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00건

  1. 노란 참외에 담긴 정성-성주 가야산공동체
  2. 봄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채소, 팔당 최대영 생산자
  3. 만드는 과정 모두가 친환경 - 화성한과 송희자, 강석호 생산자
  4. 착하게 살고 싶은 재주꾼-행복지역 김영희 조합원

노란 참외에 담긴 정성-성주 가야산공동체


5월 2일.
성주 가야산공동체로 참외 생산자 선생님을 만나러 떠났습니다.
서울역에서 9시 20분 기차를 타고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도착한 왜관역.
처음 가는 낯선 곳에서 두리번 거리며 생산자 선생님을 기다렸어요.


잠시 후, 멋지게 파란 트럭을 몰고 등장하신 이재동 선생님!
"뭐가 궁금해서 여기까지 왔냐" 물으시더군요. :D



15분쯤을 달려 도착한 성주가야한공동체 공동 작업장입니다.
생산자 선생님들은 이미 오전 작업을 끝내고 여유롭게 쉬고 계셨죠.


작업장 곳곳에 있던 노오란- 참외들.
색이 너무 예쁘죠?


도착하자마자 참외부터 먹었습니다. 후훗-


이렇게 껍질 채로 먹었어요.
껍질 채로 먹으면 웬지 떱떠름할 것 같았는데 전혀요!
얇은 껍질 참외와 너무너무 달콤한 참외의 맛이 잘 어우러졌어요.


정말, 정말, 정말 - 너무 맛있었습니다.
 



성주 참외가 참 유명합니다.
일조량이 많고, 눈/비가 적은 성주의 지역적 특징은 참외 농사를 짓기 적합한 기후예요.
그래서 성주 참외가 맛있는 거라고 합니다.




여성민우회생협에 참외를 공급해 주시는 성주 가야산공동체 생산자 선생님들입니다.

모두 14명이시고요. 사진 찍을 때 미처 안 계신 분들도 있었어요.
모두 참외를 한 손에 들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참오애- :D



현재 성주에 참외를 재배하는 농가가 6000가구 정도 되는데
그중에 유기농으로 참외를 재배하는 곳은 16가구라고 해요.

그만큼 유기 농사가 쉽지 않은 거겠죠.
특히, 참외는 다른 작물에 비해 유기 농사가 더욱 힘들다고 합니다.
벌레가 가장 많을 시기인 5~8월에 수확하는 아열대성 작물이라 그만큼 병도 많이 들고, 해충도 많습니다.



벌입니다.

무서워서 가까이 가서 찍지 못하고 멀리서 찍었습니다. 하하;;


참외 농장에 왠 벌이나고요?
가야산공동체에서는 참외 수정을 할 때 호르몬제를 사용한 인공수정을 하지 않고
벌이 수정을 할 수 있도록 비닐하우스 입구마다 벌을 키우고 있답니다.
그래서 다른 참외보다 출하 시기가 조금 늦고, 또 천천히 자라 그만큼 영양도, 당분도 듬뿍 담고 있죠.
게다가 이렇게 벌로 수정하면 껍질이 얇다고 해요.
그래서 껍질 채 참외를 먹어도 맛있어요.



참외밭을 거닐고 있는 이재동 생산자 선생님의 멋진 뒷모습입니다.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나니 너무너무- 더워서 카메라에 습기가 가득 찼어요.
여기에서 반나절 참외 따고 셔츠를 짜면 땀이 쭉- 나온다고,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ㅠ


예쁜 참외가 이렇게 곳곳에 숨어 있어요.
그 뒤로 천천히 익고 있는 초록 참외도 보이시죠? :)



이재동 생산자 선생님입니다.
합박웃음이 너무 멋지시죠-



이재동 선생님이 키우시는 참외입니다.
푸르고 파릇파릇한 입 사이사이로 노란 참외가 보였어요.



밭에서 바로 딴 노란- 참외.
예쁘죠? :D

얼마나 맛있는지는 더이상 얘기하지 않을게요.



비닐하우스 옆으로 난 이재동 선생님 텃밭.
여기에 상추도 심고, 감자도 심고, 고구마도 심고-

이재동 선생님이 키우는 감자에 싹이 났어요- 


참외 하우스도 보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5일마다 한번씩 열리는 장터 구경도 했어요. (사진은...쿨럭)
정말 정말 신났죠. 맛있는 것도 많이 있고, 정말 온갖 물건들이 다 있더라고요.
그리고 우체국에 들러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보내는 참외도 택배로 보내고.
그 동네 우체국에는 온통 참외 박스만 있더라고요. :D

장터와 우체국을 오가면서 선생님께서 성주 역사에 대해, 문화에 대해 쭈욱- 말씀해 주셨지요.

참외만 전문가이신 줄 알았는데, 성주 역사에도 완전 전무가셨어요.
성주에 대한 애정도 많이 느껴졌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자연의 순리에 맞게 살아가려 애쓰시는 생산자 선생님들.
저한테 민우회생협에서 일해 참 좋겠다 하시더라고요.

네, 너무 좋습니다! :D



돌아가는 길-
차안에서 본 낙동강 근처 풍경입니다.
 



강 주변을 다 파헤치는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저 공사 때문에 바람이 불면 모래가 정말 많이 날린다고 해요.
4대강 사업의 현장을 보며 마음 한구석이 참- 아팠답니다.


