 사람이 많았다. 우리 땅이 그리 넓지 않다는 것도 새삼 확인한다. 최근 지진이 자주 발생하였고, 이번 지진의 진앙지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지표면가 경주라는 것에 걱정이 앞선다. 경주에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있다. 게다가 주변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많다. 20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월성원전, 신월성 원전까지 총 6호기가 있다. 70km내에 고리원전 4개가 있고, 신고리원전은 준비중이다. 위쪽으로는 울진원전이 있어, 울진-경주-부산은 원전 최대 밀집지역, 원전벨트를 이루고 있다. 이 수많은 원자력발전소가 지진에 안전할지 걱정된다.


지진과 원전사고를 동시에 떠올리는 것은 후쿠시마원전 사고 때문이다. 2011년 일본 동쪽 바다에서 발생한 9.0규모의 지진은 쓰나미를 일으켰다. 시커먼 바닷물이 마을을 한순간에 집어삼키는 것을 보았다. 가장 심각한 쓰나미 피해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였고, 지금까지 10만 명의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방사능 쓰레기를 수거한 공터가 10만여 곳이 넘는다는 참혹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우리는 일본보다 단위면적당 원전의 개수가 많다. 단위면적당 원전의 개수는 한국이 세계 1위이다. 게다가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단층이 울산-경주-부산 가까이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도 4년 전에 알고 있었다는데, 대비책을 더 강화한다던가 원전 설치에 관해 심각하게 재고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고리원전 1호기는 한계수명을 10년 더 늘여 40년을 운행했는데도, 올해 추가 가동하기로 결정이 났다. 후쿠시마 이후 독일과 한국의 선택은 어찌 이리 다를까.


9월 12일이후로도 300여 회의 여진이 있었다니, 땅은 검고 딱딱한 흙이아니고 언제나 움직이고 있었던 거대한 무엇이었다. 언젠가 본 동화 속 거인은, 우리 민족에 대한 사랑을 다하고 지친 몸을 남북으로 길게 눕혀 태백산맥을 만들었다. 동화 속 거인은 죽지 않았다. 거인이 숨을 쉬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자연을 죽어있는 것으로 보고, 수백 년 동안 관리해야하는 무한의 쓰레기를 생산해 내는 반생명 산업이다. 우리는 이런 쓰레기 산업을 후쿠시마 이후로도 아직 없애지 못하고, 고작 한국 전력의 성과보너스에 분노한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도 아니고, 경주로부터 서울은 그리 멀지도 않으니까 말이다.


안인숙 연합회 회장




먹을거리로 바꿔가는 세상

먹을거리로 바꿔가는 세상




행복중심 착한참치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있다. 행복중심의 세 번째 참치, 착한참치로는 두 번째 참치 통조림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조합원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생태계 보존에 있어서 이와 같은 대안이 있음을 조합원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생각했다. 지구종말 시계자정을 가르키는 순간 인류가 멸망하는 시계. 아인슈타인 등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핵보유국의 보유, 감축상황을 파악하고 분침을 정한다.가 자정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착한참치는 낚시로 잡은 참치를 통조림 가공한 것이다. 한 마리 한 마리 낚시로 잡으니 집어장치를 쓸 필요가 없어서, 참치이 외의 다른 바다생물을 해치지 않는다. 또 첨가물을 넣지 않고 유기농 채종유와 참치로만 만드니 맛이 담백하다.

방사성물질, 납과 수은에 대한 중금속 검사도 마쳐 안전도 챙겼다.


나는 행복중심 참치가 나오기 전에는 통조림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 행복중심생협 생활재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자연스레 통조림 캔에 사용된 부식방지 합성수지의 위험성 등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참치는 30여년 전부터 우리 국민의 대표적인 반찬거리가 되었지만, 바다 생태계 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수은을 비롯한 각종 중금속이 축적되는 비율이 높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의 선택은 참치 통조림을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었다. 참치는 멀리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행복중심은 왜 참치 통조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가? 개인은 선택하고 소비함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조직은 대안을 통해 조직의 입장을 밝힌다. 먹을거리가 오염되면 인간의 건강뿐 아니라, 땅과 바다가 오염되고 거기에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이 위협을 받는다. 이것은 소비하지 않음으로써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행복중심생협이 다른 생협과 물류연대를 하면서 참치 통조림을 알게 되었고, 물류 연대가 중단된 후에는 행복중심생협 다운 참치를 먹고 싶다는 조합원의 요구가 생겨났다. 행복중심생협의 방식으로, 땅과 바다를 지키고, 조합원의 건강을 지키는 사회적 대안을 만들어 보자고 한 것이다.


