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준비 과정이 가장 중요해요”

협동사회경제탐방은 우리 사회 경제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협동과 나눔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다양한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왼쪽부터) 협동조합지원센터 박숙희, 김자현, 김연순, 이경란 운영위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단 함께 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뜻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협동으로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농사일뿐 아니라 김장과 같은 집안일부터 혼례와 같은 경조사까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이웃과 협동하며 해결했습니다.

협동조합은 많은 기업이 문을 닫는 경제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를 통해 경쟁에 묻히지 않고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배려하고 상생하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생긴 후, 5명만 모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장악하면서 생계를 위협받던 자영업자, 취업이 어려운 청년, 믿을 수 있는 의료와 보육 등 사회서비스에 목마르던 사람들은 하나둘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막연한 이익보다는 자신의 필요, 자본보다 사람, 경쟁보다 협동을 외치는 협동조합의 방식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많은 협동조합이 생겼지만, 대다수 협동조합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라졌습니다.


협동조합의 정착을 위해 모인 선배들

2012년, 행복중심생협에서 활동하던 선배들이 모였습니다. 아직까지 협동조합이 생소한 우리나라에 협동조합이 잘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래서 협동조합의 사업아이템 점검부터 창립 준비 과정, 준비 절차와 운영을 하며 겪는 문제까지 살피는 협동조합지원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오랜 시간 생협을 꾸린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행복중심생협에 손수건, 앞치마, 머플러 등을 공급하는 ‘감좋은 공방’과 1인 가구 여성의 삶을 지원하는 ‘그리다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창립총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정관을 만들고 이사회를 운영하는 방식까지 운영의 구석구석을 함께 준비하며 창립을 도왔습니다.



준비과정이 탄탄해야 하는 협동조합

협동조합지원센터로 활동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협동조합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중 대다수는 준비 과정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협동조합 운영 방식과 구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 협동조합과 잘 맞지 않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기도 하고, 출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1인 1표’라는 협동조합의 핵심적인 원칙을 잘 이해하지 못해 구성원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준비할 땐 오랜 시간을 두고 구성원과 치밀하게 토론하고 상의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합니다.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못하면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협동조합 설립 전,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협동조합이 어떤 역사를 통해 성장해 왔는지. 성공한 협동조합이 지켜왔던 원칙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충분히 공부해야 합니다. 막연히 협동조합을 하면 뭔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나 경제적 위기의 돌파구 정도로 생각하고 협동조합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등의 원인을 찾고 해결 방법을 찾는 갈등해결교육

협동조합 지원센터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중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갈등해결교육을 열었습니다.

보통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이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직의 역할과 구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만들도록 돕고 갈등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교육을 합니다. 그렇다고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은 협동조합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사진 왼쪽 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갈등해결교육, 오른쪽 사진은 김연순, 이경란 운영위원이 애용하는 성수수제화 협동조합 수제화


협동조합지원센터는 다양한 협동조합이 생겨 협동조합의 영역이 더 넓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좋은 공방과 같이 화학 섬유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협동조합부터 잉쿱과 같은 교육 협동조합까지. 협동조합지원센터는 협동조합이 사람들에게 삶의 모든 영역에서 대안을 제시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지원센터를 운영해 가겠다고 합니다. 협동조합지원센터의 노력과 열정으로 우리나라에 협동조합이 튼튼히 뿌리 내려 성장해 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