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는 쌀만 자라지 않아요!



우리가 매일 먹는 밥. 밥을 짓는 쌀은 논에서 자랍니다. 예전 논에는 메뚜기와 개구리 등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았지만, 농약을 많이 사용하고서부터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쌀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있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에 쌀을 공급하는 충남 홍성과 경기 안성(고삼농협)의 농민들입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생산자들이 짓는 농사를 ‘유기농’이라고 합니다.


유기농을 단순하게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농사라고만 이해하면 2%, 아니 그 이상 부족합니다. 유기농은 자연의 유기적 관계망을 존중하고 사람과 자연, 사람과 여러 생명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농업이니까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농업이어서 논에 생명이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이 살아 있는 논에는 풀, 미생물, 곤충 등 여러 생명이 함께 살아갑니다. 그렇게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논이 되면 동물은 190여 종 이상, 식물은 180여 종 이상이 논과 논둑에 살아갑니다.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논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을 만나보세요.


①개구리밥 개구리가 사는 곳에서 자라고 올챙이가 먹는 풀이라고 해 개구리밥이라고 불립니다. 논에서는 잡초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②실지렁이 논 흙 속에서 빨간 실 모양의 꼬리를 내밀고 흔들거립니다.



③깔따구 애벌레 논 흙에서 애벌레로 지냅니다. 깔딱깔딱 거리며 앞뒤로 움직이며 수서곤충과 물고기의 주요 먹이가 됩니다. 




④거머리
사람이나 다른 동물의 몸에 붙어 피를 빨아 먹습니다.




⑤왕우렁이
물풀, 논잡초, 죽은 수서생물을 먹습니다. 논 잡초를 없애기 위해 일부러 넣기도 합니다.




⑥풍년새우
거름만으로 농사를 짓던 시절 이 새우가 많이 나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⑦소금쟁이
물 위를 스키 타듯 오갑니다. 다리에 기름이 배어나와 물에 가라앉지 않습니다.




⑧잠자리
애벌레 논 속에서 잠자리 애벌레들이 겨울과 봄을 납니다. 5월부터 성충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사진은 아시아 실잠자리의 애벌레.



⑨벼메뚜기
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메뚜기입니다. 농약을 치는 논에서는 살지 못합니다.



⑩참개구리
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개구리입니다. 그렇지만, 농약에 치명적이어 농약을 친 논에는 살지 못합니다. 모내기철에 ‘꾸르륵 꾸르륵’하며 웁니다.



⑪송사리
물살이 약하고 수심이 얕은 곳에서 무리지어 헤엄칩니다.



⑫황새 예로부터 좋은 징조로 여겨진 길조입니다. 너무 귀해져 천연기념물 제199호이며 국제보호종인 새입니다. 황새가 다시 우리나라의 농촌을 찾기를 간절하게 기다려 봅니다.

*논 생물 사진과 설명은 ‘한국논습지네트워크’가 엮은 『논생물도감』(그물코 펴냄)을 참조했습니다. 한국논습지네트워크는 2008년 창원에서 열린 제10회 람사르 총회에서 <습지 시스템으로서 논의 생물다양성 증진 결의문>을 통과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람사르 총회가 끝난 뒤에도 습지인 논과 논의 생물다양성을 유지·복원하는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