바다는 이미 충분히 오염되어 있다. 축산 분뇨가, 인간사회의 생활 쓰레기, 중금속과 화학 비료가 그리고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에 넘쳐 난다. 물고기는 숨쉬기 어려워졌고, 집어장치와 촘촘한 그물망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그야말로 바다생물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환경 오염과 인간의 탐욕에 지구는 엘리뇨, 쓰나미와 같은 기상이변으로 경고한다. 순결한 자연을 훼손한 인간에게 생태계의 친구들은 죽음으로 응답한다. 멸종되는 생물의 숫자와 속도가 유래없이 빨라지고 있다. 참치도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행복중심생협은 참치 개채수의 문제, 참치로 인해 죽어가는 바다거북, 청새치, 아기 돌고래에 주목한다. 참치캔 뒤에 감춰진 보이지 않는 희생을 줄이고 싶다. 이것이 행복중심생협의 선택이다.


착한참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행복중심 조합원의 생각과 실천을 세상에 내놓는다. 다른 생명과 함께 살고자 하는 행복중심생협의 마음과 함께.


안인숙 연합회 회장


행복중심 착한참치 크라우드펀딩 참여하기

'나'를 위한 행복중심


'나'를 위한 행복중심


“언니, 생협 주방세제는 금방금방 지워져”

“그래, 빨리 헹궈지지? 그래서 내가 행복중심하는 거야~” 


설거지 하던 동생이 말한다. 다섯 자매가 친정에 모이면 식구가 스무 명쯤 되니, 설거지가 무척 많다. 손이 빠른 내가 설거지를 하면 좋은데, 동생들은 내가 너무 ‘설렁설렁’ 한다나. 쳇.


많은 일을 빠르게 하면서 살아야 했던 엄마 덕분에 맏딸인 나도 많은 일을 신속하게 해야 했다. 성격이 꼼꼼하지 않은 덕분에 준 LTE 급으로 해낼 수 있는 일도 좀 있다. 하지만 만족을 모르는 엄마에게 덜렁거린다는 핀잔을 듣는다. 이건 좀 너무하다 싶지만, 집안일까지 빠르고 꼼꼼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내게 맞는 것을 찾았다. 행복중심! 몇 번만 헹궈도 되는 비누, 세제들 흙만 털어내면 되는 채소. 껍질째 먹어 버리면 되는 과일. 갖은 양념으로 맛내지 않아도 좋은 담백한 밥상. 눈에 보이지 않은 무엇인가를 없애기 위해 씻고 또 씻고, 깎고 버리고. 결국은 영양가 있는 것은 죄다 버리고 만다. 덜렁거리는 나를 위해 의심하는 것이 피로한 나를 위해 나는 행복중심 한다.


아이를 낳고 본격적으로 생활재를 이용하기 시작한 동생. 설거지를 깨끗하게 하지 않는다고 나를 구박하더니. 이제 자기도 친환경 수세미에 행복중심 세제를 사용해 빠르고 깨끗하게 살림을 한다고 한다. 물론, 내가 행복중심을 하는 것은 이런 ‘필요’에만 그치지 않는다. 협동조합이란 ‘공동의 사회적 필요와  열망’을 해결하고자 하는 조직이다. 그 열망이 분명치 않다면, 혹은 그 열망이 ‘공동’의 ‘사회적’인 열망이 아니라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이 오염된 것이라 하겠다.


19c, 로버트 오웬은 당시엔 첨단 산업이었던 방직공장을 운영했다. 당시로서는 공산주의적 이상이라고 말했던 10시간 노동, 아동 노동 금지, 노동자 학교 건립을 시도한 것은 사회에 필요한 일이었으며, 사회의 염원을 담은 일이었다. 60년대, 600%에 달했다는 고리대금과 장리쌀 때문에 가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조 금융, 신협은 소액대출과 감당할 수 있는 이자로 서민의 은행이 되었다. 꼭 필요한 일이었다. 


