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생협 토종종자 간담회 개최

요즘은 거의 수입해서 먹는 콩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만주라고 합니다. 2008년 대두의 자급률은 사료용을 제외하면 28.2%, 사료용까지 포함하면 7.1%에 불과합니다. 가축이 먹는 콩을 제외하더라도 우리는 콩을 이용한 식품의 70%를 외국산 콩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루 3끼 중 2끼는 수입 콩을 먹는 셈입니다. 왜 우리나라의 콩은 고향을 떠나게 되었을까요.

지난 7월 5일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생협은 토종종자 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의 신지연 사무국장과 함께 토종종자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2009년 여성민우회생협과 전여농은 ‘만원의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여성농민의 토종 옥수수 재배를 지원하는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우리 토종종자를 지키고, 널리 확산시키기 위한 토종종자 지키기에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이 어떻게 함께 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예부터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씨앗을 갈무리하며 다음을 준비했던 이는 여성 농민이었습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여러 문화권에서 종자를 간수했던 이들 또한, 여성농민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속담에는 씨앗과 관련한 속담이 많습니다. 한 번 찾아 볼까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 믿는다.
농부는 씨앗을 베고 죽는다 ……

‘농부는 씨앗을 베고 죽는다’는 속담은 아무리 배가 고프고 힘들어도 농사를 지을 씨앗은 절대로 먹지 않고, 미래를 위해 남겨두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소중한 씨앗을 여성이 지켜 왔다고 합니다. 옥수수를 대청에 매달아 두고, 파 꽃이 피고 검은 씨를 맺으면 따서 말려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식구들이 먹을 채소를 텃밭에 기르면서 씨앗을 받아 다음해에 다시 키우는 일이 가을에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산량이 많고, 병충해에 강하다는 종자를 종자회사로부터 구입해 심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물의 생물 다양성도 줄어들고, 토종종자도 차츰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대신 다국적 종자회사에서 우리 토종종자를 유전자원으로 보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토종종자는 짧게는 5~6년부터 백년이 넘는 씨앗까지 한반도의 기후와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명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또한, 이 땅에서 농사를 지어 온 농민들의 집단적 지혜와 경험이 농축되어 있는 공동의 재산이기도 합니다.


씨앗은 생명을 움트게 하는 시작이면서, 한 공동체의 식량주권을 지키는 기본이 됩니다. 최근 물가 상승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기름 값이 올라서이기도 하지만, 밀 등 국제곡물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곡물가격이 오르면, 수입 곡물을 이용하는 식품의 원료 가격과 사료비용이 오르고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하니까요.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매우 낮습니다. 쌀이 풍부해 먹는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양이 남아서 풍족해 보일 뿐이라고 합니다. 사실 주식인 쌀의 자급률도 95% 수준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기본 주식인 만큼, 100%를 넘겨야 합니다.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한 비축량까지 생각하면 불안한 수준입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지구의 식량 생산량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 과연 우리들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토종종자 지키기 운동이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식량 생산의 첫 단계인 종자를 다국적 종자회사에 의존하는 상황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점점 종자를 손에 쥔 다국적 종자회사의 요구를 고분고분하게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테니까요.


토종종자 지키기 운동은 전국에 퍼져 차츰 사라져가는 토종종자를 수집하고, 보관하고, 나누는 운동입니다. 여성농민들은 ‘1 여성농민 1 토종종자 채종포 갖기’를 통해 직접 토종종자를 재배하기도 하며 토종종자를 확산하는 실천도 벌이고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을 앞세운 다국적 종자회사의 종자 독점에 대비하려고 ‘토종종자 보관소’를 설립하고, 토종종자에 대한 자료 조사와 정리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토종종자를 지켜 우리들의 먹을거리를 챙기는 일에 도시 소비자인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이 함께 하는 좋은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위험한 미래>
GMO가 무엇일까?
<파괴의 씨앗 GMO>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먹거리 반란>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