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00건

  1. [우리밀크리스마스케이크]“케이크,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확인해야합니다”
  2. [무농약 참다래 골드]달콤한 비타민 덩어리, 참다래(골드)
  3. [무농약 유자]"바닷바람 바로 맞으며 건강하게 자란 유자"
  4. 김장거리 중간점검 다녀왔습니다
  5. 유기농 떡 방앗간 홍성풀무(주)
  6. 씨앗아, 멀리 멀리 퍼져라
  7. 소는 풀을 먹어야 합니다
  8. 무더위를 씻어 줄 포도와 복숭아

[우리밀크리스마스케이크]“케이크,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확인해야합니다”


지난 11월 19일 우리밀 케이크를 공급하는 우리밀A&D를 찾았습니다.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합원들이 이용할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정원호 생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강한 케이크를 고민하다

제빵을 배우기 시작해 올해로 꼬박 35년째 케이크 만들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좋은 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재료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밀로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재료가 다른 케이크

우리밀은 수입산 밀과 비교하면 글루텐 성분이 적어 케이크 시트를 만들면 잘 부풀지 않고, 부드럽지 않아 시트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유화제나 기포제 같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더 어렵습니다. 정원호 생산자는 우리밀로 케이크 시트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했습니다.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결국 빵은 ‘좋은 재료와 정성을 담아야 한다’였습니다.


생산비용도 오르고, 만드는 과정도 복잡해졌지만…

마가린과 같은 식물성 유지 대신 국내산 버터를 사용하고, 가공되어 쉽게 사용이 가능한 전란액 대신 유정란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생산 비용이 크게 비싸졌습니다. 만드는 과정도 더 복잡해졌습니다. 유정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각자 거품을 낸 후 다시 섞어야 했고, 물 온도를 적당하게 맞춰 시트를 부드럽게 하는 과정이 추가되었습니다. 케이크의 맛을 결정하는 크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첨가물을 줄이다 보니 일반 케이크처럼 모양이 딱딱 예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래 보관할 수도 없었습니다. 케이크는 맛도 맛이지만 모양도 중요합니다.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케이크 모양을 만들어내는 우직함과 정성이 답이었습니다. 보관을 오래 못하는 것은 생산 후 급속 냉동해 공급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조합원 예약을 받은 후 생산하는 신선한 케이크

행복중심생협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시중 일반 케이크와 달리 미리 만들어 두지 않습니다. 조합원들의 예약량을 먼저 파악한 후에 필요한 양만큼 재료를 사들여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만큼 케이크 제조일부터 조합원이 이용할 때까지 시간이 짧습니다. 말 그대로 ‘신선한’ 케이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재료로 만든 케이크입니다. 많은 조합원이 우리밀 케이크를 이용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성껏 제대로 만들어 공급하겠습니다.” 정원호 생산자가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에게 전해달라는 약속입니다.



[무농약 참다래 골드]달콤한 비타민 덩어리, 참다래(골드)

참다래의 계절이 돌아왔다. 까칠한 껍질 속에 새콤달콤한 과육이 상큼한 참다래. 겨울은 참다래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다. 참다래는 원래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데, 20세기 초반부터 재배를 시작한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과일이 되었다. 키위와 참다래는 같은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78년에 묘목을 처음 들여왔는데, 외국산 ‘양다래(키위)’와 구별하기 위해 참다래라는 이름을 붙였다.

참다래 농사만 꼬박 23년

박관식·김영애 생산자는 지난 1991년 참다래 농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전남 보성군이 참다래 주산지로 유명하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다. 지역에서도 처음 짓는 축에 속해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밑거름은 어떻게 주고, 열매는 몇 개가 달려야 좋을지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거치며 노하우를 쌓았다. 2001년부터 저농약 재배를 시작했고, 3년을 준비해 올해 무농약 인증을 얻었다.