콩 한쪽도 나누어 먹을 수 있고, 혼자 독식할 수도 있다. 살기 어렵다는 것은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인 경우가 많다. 19c 유럽이나 60년대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는 아니었으나, 오웬이나 신용협동조합은 나누어도, 아니 나누면 여럿이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인간의 존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기에, 그런 꼭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행복중심이 말해 왔고, 조합원이 동의하는 열망이 ‘조합원 선언문’에 담겨 있다.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는 사회, 안전하고 깨끗한 사회 다양성이 존중되는 조화로운 사회. 오늘도 가슴 깊은 곳에 이 작고 담대한 소망을 간직하고 생협에서 장을 본다. 아이야, 함께 마시자. 한잔은 너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또 한잔은 엄마가 만들어갈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안인숙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회장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2015아시아자매회의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2015아시아자매회의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23일간 2015아시아자매회의가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행복중심생협연합회

대만의 주부연맹생활소비합작사’, 일본의 생활클럽연합회까지 총 3개국의 자매 생협이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만나고 헤어질 때까지 따듯한 인사와 포옹을 아낌없이 해주었던 자매들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립니다.

 

도착한 첫째날에는 행복중심생협이 여성협동조합 창립을 지원한 감좋은 공방과 생협과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마을 북카페 행복한 이야기’, 그리고 생협과 생산자의 협력을 보여주는 행복중심 공릉매장

방문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협동조합의 사례를 직접 눈으로 살펴 본 일본과 대만 참가자들은 연신 감탄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생협이 지역사회에 커뮤니티 공간을 창출한 사례에 대해 관심이

높았습니다. 한 일본 참가자는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나요?”라고 감탄 섞인 물음을 던지며

곳곳을 자세히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자매회의 참가자들은 행복중심 단합대회에도 함께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게임을 하는 동안 국적과 언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발을 맞추고 손을

맞추며 즐겁게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진행된 아시아자매회의는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세 자매 생협이 함께 한 시간은 벌써

16년째입니다. 16년의 연대를 이어오며 세 자매생협은 서로를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자매에는 날로

깊어져갔습니다. 2016년 아시아자매회의는 일본에서 개최됩니다. 돌아오는 아시아자매회의에서도 한국,

대만, 일본의 생협들이 한뼘 더 깊어진 애정으로 서로의 경험과 우정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탈핵을 넘어, 우리사회 환경지킴이로 나선 환경위원회

황사와 미세먼지로 뒤덮인 도시의 하늘은 건물들 사이로 뿌옇게 보이고, 마스크를 쓴 채 무표정하게 걷는 사람들은 황량한 바람에 옷깃을 잔뜩 여민다. 이곳은 온통 잿빛이다.





이것은 미래공상과학 소설의 내용이 아닙니다. 지난 3월 22일 서울의 풍경입니다. 4년 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했습니다. 일본 전 지역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방사능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 온 세계가 경악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매일 전쟁터 같은 일본 후쿠시마를 중계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핵폭발로 누가 죽었다는 얘기도 없고, 생태계가 파괴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4년 전 있었던 사건 중 하나로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린 괜찮은걸까요? 이 정도 사건으로는 원대한 계획을 멈출 수 없다는 듯 정부는 이미 수명이 다한 월성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해 계속 쓰겠다고 합니다. 문제가 없는 발전소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데,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제대로 된 검증 절차도 밟지 않고 계속 사용한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정입니다.


한때 10개가 넘는 핵발전소를 가동시키던 독일은 탈핵을 선언했습니다. 2022년엔 핵발전소를 완전히 페쇄하고 2050년에는 80% 이상을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만도 시민의 힘으로 공정률 98%인 핵발전소를 중단시켰습니다. 이 모든 일은 하루아침에 한사람에 의해 일어난 일은 아닙니다. 탈핵을 바라는 시민이 모여 오랜 시간을 들여 알리고 실천하며 이룬 결과입니다.


행복중심생협 미래에너지 탈핵위원회가 2015년부터 환경위원회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탈핵뿐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을 둘러싼 환경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실천이 필요한 것은 조합원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매일 매일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와 미래 세대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활동을 하겠습니다. 탈핵과 전기 절약의 필요성에 대한 강의를 꾸준히 열어 공부하고 에너지드림센터, 에코센터를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기절약과 탈핵의 중요성을 알리겠습니다. 또 에너지 절약 실천을 꾸준히 점검하고 에너지 절약 노하우를 조합원과 공유하는 등 명랑하고 쾌활한, 평화적인 환경 운동을 하겠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나, ‘행복중심 에너지 절약 실천단’에 가입해 함께 에너지를 절약합니다.

