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00건

  1.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삼계와 육계
  2. 2013 상주 우리밀 축제 이모저모
  3. 제대로 우려낸 간편 국, 미당 전정욱 생산자 이야기
  4. 행복중심 유기농 참외의 하루
  5. 우리는 행복중심 생산자
  6. 국내 최초, 화학적 첨가물을 넣지 않은 어묵 1
  7.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 · 6] 너와 내가 함께, 즐겁고 자연스럽게 - 김정현
  8.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 · 5] 청년의 문제, 청년의 손으로 해결하는 방법 - 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 권지웅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삼계와 육계

행복중심생협에 공급하는 삼계와 육계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삼현농장에서 자랍니다. 삼현농장 김준혁 생산자는 25년 전부터 닭은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농사꾼의 생명은 정직"이라고 말하는 김준혁 생산자는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을 시간 동안 한결같이 닭은 길렀습니다.

'무항생제'라는 말이 지금은 흔한 말이 되었지만, 김준혁 생산자가 처음 닭은 기르기 시작할 무렵은 사료에서 항생제를 뺀다는 생각 자체를 아무도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닭이 '자연'에서 자랄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들인 김득남 생산자가 아버지 일을 이어받아 닭을 기릅니다. 생명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닭이 더욱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은 대를 이어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삼현농장은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계사에서 닭은 기릅니다. 잘 자랄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평당 33수의 사육밀도를 유지합니다. 바닥에는 왕겨와 토양미생물제인 <바이오토미> 효소를 뿌려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소화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일반 닭이 항생제, 합성향균제, 설파제, 착색제, 성장촉진제 등이 첨가된 사료를 먹고 자라는 반면, 삼현농장 닭은 항생제와 촉진제 등을 뺀 특별 제조한 주문사료를 먹고 자랍니다. 사육 후 생산되는 계분은 유기질 퇴비로 전답, 과수원 등에 환원하여 토양 및 식물과의 유기적 순환을 지향합니다.

삼현농장 닭이 자라는 계사는 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한다.

자유롭게 먹이를 먹으며 자라는 삼현농장 닭, 빨간 모이통에 특별 주문 사료가 자동으로 공급된다.


2013 상주 우리밀 축제 이모저모

 

지난 6월 8일(토), ‘2013년 제 5회 상주우리밀 축제’가 경북 상주 공검면 동박 1리에서 열렸습니다. 행복중심 생산자회가 준비해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우리밀 축제는 조합원들과 우리밀의 소중함을 나누며, 우리밀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오전 11시, 하나 둘 모여든 조합원과 자녀들에게 김형태 생산자가 우리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산자들이 준비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조합원과 자녀들이 우리밀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 낫을 잡고 우리밀도 베고, 밀사리와 밀병을 구워 먹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우리밀 도넛을 만들었습니다. 준비한 반죽을 각자의 취향대로 모양내고 빚어냈습니다.

행사일 상주 지역 기온이 30℃까지 올라가는 무더위였습니다. 어린이들이 제일 즐거워했던 건 물놀이였답니다.

그루터기 대표 전성도 생산자의 진행으로 이어진 미니콘서트는 축제의 흥을 더했습니다. 고양파주생협 조합원들은 노래를 개사해 우리밀 축제에 참여한 생산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마지막은 줄다리기로 우리밀 축제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작년 우리밀 자급률이 1.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더욱 많은 조합원들이 함께 우리밀의 소중함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은교의 일기

2013년 6월 8일 토요일 날씨 맑음
상주 우리밀 체험

우리밀 체험을 하러 상주로 갔다.