성주에서 오늘도 열심히 조합원님들께 공급할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가야산공동체 생산자 선생님들.
참 감사합니다.
날씨도 더워지는데, 힘내세요!
여성민우회생협이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봄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채소, 팔당 최대영 생산자


봄이 가까이 왔음이 느껴지는 따뜻한 날이다
. 구름 없는 맑은 하늘이 길이 끝나는 곳까지 멀리 멀리 이어져 있다. 달리는 도로 위로 아침 태양이 부서져 눈이 부셨다.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한 시간 조금 넘게 달리면 팔당에 닿는다. 팔당은 전국에서 친환경농사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 중 하나이다. 또한 친환경농사를 짓는 농가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수도권에 싱싱한 채소를 공급해 주는 보석 같은 생산지로 농가들이 서로 협동하는 작목반도 오래전부터 활성화 되었다. 오늘은 팔당에서 다양한 채소 농사를 짓고 있는 팔당생명살림 작목반의 최대영 생산자를 만나러 온 참이다.

 

사실 전화로 먼저 인사를 드린 최대영 생산자(45)는 조금 어려운 사람이었다. 취재도 싫다 사진도 싫다하여 조금은 긴장한 채 그의 하우스로 찾아갔다.


그의 농지에 도착하니 노지는 2월의 스산한 공기를 덮은 채 메마르고 푸석푸석했다. 그러나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막 태어난 파릇파릇한 생명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자연에서 온 어린 연둣빛은 언제 봐도 사람의 기분을 풀어지게 만드는 것 같다. 또한 한 포기 한 포기 채소들이 생명력이 충만하여 생산자가 얼마나 세심하게 돌보았는지 쉽게 짐작이 갔다. 그래서 1차 농산물을 찾아갈 때 늘 그렇게 설레는 것이리라.


우리는 작은 평상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농사를 오래 지은 생산자들은 어느 곳이나 내 고장 사랑이 지극하다. 최대영 생산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배산임수의 깨끗한 내 고장 자랑을 빼놓지 않는다. 경치에 반해 귀농해서 시인이 된 사람이 있을 정도란다. 농사를 평생 업으로 삼고 자연을 사랑하는 그다. 그러나 팔당에서 농사짓기가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당장 4대강 사업이다 뭐다 해서 떠들썩했다. 농지가 논과 가까이 있어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차기도 했다. 최대영 생산자는 주위에서 다들 인정하는 꼼꼼하고 정직한 사람이다. 유기농의 사양을 맞추는 것 이상으로 자신이 자부할 수 있는 좋은 땅을 만들기 위해 품을 많이 들였다. 그렇게 유기농 농사만 15년이다. 그 세월 동안 농사꾼으로 묵묵히 농사만 잘 지을 수 있기를 바랐지만 판로며 정책이며 끝임 없이 신경 써야 하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고 말한다.

 



최대영 생산자는 지금 2월에 생채, 쑥갓, 로메인 등을 재배하고 있다. 철에 맞추어 앞으로 토마토, 얼갈이, 쌈 배추, 마늘, 애호박을 노지와 하우스에서 재배할 계획이다. 1000평 가까운 농지가 적은 농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이유가 따로 있는지 물었다. 한 작물만 많이 키우면 농사짓기는 편하지만 소비가 다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란다. 또 손이 많이 가더라도 소비자에게 다양한 채소를 공급해 주고자 하는 마음 씀씀이기도 했다.

  나만큼이나 깐간한 여성민우회생협

그에게 여성민우회 생협은 어떤 의미냐고 물었더니 나만큼이나 깐깐하다고 말해서 모두가 크게 웃었다. 선수가 선수를 알아보는 모양이다. 그리고 채소류를 많이 이용해 줄 것을 부탁했다. 가공식품이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건강한 먹거리의 근본은 1차 농산물이기 때문이다. 1차 농산물이 불안정하면 가공식품도 만들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한다. 채소가 남을 땐 지인이나 사찰 등에서 무료로 따가게도 하지만 그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채소처럼 날씨에 따라 수확량이 크게 달라지는 농산물은 책임소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우리가 도시의 이기적인 소비자가 되지 않는 길은?

속정 깊은 생산자는 상추며 로메인을 직접 따 보고 집에 가서 맛보라고 권했다
. 톡톡 상추와 로메인을 따는 소리가 경쾌해서 잠시 동안의 단순한 노동이 즐거웠다. 겉절이를 하면 또 얼마나 맛있을까? 입맛이 절로 돈다. 매장에서 상품으로 채소를 집어들 때완 사뭇 그 느낌이 달랐다. 이렇게 푸른 생명의 끈을 끊고 그 기운을 내가 취하는 것이다. 돈을 내고 사먹기 때문에 먹을 권리가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은 이 생명들에게 빚을 지고 사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자연에 기대어 산다. 그러기에 참 먹거리로 선택해 과하지 않게 먹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나의 생각의 변화가 읽혔는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직접 와서 체험하라고 생산자가 그렇게 강조하는가 보다.


돌아오는 길에 그가 이 고된 농사를 계속 지어 주길 간절하게 바라게 되었다
.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생명을 키우는 정직함이 시들지 않는 소중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홍보편집 신미경

*)이 글은 <행복중심> 5,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만드는 과정 모두가 친환경 - 화성한과 송희자, 강석호 생산자



*)이 내용은 여성민우회생협 소식지 <행복중심> 2011년 1,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착하게 살고 싶은 재주꾼-행복지역 김영희 조합원

 

*)이 내용은 여성민우회생협 소식지 <행복중심> 2011년 1,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