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화학적 첨가물을 넣지 않은 어묵

 

박기철 생산자는 1999년도에 대광 F&C를 설립해 어묵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9년 전, 여행 차 방문하게 된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고, 일본 생협에서 판매하는 어묵류 무첨가 제품을 보고 소비자의 요구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박기철 생산자는 바로 어묵에 첨가물을 넣지 않고 생산하는 법을 연구하고, 8년 전부터 첨가물을 넣지 않은 어묵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첨가물을 빼고 어묵을 생산하기까지

하지만 이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넣었던 첨가물을 빼고 생산하는 것도 물론 어려웠지만, 원재료에 들어 있는 첨가물이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생산 과정에서 첨가물을 뺀다 해도, 원재료에 이미 첨가물이 있는 이상 ‘무첨가 어묵’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일반 어묵은 대부분 명태 연육으로 생산합니다. 명태 연육은 명태를 어획하자마자 배에서 바로 뼈를 발라내고 연육을 만듭니다. 그리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산염과 솔비톨 등 일정량의 첨가물을 넣습니다. 하지만 명태는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지 않는 어종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어자원보호 등의 이유로 명태 어획 쿼터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작은 업체들은 어획에 뛰어들 수 없는 실정입니다. 대광 F&C가 첨가물을 뺀 명태 연육을 요청했으나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박기철 생산자는 여러 시도 끝에 베트남 현지 공장에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실꼬리돔 연육 생산을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육으로 첨가물을 넣지 않고 어묵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불가피하게 원재료로 명태 연육을 사용해야 하는 생활재가 있습니다. 게맛살, 치즈소시지, 야채맛땡땡, 버섯소시지는 생활재의 맛과 풍미 때문에 명태 연육을 사용합니다. 대신 생산 과정에서는 일체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가치

가장 힘들었던 건 직원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기존의 익숙한 생산 방법을 바꾸어 새로운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첨가물을 넣지 않은 연육으로 어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공정에 살균 과정이 추가됩니다. 거기에 원부재료부터 가공 시설까지 따로 관리해야 했습니다. 박기철 생산자는 첨가물을 빼고 어묵을 생산하는 일이 우리 아이들과 미래를 생각했을 때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직원들과 공유하며 무첨가 어묵 생산을 묵묵히 추진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꾸준히 증가하는 매출을 보며 무모해 보였던 도전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산 원재료로 어묵을 만드는 날까지

박기철 생산자는 앞으로 국내산 원재료로 연육을 만들어 어묵을 생산하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는 조기나 갈치로 연육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예전에 만들던 어묵은 갈치나 조기로 만들어, 생선 고유의 맛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공장의 설비까지도 친환경적으로 점차 바꾸어 갈 생각이라고 합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최소한의 물을 사용하고,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도 갖추는 게 박기철 생산자의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