상주가 꽤 먼 곳이어서 멀미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역시나 멀미로 고생 고생하다 드디어 상주에 도착했다.
처음엔 토리식품 공장에 가서 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았다. 병을 씻는 기계와 병 안에 있는 세균을 없애는 멸균 장치를 봤다.
청결한 공장과 복잡하고 큰 기계들이 신기했다. 다음에는 우리밀가공공장 안에서 카레 만드는 과정을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카레 만드는 과정을 들으니 재미있었다.
울금이 강황이고, 수입 강황보다 몇십 배 비싼 우리 울금을 넣어 만들었다는 게 재미있었다. 공장 앞마당에서 널뛰기와 그네타기를 해 보았다.
놀이터에 있는 것보다 힘들었지만 재미있기도 했다. 특히 널뛰기가 균형잡기 어려워 힘들었다. 밀베기와 밀사리를 하고 밀떡도 구워 먹어 보았다. 다음엔 밀 도너츠 만들기를 해 보았다. 튀겨서 먹어 보니 파는 것보다 맛있었다. 엄마께서도 맛있다고 하셨다.
장기자랑을 공장 앞마당에서 했다. 장기자랑에서는 노래와 제기차기를 했다. 나도 하고 싶었지만 쑥스러워서 어떤 면으로는 하기 싫었다. 중간에 OX 퀴즈를 하는데 내가 아는 문제여서 손을 번쩍 들고 무대 앞에 나가 발표를 했다. 사회자분께서는 잘했다고 하시며 과자 세 봉지를 주셨다. 내가 상품을 받아서 기쁘고 뿌듯했다.
아직 밀수확 적기가 아니라 밀타작과 여치집 만들기 체험을 못해서 아쉬웠지만, 상주까지 가서 체험해 보니 우리 농산물에 대한 사랑이 생긴 것 같다.

 

*위 일기는 상주 우리밀 축제에 참가한 행복중심 동북생협 황현경 조합원 자녀 도은교 어린이가 보내주었습니다.

제대로 우려낸 간편 국, 미당 전정욱 생산자 이야기

제대로 우려낸 간편 국

(주)미당 전정욱 생산자

 

음식은 ‘생산’이 아니라 요리를 해야합니다
(주)미당은 행복중심생협에 추어탕, 황태탕, 시래기된장국 등 간편 즉석국을 공급하는 생산지입니다. (주)미당의 전정욱 생산자는 지난 1998년, 3대째 가업으로 이어오던 추어탕 식당을 물려받아 식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7년 전부터 식품제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전정욱 생산자는 공장을 세우기 전, 식품 제조를 하는 다른 공장을 견학하며 우리나라 식품 제조업 현실에 적잖이 놀랐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하는 공장에 가도 똑같았어요. ‘요리’를 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죠. 국물 따로, 건더기 따로 익혀서 포장할 때 같이 넣는다고 그게 어떻게 요리가 되나요? 음식이라는 건 재료의 맛이 깊게 우러나와 진짜 ‘맛’이 나는 거잖아요.”

 

첨가물·화학 조미료를 쓰지 않고, 제대로 우려냅니다
게다가 대부분 업체에서 원재료를 사용할 때 분말이나 엑기스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분말이나 엑기스를 사용하면 원재료의 깊은 맛을 살릴 수가 없습니다. 전정욱 생산자는 화학조미료는 물론, 분말이나 엑기스 같은 첨가물 역시 사용하지 않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방법 그대로를 생산 방식에 도입했습니다.
모든 재료를 직접 다 손질해 육수를 끓여 우려낸 후, 원료를 다 넣고 다시 한 번 끓여 포장합니다. 국물 따로 건더기 따로 포장하는 다른 공장과 공정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원재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전정욱 생산자는 원재료 생산지는 직접 선정한다고 합니다. 모든 요리의 맛은 원재료가 결정한다는 생각해서 입니다. 해당 생산지를 찾아, 생산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생산하는지’도 확인합니다.
지금 공급하는 ‘우렁된장찌개’에 들어가는 우렁도 생산자를 직접 만나 어떤 먹이를 주고, 어떻게 키우고 관리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눈으로 확인한 후에 결정했습니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모든 원재료를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산지와 직접 거래합니다. 그래야 더 믿을 수 있고, 좋은 재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경지에 이른 세척 과정
원재료를 직접 수급하고, 분말이나 엑기스 같은 첨가물이 아닌 재료를 직접 넣어 음식을 하다 보니 이물질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합니다. 다른 업체들은 이물질을 없애기 위해 건조된 재료를 사용하지만 그러면 음식의 깊은 맛이 나오지 않습니다. 전정욱 생산자는 모든 공정 가운데서도 원재료 세척 과정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입니다.
“세척 과정은 거의 ‘예술’에 가깝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원재료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그걸 6번을 반복해요. 이물질을 줄이기 위해 그 과정은 특별히 더욱 신경을 씁니다.”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전정욱 생산자는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마음으로 생활재를 생산합니다. 공장 중앙에도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도록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글귀를 붙였습니다.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든다면 어느 한 공정도 소홀하거나 대충 넘길 수 없습니다.
“믿을 수 있게 확실히 만들겠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십시오.”