둘, B·M·W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세요.(Bike: 자전거 Metro: 전철 Walk:걷기 )

셋, 장·수·컵을 생활화 하세요. (장바구니, 손수건, 개인 컵)

넷, 서울시 에코 마일리지에 가입해 자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점검하세요.

다섯, 생협, 환경 단체에서 진행하는 탈핵과 환경에 관한 강연을 듣고 서명운동, 토론회 등에 참여하세요.



이 다섯 가지 방법을 모두 실천하면 좋지만 한 가지만 꾸준히 실천해도 환경위원회의 운동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환경위원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의 내일을 우리의 손으로 바꿔나갈 것입니다. 환경을 생각한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해 방사능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국민들의 안전보다 자신들의 이권이 더 중요한 핵 마피아에게 똥침을 날리겠습니다.


전경순 연합회 환경위원회 위원장


현재 행복중심생협은 환경위원회(구 미래에너지탈핵위원회)를 중심으로 탈핵을 위한 실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에 가입해 핵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연대활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탈핵’을 넘어 ‘환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전쟁과 씨앗

바써 바써? 이 말이 무슨 말일까? ‘바서 전시회 봤어?’를 줄여 말하면 ‘바써 바써?’가 된다. 2010년 서울에서 훈데르트 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 1928년~2000년) 전시회가 열렸다. 그 전시회에 다녀온 지인이 한 말인데, 아직도 기억이 난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는 못했지만, 그의 작품을 찾아보니 강렬함 속에 담긴 부드러움이 매력적이었다.


바서는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며 곡선의 건물을 짓고, 건물과 대지가 끊김 없이 이어지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건물에 나무와 식물 등 자연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며 옥상과 창문에 식물을 자라게 한 그의 생각은 지금은 보편화 된 옥상정원의 시초나 다름없다. 자연의 다양성을 상징하듯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창문들도 인상 깊다. 그림은 강렬한 자연의 원색을 사용하며, 풀과 흙, 거름을 형상화했다. 강렬한 색채로 말한다면 단연 고흐가 떠오른다. 고흐가 이해받지 못한 개인의 비애와 배제당한 사람들의 경건한 삶을 붓으로 노래했다면, 바서가 느낀 것은 정치적인 것이었다.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태인이란 이유로 친척이 70명 가까이 몰살되고, 삶의 터전이 온통 폐허가 된 가운데 그는 절망한다. 그를 평화와 자연을 노래하는 예술가로 만든 것은, 화약 냄새가 가시지 않은 전쟁의 잔해 속에 피어난 들풀이었다. 돌무더기 틈, 한 줌도 안 되는 흙 속에서 피어난 푸른 잎에서 그는 허무와 비탄으로부터 생명에 대한 외경과 평화에 대한 갈망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화초 가꾸기는 일종의 치료법이다. 손끝으로 살짝 문질러도 으스러지는 연약한 잎이지만, 흙, 바람, 물만 있으면 하루하루 자라나는 씨앗이 살아있음과 살아감에 대한 엄중함과 감사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자본 시장 안에서 씨앗을 살펴보면 없던 우울증도 생겨날 판이다. 씨앗은 지금 전쟁터가 되었다. 생명은 자본 앞에서 자원이라 불리고, 생명의 비밀이 담긴 DNA는 자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실험실에서의 육종, 종(種)간의 경계를 넘어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가진 것 모두 변형의 대상이 된다. 기업은 식물 신품종을 개발하여 로열티를 받고, 유전자 조작생명체(GMO)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행사해 돈을 번다. 10개도 안 되는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세계 종자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한국에는 농우바이오와 동부팜한농 두 회사가 있지만, 알짜배기 씨앗들은 다국적 기업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다. 80년대에 토종 고추와 태국 고추를 교배하여 신품종인 청양고추를 개발한 중앙종묘는 IMF 때 멕시코 회사에 매각되었고, 이를 다시 몬산토가 인수했다. 10년간 우리가 몬산토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가 8,000억 원이다.


씨앗은 수 천년 동안 여러 사람에 의해 개량되고 이어져왔다. 씨앗은 농사짓는 사람, 농민의 것이었다. 거기에 한 번의 개량을 했다고 씨앗에 대한 특허를 배타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겨난다니! 사회적 생산과 사적 소유의 모순이 여기에 있다.