무농약 재배로 길러서 수확량도 줄고 과실의 크기도 작아졌다. 그렇지만 박관식 생산자는 말한다. “무농약 재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하나하나 고민해 보면 좋아질 것입니다.”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참다래 농사짓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을 때도 시작했고, 참다래 농사만 20년 넘게 지어왔는데 노력하면 당연히 낳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향토 참다래(골드)

박관식·김영애 생산자가 공급하는 참다래(골드)는 뉴질랜드산 제스프리 골드키위와 같이 과육이 노란 골드키위다. 제스프리 키위는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행복중심생협에서 공급하는 참다래(골드)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우리나라 자연환경에 맞게 육성한 ‘해금’ 품종이다. ‘해금’은 다른 품종의 골드키위와 비교해 당도가 높고 맛이 뛰어난 품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향토 참다래’인 만큼 쓸데없는 로열티를 지급해야 할 필요도 없다.


떠먹는 천연 종합 비타민, 참다래

참다래는 우리가 즐겨 먹는 과일 중에서 영양소 밀도(영양소 권장량에 대한 식품의 각 영양소 함량의 비율)가 가장 높은 과일이다. 하루에 단 2개만 먹어도 비타민C·비타민E·엽산·마그네슘·칼륨 등 필요한 영양소들을 골고루 그리고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비타민C와 비타민E가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참다래(골드)는 새콤한 맛 대신 단맛이 더 풍부해 어린이에게 먹이기에도 좋다.


사진 왼쪽부터 한우와 꽃사슴을 직접 기르며 축분을 발효시켜 퇴비로 주며 땅을 비옥하게 관리한다. 제초제 대신 호밀을 심어 잡초를 방지하고, 호밀이 다 자라면 베어내 거름으로 사용한다. 해충포집기로 해충을 쫓는다.


참다래 이용하기

[무농약 유자]"바닷바람 바로 맞으며 건강하게 자란 유자"

"바닷바람 바로 맞으며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고흥 유자 생산자 박칠수·류인숙 님



경치가 남다르다. 유자밭에서 내려다보면 득량만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유자의 환한 노란 빛깔이 눈에 쏙 들어온다. 유자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야 신맛과 단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과일. 류인숙, 박칠수 생산자의 금화자연농원은 득량만 바닷바람을 제대로 맞을 수 있는 자리에 있다.



박칠수 생산자는 젊을 시절 농업 분야 공무원으로 일했다. 일로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녔다. 은퇴 후 인생이모작으로 지역에서 잘 자라는 유자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현재 자리에 유자나무를 심기 시작한 지 올해로 벌써 30년. 처음부터 농약 사용을 최대한으로 억제하고 지금 기준으로 저농약 재배에 도전했다. 껍질을 바로 먹는 유자의 특성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마음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지난 2007년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자 농사를 짓고 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유자밭은 남도의 따뜻한 기운에 힘입어 11월에도 푸릇푸릇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일 년 사시사철 돌봐야 하는 유자농사

유자농사는 유자 열매가 예쁘게 열린 10월 말과 11월부터 다음 해 농사를 시작한다. 나무 하나에 적당한 개수의 과실이 열릴 수 있도록 가지치기 작업을 해주는 것이다. 열매가 알차게 자라게 하려고 나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남기고 잘라내는 일이다. 


유자를 수확한 12월과 2월부터는 땅을 기름지게 하는 일에 집중한다. 지역 한우 농가에서 축분을 받아 발효시켜 퇴비로 준다. 크기가 너무 작거나 수확 과정에서 상처가 난 유과, 마늘과 고추, 한약을 짜고 남은 찌꺼기, 매실 등을 바닷물에 1년을 발효시켜 만든 영양제도 함께 뿌려준다.

유자는 ‘응애’라는 벌레를 쫓는 일이 가장 어렵다. 응애의 배설물이 세균 감염을 일으켜 흑점병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응애를 방제하기 위해 유자 꽃이 피기 전인 5월 전에 석회보르도액으로 1차 방제를 한 후, 8월까지 석회보르도액을 묽게 희석해 2달에 1번 정도 뿌려준다.