행복중심 유기농 참외의 하루



 

 

[5:30]이른 새벽,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서는 행복중심생협 유기농 참외 생산자. 동이 트자마자 노랗게 잘 익은 참외를 수확한다. 참외의 자연수정을 돕는 벌들도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이른 시간이다. 참외는 꼭지까지 노랗게 잘 익은 것만 골라 딴다. 이 시기를 놓쳐 참외가 너무 많이 익으면 겉에 금이 생기면서 갈라진다. 가장 맛있을 때를 골라 따는 것, 베테랑 생산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7:00]잠시 숨을 돌린다. 이제 슬슬 날씨가 더워지기 때문에 참외 하우스에 공기가 통하도록 문을 열어 둔다. 참외는 뜨거운 날씩 속에서도 죽지 않는 강한 식물이다. 그 기운이 참외 한 알, 한 알에 담겨 그토록 달고 풍성한 과즙을 내는 모양이다. 밭에서 막 방금 딴 참외를 쓱쓱 옷에 문질러 한입 베어 문다. 아삭한 소리와 함께 달콤한 참외 과즙이 온몸을 깨워 준다.

[8:00]수확한 참외를 싣고 참살이 공동체 공동 작업장으로 향한다. 참살이 공동체는 총 8명의 생산자가 함께 모여 작업한다. 각자 새벽부터 하루 수확량에 맞게 참외를 따서 공동작업으로 참외를 세척하고, 크기대로 분류한다. 행복중심 생협에 참외를 공급하는 참살이 공동체는 모두 유기 사양으로 참외를 재배한다. 유기로 참외를 재배하기 위해 땅을 준비하는 데만 4년이 걸렸다. 아무것도 키우지 않고, 4~5년을 기다려 땅을 쉬게 하니 그제야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땅의 힘으로 자라는 유기농 참외는 껍질까지 먹어야 제맛이다.

[9:00]생산자들이 모여 갓 수확한 참외를 세척해 선별한다.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건 제외하고, 예쁘게 잘 익은 참외를 골라 담는다. 시중에서 만나는 참외처럼 모양이 일정하지 않다. 농약도 치지 않고, 제초제,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다. 병충해 예방을 위해 담배 연기를 하우스에 피우기도 하고, 진딧불 방제를 위해 진딧물의 천적인 보리를 함께 심기도 한다. 자연이 가르쳐준 방법을 응용해 맛있는 참외 농사를 짓는 생산자들. 수확한 참외를 함께 공동 작업을 하며 바쁘게 포장을 한다.

[10:30]하루 출고량만큼 참외 포장이 끝났다. 박스에 가지런히 담아 개수를 확인하고, 작업 일지에 내용을 표시한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봄에 너무 추워 참외 수확이 늦었다. 올해는 예상했던 시기에 참외 수확을 시작했지만, 바로 따뜻해지지 않는 날씨 때문인지 참외 이용량이 늘지 않아 생산자들의 시름이 깊다. 참외가 너무 익어 터지기 전에 수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유기농 참외의 하루는 우리가 점심을 먹기도 전에 몸단장을 끝내고 물류 센터로 갈 트럭에 실린다.

[14:00]오후에 도착한 참외는 물류센터에서 조합원들에게, 또 매장으로 갈 박스에 담긴다.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시작하는 유기농 참외의 하루.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참외는 성주 땅의 기운과 생산자의 정성, 참외의 생명력까지 담겨 우리에게 온다. 이 정성과 부지런함, 행복중심생협 유기농 참외가 가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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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중심 생산자

지난 4월 12일과 13일 서울 도봉구 도봉숲속마을에서 ‘2013 행복중심생협연합회-행복중심 생산자회 임원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연합회와 생산자회의 신임 임원들이 인사를 나누고, 건강하고 바람직한 생산자와 조합원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를 찾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생산자는 조합원이 마음 놓고 생활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직하게 생산하고, 조합원은 지속가능한 생산이 가능하도록 잘 이용하도록 노력하자고 약속했습니다. 나아가 행복중심생협은 소비자 조합원이 가장 이용하고 싶은 생협으로, 행복중심생산자회는 친환경 생산자들이 가장 가입해 활동하고 싶은 생산자회로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전체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어울려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축제와 같은 어울리는 행사를 마련해 보자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생산자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생산자와 주요 생활재를 소개합니다.