4월, 우리는 ‘토종씨앗지키기’ 기금을 모금(자세히 보기)한다. 토종씨앗을 지키기 위해 6년째 노력하고 있다. 밭에서 씨앗을 개량하고, 좋은 씨앗을 골라 품질과 생산량을 늘여가는 농부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다. 우리 땅 우리 기후에 맞는 토종씨앗을 다국적 기업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 횡성과 홍천에 2개의 채종포를 경작해서 작년에는 230kg의 씨앗을 얻었다. 2015년에는 행복중심 진주생협, 행복중심 진해생협이 여성농민회와 함께 함안 채종포를 개장한다. 





단기적으로는 행복중심생협의 수만큼 채종포를 늘여가고,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토종씨앗이 시민의 힘으로 되살아나서 로열티 없는 우리 씨앗이 되고 우리 밥상에 오르기 까지,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한다.


안인숙 연합회 회장


공존할 수 없는 이름, 친환경 농업과 원자력 발전소

경북 상주에 다녀왔다. 친환경 농업학교에서 생산자들을 만나고 왔다. 참석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이지만 어르신이라 하기엔 아직은 젊은 나이다. 경지에 오른 농사기술과 농사일에 대한 애착을 가진 분들이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이다.

힘든데 왜 친환경 하시느냐 하니, 말 그대로 환경에 좋으니까 짓는다고 하신다. 시장에 출하할 때의 애로사항을 여쭈니 일반 농산물과 가격 차이가 없는 것이라 하신다. 생산물 가격은 생계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일종의 자존심과도 직결된다. 정부도 소비자도 알아주지 않는 농사를 짓는다고 생각하면 힘이 든다고.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농림부는 농사법이 달라짐에 따른 환경 영향 평가를 아직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상추잎에 농약이 남아 있는지 검사하는 것보다. 친환경 농사로 땅과 물이 얼마나 건강해졌느냐 평가하는 것이 훨씬 더 근본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그 취지를 살리는 기준을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의 이기심을 부추기고, 농민이 범법자가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잘못된 법 제도의 표본이다. 친환경 농축산업 육성 제 4차 계획에 이런 문제가 반영될 예정이라니 주목할 일이다.


농민 교육의 핵심은 농민의 자립과 협동에 관한 것이다. 소비자 교육의 핵심과 다르지 않다. 우리 선배들이 26년 전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생활의 자립과 협동을 목적으로 결사체를 이루었듯이, 자식들이 다 떠나 버린 농촌을 지키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과제는 자립과 협동으로 사람이 살 만한 농촌을 만드는 것이다. 농민을 위한 협동 조직이 있어야 한다. 때마침 3월 11일, 농협 조합장 전국 동시선거를 앞두고 있다.





3월 11일. 이날은 또 어떤 날인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4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이후 4년간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던가? 행복중심생협을 비롯한 소비자 단체들이 노력한 끝에 식품에 대한 방사성 물질 허용 기준이 낮아지고, 학교급식 재료에 대한 방사성 물질 관리 조례가 제정되어 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일본 폐건축 자재가 수입되는 등, 한국이 일본의 원자력 사고 사후처리 국가라도 자처한 모습도 보인다. 또한 수명 다한 원전의 재가동이 속속 결정되는 위험천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최초 원자력 발전소 고리 1호기(1978년 가동개시/부산광역시 장안읍/‘15년 1월 기준 인구 9,390명)는 30년 수명을 다했음에도 아직 가동되고 있다. 두 번째 원전인 월성 1호기(1983년 가동개시/경북 경주시 양남면/’15년 기준 인구 6,891명)도 며칠 전 재가동 이 승인되었다. 원전은 기술 자체의 불안정성뿐만 아니라 관리자의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 불량 설비 사용 문제 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속속 수명을 연장하는 결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1980년대에 지어진 7개의 원전이 수명 연장 신청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다. 전국 23개의 원전이 투자 수익을 회수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 원전은 폐기물 처리 비용을 생각하면 시작하지 말았어야할 경제성 없는 에너지이다.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건설할 때는 6,000명만 설득하면 되었겠지만, 만일 사고가 난다면 4,500만 명의 생명이 달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주목해야 한다. 정부가 핵발전 위주의 전력 생산 정책을 폐기했는지 친환경 재생에너지 예산은 늘렸는지, 기업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지. 또 우리는 전기 절약을 실천하고 있는지. 후쿠시마의 쓰라린 교훈을 충분히 반성하고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지. 한 번에 생명을 앗아가고 돌이킬 수 없이 자연 환경을 초토화시키는 원자력 발전은 친환경 농업을 지지하는 우리와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인숙 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