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으로 가입한 건 2006년도예요. 그 전에는 믿지 못했어요. 아무리 유기농이다 어쩐다 해도 그걸 어떻게 믿어요. CCTV를 설치하고 계속 지켜보는 것도 아니잖아요. 지나다니다 매장을 보고 안에 들어가서 동태를 골랐는데, 버젓이 뒤에 ‘러시아산’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동네 슈퍼에서 사는 거랑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고 이용을 하지 않았죠. 그러다 텔레비전에서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협 생활재를 이용하는 걸 보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음식 잘못 먹으면 바로 피부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믿고 먹는 거면 먹을 만하겠다 싶었죠.
친정과 시댁이 모두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았습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잘’ 먹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전공도 식품영양학이라 먹을거리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큰 아이가 밥을 너무 안 먹어서, 이것 저것 먹이려고 요리를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태안에서 3년 정도 지낸 적이 있는데, 거긴 정말 주변에 놀이터 하나 없는 곳이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요리를 정말 많이 했죠. 거기에서 저만의 레시피를 정리했어요. 간단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요리로요.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재료’예요. 재료가 모든 요리 맛을 결정합니다.
우리 입맛에는 국내산 재료가 가장 좋은데, 시장에서는 국내산 재료를 구하기 쉽지 않아요. 제가 생협을 이용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죠. 그리고
양념은 최대한 적게 넣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립니다. 인스턴트 재료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요. 그런데 요즘 사람들 입맛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시중에 만들어져 나오는 소스나 양념 맛에 길들여져 어쩌면 나중에는 우리 전통음식이 사라지거나 변형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여성민우회생협에서의 배움
생협에 와서야 ‘먹을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그것을 생산하기 위한 땅, 흙, 기후 등의 환경도 중요하고, 농사를 짓는 농민도 중요하잖아요. 자연과 사람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것을 아울러 운동을 펼칠 때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고, 국가식량주권이 회복되고, 나아가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요. 제가 알고 있던 건 빙산의 일각이었던 셈이죠. 그런 사실을 여성민우회생협 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었어요.
앞으로의 꿈은?
대한민국 엄마들이 최소한의 요리를 해서 이 땅의 아이들이 조금 더 건강하게 자랐으면 해요. 아이들이 조금만 다쳐도 겁을 내는 엄마들이 먹는 거에는 의외로 광고에 현혹되는 분들이 많아요. 주변에 보면 그런 엄마들이 많아서 안타깝더라고요. 그리고 더불어서 여성들이 생협을 통해 재능을 발휘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도 그런 활동들이 있지만, 아직은 사람들 인식에 ‘생협’이라는 곳이 낯선 것 같더라고요. 저도 열심히 알리고, 행정적인 것도 뒷받침되어서 여성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인생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게 제 꿈이에요.
남서여성민우회생협 교육위원회에서 바른식생활 강사로도 활동 중인 민선빈 조합원은 시종일관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고, 요리에 대해 공부하고,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합니다. 앞으로 민선빈 조합원의 멋진 활약을 기대합니다. 아이이 건강하게 자라고, 여성이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는 민선빈 조합원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슬비 연합회 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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