유기농 로즈마리 미스트 | 시에이치트레이딩 

국내산 유기농 로즈마리 생잎을 진공 상태에서 저온 추출해 유기농 어성초 추출물과 식물성 에센셜 오일 등을 섞어 만들었습니다. 알콜을 넣지 않아 증발하면서 피부가 건조해지는 현상을 방지했습니다.(140mL·14,000원) *장보기에서 보기

다진마늘 | 손맛식품 
100% 국내산 무농약 마늘로 만들었습니다. 무농약 마늘을 선별해 물로 세척하고 물기를 제거해, 분쇄했습니다. 시중 다진마늘과 달리 MSG·합성착향료·합성보존료·합성감미료 등을 첨가하지 않았습니다. (250g·4,000원) *장보기에서 보기

포도즙(치어팩) | 덕천포도원 
무농약 캠벨 포도를 원료로 만든 100% 포도원액입니다. 캠벨 포도로 만들어 즙의 색이 진한 보랏빛입니다. 단맛을 위한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어린이들이 먹기 편하도록 파우치에 담았습니다.(120mL 10팩·16,300원) *장보기에서 보기

한국콩두유 | 성연식품 
GMO 오염 우려가 없는 100%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유입니다. 국내산 콩을 전통 두유 생산 방식인 멧돌에 가는 방식으로 생산합니다. GMO 우려가 없는 프팍토올리고당을 넣은 한국통두유(단맛)도 공급합니다. (195mL 16봉·14,000원) *장보기에서 보기

삼치 | 해농수산 
연근해에서 제철(가을)에 어획한 싱싱한 삼치를 수매한 후 냉동해 공급합니다. 머리·꼬리·지느러미·내장을 제거한 후 반으로 갈라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해농수산은 얼린오징어·꽁치 등 다른 생선도 공급합니다. (1마리·5,050원) *장보기에서 보기

굴비*소 | 새시대굴비
제주도 근해에서 어획한 국내산 참조기를 1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해 섭간한 후 세척한 후 건조합니다. 얼리고, 녹이고, 염장하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며 살이 탄탄해지고 맛이 좋아집니다. (1.5kg/20마리·14,500원) *장보기에서 보기

토마토케첩 | 토리식품
행복중심생협 김영선 조합원이 가공 생산한 생활재입니다. 전환기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토마토를 3배 농축한 토마토 퓨레와 설탕, 올리고당, 무농약 토마토 식초로 만들었습니다. 화학방부제와 첨가물을 넣지 않았습니다. (250g·4,900원)  *장보기에서 보기

무항생제 한우·돼지고기·닭고기 | 씨알살림축산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드는 축사에서 운동하며 건강하게 자란 한우·돼지고기·닭고기를 생산합니다. HACCP 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위생적으로 도축하며 한우의 경우 광우병 전수검사를 마친 후 공급합니다. *장보기에서 보기

유기농 토마토 | 아산한모음작목반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 토마토입니다. 벌을 이용해 자연수정하고, 무항생제 사료를 먹고 자란 닭똥과 볏짚을 1년 동안 발효시킨 퇴비를 주며 정성껏 길러 맛과 향이 다릅니다. (1kg·6,800원) *장보기에서 보기

국내 최초, 화학적 첨가물을 넣지 않은 어묵

 

박기철 생산자는 1999년도에 대광 F&C를 설립해 어묵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9년 전, 여행 차 방문하게 된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고, 일본 생협에서 판매하는 어묵류 무첨가 제품을 보고 소비자의 요구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박기철 생산자는 바로 어묵에 첨가물을 넣지 않고 생산하는 법을 연구하고, 8년 전부터 첨가물을 넣지 않은 어묵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첨가물을 빼고 어묵을 생산하기까지