느긋한 마음으로 제대로 기른 유자
다른 과일은 묘목을 심은 지 3년 정도 지나면 과일을 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유자는 최소 6~7년, 보통은 15년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열매를 딸 수 있다. 유자를 얻으려면 느긋하게 기다리는 마음이 꼭 필요한 일이다. 득량만 바닷바람을 제대로 맞으며 토실토실 잘 자란 고흥 유자가 조합원을 찾아간다.



울퉁불퉁 못난 유자가 더 좋다
유자는 울퉁불퉁 못생긴 유자가 유자차를 만드는데 더 좋다고 한다. 울퉁불퉁한 유자일 수록 과피가 두껍고 향도 더 많이 품고 있기 때문. 유자차를 만들 때 흔히 설탕과의 비율을 1:1로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설탕을 조금 더 넣어야 오래 두어도 쉽게 변할 염려가 없다.



유자 장보러 가기



김장거리 중간점검 다녀왔습니다


오는 11월 30일에는 김장거리를 공급합니다. 올해 김장거리는 팔당과 해남지역의 유기농(전환기 이상) 배추와 팔당, 충남 지역의 김장무, 알타리무 등을 공급합니다. 지난 10월 30일 경기 남양주 팔당으로 조합원들에게 공급할 김장거리가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고 왔습니다.

100일 자란 가을배추

전정임 생산자는 올해로 꼬박 19년째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관행농업을 해오다 아이들의 건강과 농산물을 이용하는 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친환경 농업이 답이라는 생각으로 유기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전정임 생산자에게 유기농사의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습니다. 기후변화가 심해져 농사짓기가 어렵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관행농업에서 사용하는 화학비료나 농약과 달리 유기농사에서 쓰이는 친환경자재는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고한 만큼의 결과물을 얻기 어렵고 생산량도 일정치 않다고 합니다. “그래도 하늘이 봄, 가을 중에 한번은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니 친환경 농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언론에서는 배추농사가 잘 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친환경 생산자들은 여전히 올해 김장농사가 쉽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아무래도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만큼 더욱 어렵지 싶습니다. 행복중심생협은 김장배추의 경우 1포기 당 무게 2.2kg 이상, 결구율 80% 이상을 선별해 공급합니다.

3번을 다시 심은 무

임인환 생산자는 청년시절부터 친환경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기회를 엿보다 10년 전 팔당 지역에서 유기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임인환 생산자는 올해 무 농사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8월 20일에 파종한 무가 날씨가 더워 다 죽어버리고, 두 번째 뿌린 씨는 싹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8월 말, 한번만 더 해 보자는 마음으로 세 번째 뿌린 씨들이 잘 자라주어 정성껏 기르고 있습니다. 11월 초에 수확해 무게 900g 이상은 김장무로, 600g 이상은 동치미 무로 분류하여 공급할 예정입니다. 조금 늦게 심었지만 임인환 생산자의 정성덕분에 무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무를 기르면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일은 거세미와 톡톡이라는 벌레를 쫓는 일입니다. 친환경자재를 뿌려주지만 관행농업에서 사용하는 농약에 비해 효과가 약해 수시로 돌봐야 합니다. 번거롭지만 믿고 이용해 주는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친환경 농사를 선택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늦더위를 이기고 자란 알타리무

9월 8일 씨를 뿌려 이제 60일이 된 알타리가 뽀얀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박재숙 생산자가 매일 밭에 나와 정성스레 돌본 덕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올해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날이 길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9월인데도 이상기후 때문인지 30도 이상 되는 날이 많았습니다. 지속되는 더위에 알타리도 많이 지쳤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알타리무는 가을 늦더위를 이겨내고,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박재숙 생산자는 내 자식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유기농사를 고집합니다. “농사는 벌레 반, 사람 반 먹는다 생각하는 마음으로 지어야 한다”며 웃습니다. 박재숙 생산지가 정성스럽게 기른 알타리는 11월 초에 수확해 11월 11일부터 조합원을 찾아갑니다.

