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에서 풀과 함께 기른 유기농 블루베리 생산자 최연서, 정구홍


여성민우회생협은 6월 18일부터 블루베리 생과를 공급합니다. 지난 5월 25일, 블루베리 생산자를 찾았습니다.


“블루베리 농사,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여름의 문턱 5월 말, 충북 음성군의 블루베리 농장 ‘음성블루베리원’은 온통 초록빛입니다. 사람 키 높이의 작은 블루베리 나무에 푸릇푸릇한 열매가 조롱조롱 달렸습니다. 그 풍경 안으로 소탈한 차림의 부부가 들어옵니다. 바로 최연서, 정구홍 부부 생산자입니다. 



친환경 농사를 지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최연서·정구홍 생산자는 블루베리 나무만큼이나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농원의 흙에는 미생물과 곤충의 유충이 함께 살고 농원의 하늘에는 새와 곤충이 유달리 많이 찾아옵니다. 일부러 죽이거나 쫓지 않고 공생합니다.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정구홍 생산자는 4대째 농사를 지어온 농가의 장남입니다. 음성에서 인삼농사만 30년을 지어온 성실한 아버지를 이어 자연스레 농사를 업으로 물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인삼 농사를 직접 해보니 1년 중 100일은 농약을 뿌리며 살아야 했습니다. 


부부는 친환경 농사를 짓기 위해 고심하던 중 2007년 블루베리를 만났습니다. 외래 작물인 블루베리 재배기술을 익히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미국, 독일, 일본의 식품 박람회와 선진 농장을 일일이 찾아다녔습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블루베리 가공센터도 지었습니다. 2009년에 첫 열매를 수확했고 2011년 음성군 특화품목육성사업에 친환경 가공공장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렇게 블루베리의 생산부터 가공까지 모두 한 농원에서 이뤄지고, 여기에 소비자들을 위한 체험 공간까지 갖춘 작지만 강한 농원이 완성되었습니다. 


최연서·정구홍 생산자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보지 말고 100년 앞을 내다본다”고 했습니다. 올해 안으로 블루베리 잼, 효소, 즙, 와인을 준비 중입니다. “국내의 블루베리 선도 농원으로 앞서나가며 자녀에게 대물림할 수 있는 100년을 이어가는 농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죽이거나 쫓지 않고 공생합니다


최연서·정구홍 생산자는 2만 여 평의 농원에서 1만 2천 5백 그루의 유기농 블루베리를 재배합니다. 친환경 퇴비와 액비를 발효시켜 직접 만듭니다. EM효소, 유황, 아미노산 등을 발효시킨 액비는 독성은 줄고 미생물이 왕성하게 번식해서 식물이 더욱 튼튼하게 자라도록 도와줍니다.  


비가림 등의 시설 재배는 하지 않습니다. 유기농 전통이 오랜 서구에서 재배되어 온 블루베리는 해충에 견디는 힘이 강하게 품종이 개량되어 왔습니다. 또 시설 재배를 하면 당장의 수확량은 늘지만 30년에서 70년을 살 수 있는 블루베리 나무의 수명이 크게 줄어든다고 합니다. 생산자는 수확량보다 나무를 아끼는 마음으로 노지에서 재배합니다.


초생(草生)재배를 원칙으로 삼아 풀을 뽑지 않고 함께 기릅니다. 블루베리 나무보다 웃자라 해를 가리지 않도록 일 년에 3~4번 풀을 깍아줄 뿐입니다. 초생재배하는 농원의 흙에는 미생물과 곤충의 유충이 함께 살고 유기질과 산소가 풍부합니다. 


최연서·정구홍 생산자는 “죽이지 말고, 함께 살아라”라는 공생의 원칙을 늘 기억합니다. 또 양심 있게 제대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더불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적절한 가격을 고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