하지만 이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넣었던 첨가물을 빼고 생산하는 것도 물론 어려웠지만, 원재료에 들어 있는 첨가물이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생산 과정에서 첨가물을 뺀다 해도, 원재료에 이미 첨가물이 있는 이상 ‘무첨가 어묵’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일반 어묵은 대부분 명태 연육으로 생산합니다. 명태 연육은 명태를 어획하자마자 배에서 바로 뼈를 발라내고 연육을 만듭니다. 그리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산염과 솔비톨 등 일정량의 첨가물을 넣습니다. 하지만 명태는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지 않는 어종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어자원보호 등의 이유로 명태 어획 쿼터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작은 업체들은 어획에 뛰어들 수 없는 실정입니다. 대광 F&C가 첨가물을 뺀 명태 연육을 요청했으나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박기철 생산자는 여러 시도 끝에 베트남 현지 공장에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실꼬리돔 연육 생산을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육으로 첨가물을 넣지 않고 어묵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불가피하게 원재료로 명태 연육을 사용해야 하는 생활재가 있습니다. 게맛살, 치즈소시지, 야채맛땡땡, 버섯소시지는 생활재의 맛과 풍미 때문에 명태 연육을 사용합니다. 대신 생산 과정에서는 일체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가치

가장 힘들었던 건 직원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기존의 익숙한 생산 방법을 바꾸어 새로운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첨가물을 넣지 않은 연육으로 어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공정에 살균 과정이 추가됩니다. 거기에 원부재료부터 가공 시설까지 따로 관리해야 했습니다. 박기철 생산자는 첨가물을 빼고 어묵을 생산하는 일이 우리 아이들과 미래를 생각했을 때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직원들과 공유하며 무첨가 어묵 생산을 묵묵히 추진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꾸준히 증가하는 매출을 보며 무모해 보였던 도전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산 원재료로 어묵을 만드는 날까지

박기철 생산자는 앞으로 국내산 원재료로 연육을 만들어 어묵을 생산하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는 조기나 갈치로 연육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예전에 만들던 어묵은 갈치나 조기로 만들어, 생선 고유의 맛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공장의 설비까지도 친환경적으로 점차 바꾸어 갈 생각이라고 합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최소한의 물을 사용하고,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도 갖추는 게 박기철 생산자의 꿈입니다.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 · 6] 너와 내가 함께, 즐겁고 자연스럽게 - 김정현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는 협동조합과 청춘의 교집합에 서 있는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이다. 혹독한 취업난과 스펙 쌓기 사이에서 허덕이는 또래들 사이에서 그들은 왜 협동조합을 선택했을까? 무엇이 어렵고 힘든지, 무엇이 즐겁고 보람이 되는지,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꿈꾸는지가 무척 궁금하다. 

너무나 많은 청년들이, 남이 만든 시스템 속 하나의 부품이 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고, 학점과 자격증을 따고, 지금 여기의 즐거움과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삶을 포기한다. 그들이 보기에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김정현씨는 신(新)인류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가 지금껏 만난 청년들 중 협동조합과 자신의 삶을 가장 자연스럽게 포갠 사람이었던 김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 · 6] 너와 내가 함께, 즐겁고 자연스럽게- 김정현



  기자는 김정현(24)씨를 ‘청년’과 ‘협동조합’을 키워드로 웹을 검색하던 중에 찾아냈다. 2012년에 김씨는 생산자협동조합 ‘감좋은’에서 일하고, 워커즈콜렉티브 활동을 통해 친환경 비누를 만들고 제작 워크숍을 열었다. 사회적기업 혁신모델 탐방단 SEEKER:S(사단법인 씨즈)는 그의 문제의식을 소개하면서 ‘지역에서 청년이, 소규모 협동조합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그에 대해 김씨가 어떤 답을 찾았을지가 정말로 무척 궁금했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만난 그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온 대로 움직여 가고 있는 청년이었고, 그 움직임의 지향점은 ‘먹고사니즘’을 훌쩍 넘어서 있었다.


  “나는 재미있게 살고 싶다. 팍팍하지 않은, 적게 벌고 적게 쓰더라도 내 나름의 시간을 가지는 여유가 있는 삶, 친구들끼리 잔치를 기획해서 놀고, 노래나 만화 같은 컨텐츠, 맛있는 것을 함께 만들고 나누는 삶을 말이다. 그리고 이런 삶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다. 내 삶은 생존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내가 계속 성장해 나가는 삶이면 좋겠다.”