유기농 떡 방앗간 홍성풀무(주)

 

행복중심생협에 떡을 공급하는 홍성풀무는 홍성 지역 농민들이 모여 설립한 농업회사법인입니다. 친환경 쌀을 판매하다 쌀이 헐값이 팔리고, 남아도는 상황이 계속되자 쌀 소비에 대한 고민으로 2008년부터 떡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떡과 다릅니다

 

시중에서 파는 쫄깃하고 통통 튀는 듯한 식감을 가진 떡은 값싼 ‘타피오카 전분’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반면, 홍성풀무에서 생산하는 떡은 친환경 쌀을 주원료로 떡을 생산합니다.

 

정해근 생산자는 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재료라고 말합니다. 값싼 재료를 넣는 대신 유기농 쌀과 무농약 쌀을 사용합니다. 색을 낼 때도 인공색소 대신 자색고구마와 단호박 등 천연 재료를 활용합니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기술과 재료만으로 찰지고 건강한 떡을 생산하는 것이지요. 또한, 홍성풀무는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원재료만큼이나 위생적인 생산 환경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떡 생산이 곧 농업을 살리는 일

 

홍성풀무에서 떡의 원재료로 유기농 쌀과 무농약 쌀을 고집하는 이유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단지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거의 사라진 요즘,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고, 환경과의 상생을 통한 생명의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정해근 생산자는 쌀이 남아 고민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떡의 원재료인 쌀을 수매할 때 가격을 깎거나 낮추지 않고, 제값을 그대로 줍니다. 고된 농사를 지어 살아가는 농민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1인당 쌀 소비량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쌀 소비량이 줄어 많은 농민들이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쁜 일상에서 밥을 잘 챙겨 먹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럴 때는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떡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바쁜 아침에 식사 대용으로, 한참 자라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 영양 간식으로도 좋습니다. 언제든 꺼내 해동만 시키면 금방 쪄낸 듯한 맛있는 떡이 되는 홍성풀무 떡. 11월 4일(월)부터 일주일 동안 인절미와 콩영양찰떡을 할인 공급합니다.

 

 인절미 240g 2,850원 → 2,550원 , 콩영양찰떡 240g 3,600원 → 3,250원

 

“떡은 식혀 먹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정해근 생산자는 조합원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갓 뽑은 떡은 입안에 달라붙어 제 맛을 알 수 없고, 오히려 떡은 식혀 먹어야 쌀 고유의 찰진 식감과 함께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냉동 떡이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홍성풀무 떡은 오히려 잘 해동해 먹으면 바로 만든 떡보다 더 맛있다고 합니다.

씨앗아, 멀리 멀리 퍼져라

 

1년 농사 지으면 끝? 씨를 받아도 기를 수 없는 종자
GMO가 아니더라도 종자회사에 비싼 돈을 주고 사서 심는 종자는 열매를 맺은 후 씨를 받아도 다음 해 농사에 쓰기 어렵습니다. 이런 종자를 F1 종자라고 합니다. 자기 세대에서는 여러 가지 우수한 성질을 보이지만, F2, F3 등 후대로 내려갈수록 발아율이 떨어지고 우수한 형질이 나타나지 않게 만든 종자입니다.

‘농민은 씨앗을 베고 죽는다’는데…
‘농민은 씨앗을 베고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내년을 위해 농사 지을 씨앗을 남겨두었다고 합니다.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꼭 필요한 종자를 일부 기업이 독점하는 지금의 현실은 더이상 농민들의 소중한 씨앗을 농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종자 독점에서 GMO까지
식량에서 이유‘만’을 추가하는 다국적 종자기업들은 F1 종자에서 나아가 식물·미생물·동물의 유전자를 작물에 이식하는 GMO로까지 나아갔습니다. 종자·농약·화학비료를 세트로 묶어 판매하는 종자기업들에게 자사의 농약이 더욱 효과를 발휘하는 GMO는 참 매력적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소비자에게 GMO는 너무나 큰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GMO가 사람과 사료를 먹고 자라는 가축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식품표기 관련 법·제도는 맹점이 많아 가공식품에 GMO가 쓰였는지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습니다.

