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부터 배우는 전기 절약

지난 2011년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전 세계는 탈핵 선언과 실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핵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여름을 났고, 독일 정부는 2022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이른 바 ‘핵발전소 제로 선언’을 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추진키로 하였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전력 수급 경보’가 발령되고 전 국민의 전기 절약을 호소하는 우리네 실정과 비교하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원전 강대국 일본, 그 중에서 가장 큰 도시 도쿄. 도쿄의 전력 사용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습니다. 이렇게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도쿄가 어떻게 원전 없이 살고 있는 걸까요? 이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현명한 절감 3원칙’ 절전이 곧 발전이다
2011년 여름 일본은 후쿠시마 핵사고로 원전이 없는 상태에서 여름을 나면서 전기 사용량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괄목할 만한 것은 2012년입니다. 절전 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2012년 여름 전기 사용량이 전년보다 최대 전력 기준 약 15%(약 900만kW) 절감하는 성과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명한 절감 3원칙’을 바탕으로 사업자와 가정의 대책을 따로 세우고 모두가 실행에 옮겼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기본 3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낭비를 배제하고,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대책을 추진한다.
②전력 피크를 확인하고 필요한 순간 제대로 절전한다.
③경제활동과 도시의 활기, 쾌적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절전한다.

가정의 실천사항은 7가지는 이렇습니다.
①여름에는 냉장고 온도를 ‘중’으로 한다.
②텔레비전은 반드시 절전모드로 설정한다.
③백열등은 LED 또는 전구형 형광등으로 교체한다.
④실내온도가 28도를 초과되지 않도록 에어컨과 선풍기 등을 적절히 사용한다.
⑤최고 기온이 35도 이상 되는 날에는 에어컨 사용을 과도하게 억제하지 않는다.
⑥가전제품을 부지런히 꺼둠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실천한다.
⑦소비 전력이 큰 가전제품은 평일 14시 이후 사용을 피한다. 전력 수급 불균형이 예고된 시에는 특히 용을 자제한다.

사업자의 실천 원칙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기 기기의 절전모드 설정, 적정 실내온도 유지, 조도 500lux 이하를 원칙으로 조명 조도 재검토 등입니다. 특이한 것은 엘리베이터 정지 등 효과는 작은데 부담이 큰 노력은 원칙적으로 실시하지 않는다는 항목입니다. 사무실의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기기 효율의 향상으로 절전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에너지 절약 핸드북’은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고 있습니다. 또한 2012년 6월부터는 도쿄가 인증하는 ‘절전 어드바이저’가 각 가정에 대한 절전과 에너지 절약 대책을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 번 소개해 드린 ‘서울시 에너지 클리닉 서비스’와 닮은꼴 사업입니다. 행복중심생협 대안에너지탈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활동과도 매우 흡사합니다.
특별한 노하우를 기대하셨다면 힘이 빠질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모두 아는 것을 실천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핵 없는 세상이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절전이 곧 발전이라는 것, 핵발전소 없이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