(사진) 김정현(24)



  귀농한 부모와 함께 살던 김씨는 작년에 홀로 상경해, 옷과 소품을 만드는 협동조합 감좋은에서 한 해 동안 일했다. 이 일로 먹고 살 수 있는지가 궁금했던 것이 아니라, 작은 일공동체 속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배움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언젠가 자신 역시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어 일하게 될 것 같았기에 이제 막 시작하는 작은 협동조합인 감좋은을 알게 되었을 때 곧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미싱 마련에서부터 시장 상인과 안면 트기, 프리마켓에서 제품을 팔고 생산자로서 생협과 협의하는 일, 심지어 제품 포장에 색깔과 크기를 표시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일까지 하나씩 배우며 일할 수 있었다. 김씨는 특기를 살려 감좋은 홍보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모든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림)감좋은 홍보 만화 ⓒ김정현


  “누군가와 고용-피고용의 상하관계를 맺을 것이 아니라면 협동조합은 함께 일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형태가 아닐까?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면 편할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기획해서 실행하면 ‘내 일’이기 때문에 재미있고 보람차고,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나는 ‘내 일’이 재미있고, 내가 주체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이 좋다.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남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스스로 일해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좋은과 같은 소규모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묻자 김씨는 “‘화이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웃었지만, 어떻게든 어딘가에 고용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또래 청년들과는 전혀 다르다.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나도 더 많은 또래들과 함께 활동하고 싶으니까, 어떻게 그럴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중요한 것은 가치관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매체이다. TV와 같은 대중매체를 보다 보면 그 내용을 자꾸 생각하고 동경하고 따라하게 되기 않나. 드라마나 연예인의 영향력이 큰 이유다. 반면 생태라든가, 자본주의가 아닌 삶의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가치관을 거기에 두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어떡하면 좋을까?'라고 생각하고, 방법을 찾고,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을 알게 되고, 계속해서 자기 가치관에 반하지 않는 일들을 찾아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을 잡아 계속 함께하게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함께 하는 사람 그리고 함께 하는 일이 재밌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이제 생협 외에도 자립음악생산조합이나 협동조합 카페처럼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생기고 있으니 각자 자기 자리를 찾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나 자신 역시 매력 있는, 같이 ‘놀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나아가 우리의 미디어를 구축하고 싶다. 언젠가 내가 사는 삶에 대한 만화를 그리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 TV속 재벌 2세에 대한 것이 아니라 현실 속 소소하고 구질구질하지만 재미있는 일, ‘지금 여기’를 조명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말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현, 감좋은협동조합 남은선, 김양순(위), 길경미(아래), 감좋은협동조합 운영위원회 박숙희, 김연순



  그는 “‘톱니바퀴’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이 협동조합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톱니바퀴가 아니라 사람이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구가 아니라, 인격체가 되어 만나려는 노력이다. 예를 들면 생협에서 만드는 관계가 그렇다. 누가 만든 것인지 알고 먹는 일, 누가 먹는지 알고 만드는 일 말이다.”


  처음 한 해를 계획했던 서울에서의 독립 생활이 이제 두 해째로 접어들었다. 김씨는 나중에 다시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했다. 도시도 아니고 부모님이 택했던 동네도 아닌, 자신이 반한 땅덩어리로 ‘자신의 귀촌’을 하고 싶다는 것. 지역에서 같은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면 소규모 협업 형태의 일공동체를 꾸려 먹고 살 수 있을 것이고, 훗날 그는 이러한 삶의 방식을 택할 것이다. 김씨는 올 한 해 동안 서울과 시골을 오가며 이십대 청년 혹은 그 바로 윗세대가 꾸려 가는 지역으로 동네여행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갓 이십대 중반이 된 이 청년은 나이가 든 만큼 자신과 비슷한 또래가 많이 늘어난 느낌이 든든하다고 했다.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 · 5] 청년의 문제, 청년의 손으로 해결하는 방법 - 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 권지웅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는 협동조합과 청춘의 교집합에 서 있는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이다. 혹독한 취업난과 스펙 쌓기 사이에서 허덕이는 또래들 사이에서 그들은 왜 협동조합을 선택했을까? 무엇이 어렵고 힘든지, 무엇이 즐겁고 보람이 되는지,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꿈꾸는지가 무척 궁금하다. 