농사 짓고, 제대로 식품을 선택할 권리는 토종종자 지키기에서 시작합니다
행복중심생협은 지난 2009년 여성농민들과 토종종자 보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부터는 강원도 홍천 여성농민들과 토종씨앗을 채취할 목적으로 ‘토종씨앗 채종포 공동 경작’을 시작했습니다.
농민의 농사지을 권리, 소비자의 식품 선택 권리, GMO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고 나아가 한국 농업을 지키는 첫걸음은 토종 종자 보존에서 시작합니다.

 


소는 풀을 먹어야 합니다

이번 생산자 인터뷰는 유난히 취재 일정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어렵사리 날짜를 잡았는데, 태풍 다나스가 온다는 소식에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주연섭 생산자가 걱정했던 건 단 한 가지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 낯선 사람이 오는 걸 소가 반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만큼 우유 품질에도 영향이 미칩니다. 조합원에게 좋은 우유를 공급하는 게 가장 우선인 주연섭 생산자. 다행히 태풍이 온다고 했던 그 다음 날엔 날씨가 맑아 생산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료가 다르다

논지엠오 유가공에 원유를 공급하는 젖소는 소라목장에서 자랍니다. 소라목장 젖소는 GMO 우려가 있는 옥수수 사료를 먹이지 않습니다. 대신 유기농 미강, 콩과 식물의 건초, 보리·밀과 기름을 짜낸 해바라기 씨로 제작한 유기농 사료, 귀리·호밀풀 등 벼과 식물의 건초를 먹입니다.

행복하게 자라는 젖소

젖소는 보통 생후 27개월이 지나면 송아지를 임신할 수 있습니다. 젖소 임신 기간은 9개월 정도로 이 기간엔 젖이 나오지 않습니다. 꼬박 3년을 길러야 첫 우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보통 관행에서 기르는 젖소는 이렇게 두 번 정도 송아지를 낳고, 우유를 생산하면 도축장으로 보냅니다. 왜 송아지를 두 번밖에 낳지 못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사료에 넣는 소화제 같은 보조제 때문입니다. 되새김질이라는 젖소의 소화 방식을 무시하고 소화를 빨리 시키는 소화제나 보조제를 넣으면 단기간 우유 생산량은 많아집니다. 보조제를 첨가한 사료를 급이하는 젖소의 1일 착유량은 평균 35L인데 반해, 논지엠오유가공 젖소 1일 착유량은 25L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2번 정도 거치면 우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생산 단가가 맞지 않아 소를 도축하게 되는 것이지요. 소라목장 젖소는 보통 5회 이상 송아지를 출산합니다. 그만큼 소가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뜻입니다.

3배 더 발효시킨 논지엠오 요구르트

논지엠오 요구르트는 4~5시간 발효시키는 일반 요구르트보다 3배 더 많은 14시간 이상 발효시킵니다. 사실 맛 차이는 거의 없지만 더 오래 발효시켜야 요구르트 특유의 점성이 생기고, 영양분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시중 요구르트가 걸쭉한 이유는 안정제를 첨가하기 때문입니다. 첨가물을 넣지 않는 논지엠오 요구르트는 그만큼 더 오랜 시간 발효시켜 생산합니다.
*여름과 겨울에 요구르트 점성이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최대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려 하지만 아무래도 젖소는 겨울보다 여름에 물을 더 많이 먹습니다. 젖소가 먹는 물의 양에 따라 젖의 수분 함량이 차이가 생겨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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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씻어 줄 포도와 복숭아

포도와 복숭아를 생산지인 경북 상주. 넓은 평야와 적정한 강우량, 여름철 높은 기온과 많은 일조량 등 과일이 자라기 좋은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자연환경이 좋다고 절로 과일이 열리고 자랄까.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고 하지만, 사람의 정성과 손길도 무시 못 하는 법. “친환경 과일 농사를 가능하게 했던 힘은 행복중심생협 조합원 덕”이라는 박관용 포도 생산자와 황효연 복숭아 생산자를 만났다.

