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를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한결같이 그 분야에서 만큼은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걸 느낍니다. 성연 식품 김대환 생산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두유 생산을 시작하셨나요?
94년도에 비집유 우유를 직접 생산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며 2007년까지 강성원 우유에 근무했습니다. 그후 광우병으로 축산업이 많이 위축되면서 식물성 우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때쯤 자연스럽게 소비자 마음이 바뀌면서 두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 두유 중에서 국산콩으로 만드는 두유가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은 그걸 원하고 있었고요. 그래서 국산콩으로 두유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때마침 경영학공부를 시작했고, 지인의 도움을 받으며 2001년 1월, 처음으로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유 400박스를 생산했습니다.
*기존 두유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초창기에는 일반 두유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은 보통 두유보다 진한 성연식품 두유를 낯설어 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 드신 분은 이것만 찾으시더라고요. 콩 본연의 진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한국콩 두유에는 실처럼 섬유소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에 비해 일반 두유는 점 상태로 보입니다. 성연식품에서 생산하는 두유는 맷돌 방식으로 콩을 갈기 때문입니다. 분쇄하지 않고, 맷돌 방식으로 콩을 갈아서 그 안에 있는 섬유소를 파괴하지 않습니다.
보통 두유는 1kg당 두유가 30~40개 정도 나옵니다. 한국콩 두유는 24개 정도가 생산돼요. 거기에서부터 맛의 차이가 생기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토종 종자를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산콩 두유를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린팜과 호박고구마스틱도 생산하시죠?
세상에서 하나뿐인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린팜도 그런 이유에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제품과 다른 생협 조합원들에게 딱 맞는 그런 사양의 스팸을 생산하기 시작했죠. 축산업이 전공이었기 때문에 시작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첨가물을 줄이고, 무항생제 돼지고기로 제대로 만들어서 그런지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2012년부터는 인산염을 아예 뺄 계획입니다.
호박고구마 스틱은 5년 전에 1차 생산자를 돕는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고구마는 수분이 70% 정도를 차지해 튀기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1차 생산자를 돕기 위해 겨울철이 되면 생산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생산자의 철학을 직원들과 어떻게 공유하시나요?
평소 12명의 직원들에게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본 교육으로 식품위생법, 축산물가공처리, 산업 안전 교육 등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합니다. 지금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생활재를 만들기 위해서 미리 대비하는 교육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조합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고요. 다양한 의견을 잘 듣고 개선할 점이 있으면 나은 방법을 연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평소 책을 가까이고 있습니다. 부족한 면을 보충하고 지혜를 얻는 방법으로는 책이 최고인 것 같아요.
공장 안을 꼼꼼하게 돌아보니 생산자가 말했던 철학이 생각났습니다. 매출을 늘리기 보다는 직원을 생각하고, 덜 팔아도 우리 토종 종자로 생활재를 생산하기 위해서 애쓰는 마음이 공장 곳곳에 묻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맛을 지키기 위한 생산자의 부단한 노력의 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종현 편집위원
*위 내용은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소식지 <행복중심> 1,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생산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른 바람이 부는 제주도에서 (0) | 2012.02.14 |
---|---|
[만나고 싶었습니다]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0) | 2012.02.13 |
국내산 잡곡 파수꾼, 괴산잡곡영농조합법인 경종호 생산자 (0) | 2012.02.02 |
팜우유 생산자 이야기 (0) | 2011.12.12 |
영귤 하영 잡숩고 건강홉서 - 유기농 영귤즙, 김순자 생산자 (0) | 2011.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