다섯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을 준비하는 권지웅씨. 자신의 삶 속에서 직접 겪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협동조합을 택했다. 처음엔 대학 내 학생 운동의 하나로 시작했지만, 이 당찬 청년과 친구들은 이제 학교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바로 내 곁 친구들의 문제이기에 난관에 부딪쳐도 이겨낼 힘을 내고, 동시에 자신의 문제이기에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숱한 난관에 부딪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거기에서 나오는 것 같다.



[청년, 협동조합을 말하다 · 5]

청년의 문제, 청년의 손으로 해결하는 방법 - 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 권지웅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서울 땅을 밟았다. 연세대 맞은편 경의선 아래 굴다리가 학교 정문이라고 생각할 만큼 순진했던 스무 살 청년은, 자신이 앞으로 여섯 해 동안 아홉 번 이삿짐을 싸고 풀게 될 줄은, 생활비(집세)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사람답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다는 욕구 사이에서 답 안 나오는 줄다리기를 계속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생활비를 아끼려고 이사 다녔다. 친구랑 자취도 해봤고 잠만 자는 방에서도 지내 봤다. 한동안 친구 집과 후배 집에 얹혀서도 살았다. 어떻든 살 만한 방 한 칸을 위해서는 한 달 50만원이 고스란히 들어가야 한다는 걸 몸으로 깨닫고 나니, ‘부산에서 태어난 게 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도 너무했다.”



(사진) 권지웅(25) 민달팽이유니온/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 추진사업단



  이 청년, 권지웅(연세대 4학년∙25)씨는 현재 민달팽이유니온 산하 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 추진사업단을 총괄하고 있다.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청년들은 비싼 등록금과 집세에 허덕이는 자신들을 집 없는 달팽이인 민달팽이에 빗대 이름을 붙였다. 권씨는 대학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지나치게 비싼 집세를 만드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보게 되었고, 민달팽이유니온 친구들과 함께 해결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청년 주거 문제에 햇수로 4년째 매달리고 있는 지금, 주거임대협동조합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어떻게? 권씨는 먼저 기숙사의 예를 들었다.


  지방에서 상경해 기숙사에 들어간 학생들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량의 시간을 기숙사에서 지내게 되지만, 그 기간 동안 그들은 철저히 고객일 뿐이다. 거주민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충분히 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기숙사 운영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지낸다. 돈을 내고 남의 것을 빌려 쓰는 고객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기숙사에 대한 애정이 생길 리 없고, 이런 상황에서 시설은 함부로 다뤄지고 비품은 낭비된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들은 다시 고객들이 낼 기숙사비에 더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의 사업 계획 두 가지 중 하나인 관리운영협동조합형 기숙사 만들기 프로젝트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각 지역과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를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그 관리를 그곳에 사는 학생들이 맡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기숙사에 대한 권한을 주고, 운영의 여러 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하고, 그 운영 과정의 시행착오도 겪게 함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하게 낭비되던 각종 비용이 절감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기숙사에 살게 되는 동시에 임대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비슷한 예로, 공공임대주택 제도를 생각해 보라. 시행된 지 20년, 지금 임대아파트와 그 주변 지역의 슬럼화가 굉장히 큰 문제가 되었다. 주민들의 활동력 자체가 떨어지고 건물 등 물적 재산의 훼손도 빠르다. 자기 것이 아니니 아끼고 가꿀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집에 대한 소유권을 주고,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즉 주거 문제를 협동조합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사는 사람들을 주인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집을 투기의 수단이 아니라 사는 곳으로 만들고, 함께 사는 집을 스스로 그리고 함께 민주적으로 운영해 나가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주거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본다.“