껍질째 씨까지 먹을 수 있는 친환경 포도| 상주 933영농조합법인 박관용 생산자

샤워로 몸을 식힌 후 먹는 포도는 무더위와 하루의 피곤함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포도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그런데 폴리페닐은 껍질과 씨에 많이 들어있다. 새콤달콤한 포도 한 알 먹으려는데 쉽게 입으로 넣기가 쉽지 않다. 물에 씻어도 잘 없어지지 않는 농약 걱정 때문이다.

경북 상주 933영농조합법인 생산자들이 생산하는 포도는 농약 걱정을 한결 덜 수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포도와 무농약과 저농약 포도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하우스 캠벨을 생산하는 박관용 생산자는 일반 관행농이 15~20회가량 농약을 칠 때, 그보다 훨씬 적은 반절 정도만 사용한다. 이마저도 계속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열매를 맺기 전에는 유황을 발효시켜 지력을 좋게 해준다. 포도는 해충보다 노균병과 같은 세균에 의한 병해 때문에 고생하는데 열매가 열린 후에는 석회 보르도액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조합원에게 공급하기 1달 전부터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행복중심생협의 생활재 취급기준이기도 하지만, 10여 년 넘게 포도를 이용하는 조합원과 조합원 아이들이 먹을 포도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상저온과 무더위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란 복숭아| 상주 933영농조합법인 황효연 생산자

친환경 농사는 참 어려운 일이다. 과일 농사는 병해충을 방제가 어려워 더욱 어렵다. 어렵다는 친환경 과일농사 중에서도 으뜸을 꼽으라면 복숭아 농사일 것이다. 복숭아는 참 가녀린 과일이다. 복숭아나무가 과실나무 중에서도 특히 병에 약해서 그렇다. 복숭아나무는 처음 묘목을 심은 후 3년이 꼬박 지나야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복숭아가 연약한 만큼 땅의 힘을 키우고 나무를 건강하게 해주는 일이 관건이다. 현미 식초와 목초액과 막걸리를 발효시켜 주며 땅심을 키우며 복숭아밭에 자란 풀도 직접 깎아준다. 땅에도, 나무에도, 사람에도 해로운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기른 복숭아지만, 올해 봄 이상저온으로 동해 피해를 당하였다. 4월 중순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면서 나무들이 버티지 못한 것. 복숭아밭은 물론 그 주변 쓰레기까지 직접 줍는 부지런함으로 동네에서 유명한 황효연 생산자의 속은 또 얼마나 탔을까.

얼마 전(7월 중순)에 동해를 입지 않은 복숭아를 골라 열매 하나하나 봉지를 씌웠다. 봄날 이상저온과 여름 무더위를 힘겹게 이겨낸 복숭아가 8월 중순에 조합원을 찾아간다.

상주에서 익어가고 있는 복숭아. 복숭아는 올해 4월 동해 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박관용 생산자의 하우스 캠벨. 오는 8월 5일부터 조합원을 찾아간다.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색깔 포도 중 베니바라도 품종의 포도. 껍질이 얇고 탄력이 있어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복숭아밭과 포도밭에는 제초제를 쓰지 않아 풀이 많다. 2주일에 한 번씩 직접 풀을 맨다. 제초제를 사용하는 관행 농사를 짓는 이들은 잘 하지 않는 일로 무더운 여름에 풀을 매는 것은 꽤 고생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