  이와 함께 권씨는 협동조합의 민주적 의사결정체계에서 나오는 상호 신뢰 관계 역시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모든 과정이 합리적으로 운영되며 그 과정에 자신이 직접 참여할 수 있고, 모두의 목소리가 각각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확신하는 데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겨난다는 것. 조합원 사이의 단단한 신뢰는 성공하는 협동조합의 필수 조건이며, 함께 사는 집을 협동조합으로 꾸리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출자금을 통해 초기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은 권씨가 협동조합을 택한 두 번째 이유다. 손댈 수 없을 만큼 비싼 우리나라 수도권의 땅값과 임대료를 출자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종자돈인, 조립식 집을 지을 건축 비용은 어느 정도 댈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형 기숙사 만들기와 함께 또 하나의 중요 사업이자 주택 공급 모델을 적용하는 ‘민달팽이 마을’ 조성을 위해, 민달팽이유니온은 서울시에게 ‘땅만’ 빌려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그렇다면 민달팽이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 지난달 시청에서 열린 <청년연석회의 : 청년, 서울을 만들다> 발표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권지웅(왼쪽 첫번째)씨는 이날

서울시에 민달팽이 마을을 정책적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단비뉴스 단비TV(http://www.danbinews.com)



  민달팽이 마을은 임대주택협동조합에 의해 운영되는 수십 채의 모듈형 하우스를 공간적 기반으로 삼는다. 마을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모두 조합원이다. 이 조립식 집에서는 아홉 명의 청년들이 작은 공동체를 이루게 되어, 각자 자신의 방과 화장실을 가지고 부엌과 세탁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이와 함께 아홉 개 방의 가운데에는 공동체 생활을 가능하게 할 '공동 마당'이 만들어진다. 아홉 명이 모은 의견에 따라 공동 마당은 진짜 마당이 될 수도 있고, 서재나 체력단련실이 될 수도 있다. 공동 마당에 애완견을 키우고 함께 돌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권씨는 임대주택협동조합에 참여함으로써 단지 저렴한 집에 살 기회를 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함께하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현재 권씨 등은 올 8월 협동조합 설립을 목표로 사업 계획을 다듬고 있다. 이를 위해 실수요자가 될 서대문구와 마포구의 청년을 대상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계획 중이다.


  “이런 주택이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된다면 정말 입주할 의향이 있는지를 보통의 청년들에게 물을 것이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관리비와 집세의 거품을 없애는 대신 당번을 정해 건물을 청소하게 하는 식으로, 집 주인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함께 의무를 주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매우 귀찮은 일, 선택하고 싶지 않은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 많은 청년들에게 주택협동조합이 익숙하지 않을 테니, 어느 정도의 반응이 나올 지 알아보려 한다.


  민달팽이 마을의 계획대로 '우리가 살 집을 우리가 만들어' 공급하면, 건설사 중개인 투자자 등에게 갈 돈을 모두 집을 짓는 데에만 쓸 수 있다. 집값이 너무 비싼 탓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평생 살며 모은 돈을 집을 마련하는 데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연애도 결혼도 못 하고 아이도 못 낳는 삼포 세대가 된 것도 결국 비싼 집값 때문이 아닌가.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몇천만, 억씩 되는 그 돈을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쓰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주택협동조합을 통해 집에 들이는 돈을 줄이는 만큼, 우리 각자가 꿈을 이루고 보다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권씨는 협동조합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의 역할을 해낼 거라고 확신한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협동조합은 낯선 삶의 방식이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협동조합이 널리 퍼져 사회적 경제 영역을 확대시켜 가리라는 믿음도 있다. 인간이 경제 활동을 할 때 자신의 이익만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는 생각은 이제 낡은 것이 되었다. 우리는 이기적인 마음과 함께, 조금씩 내 것을 내어 서로를 도우려는 상호 호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권씨는 믿는다.



 * 청년주거임대협동조합의 사업 계획은 지난 1월 <2012 서울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에서 시민 참여로 이뤄진 1차 심사를 통과했고, 지금은 그 다음 단계로 아이디어에 대한 크라우드펀딩을 받는 '여럿이 함께하는 펀딩 42'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다. 권씨는 홍보에 들일 여력이 없다 보니 펀딩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인터뷰 중 점심 시간이 되어 샌드위치라도 대접하겠다는 기자에게 권씨는 샌드위치 사는 셈 치고 그만큼 펀딩을 도와달라고 했다. 흔쾌히 그러기로 했다.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여덟 명은 권씨를 비롯해 현재 모두 대학생이고, 급여도 한 푼 없다. 밥은 굶어도 좀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집이 있는 '달팽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이 청년들을, 2013년 3월 8일까지 굿펀딩에서 지지, 후원할 수 있다. http://bit.ly/WrbJ9B




(사진) ⓒ민달팽이유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