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우유, 어떻게 생산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9월 7일 한 소비자단체의 ‘유기농 우유 및 성분 강화우유와 일반 우유의 가격과 품질 비교’ 결과 발표가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해당 단체는 ‘유기농 우유와 일반 우유가 칼슘 함유량 등 품질에 별 차이가 없음에도 가격이 크게 비싸다’며 우유업체들에 ‘소비자 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하지 말 것’을 권유했습니다.

유기축산을 비롯한 유기농업은 결과물인 생산물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기농업은 농약과 화학비료 등 외부 투입을 배제해 자연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순환’이라는 자연의 법칙에 따른 농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유기농업(축산)은 위험 요소를 배제한 상대적으로 안전한 농산물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아가 유기농업은 지속가능한 농업(식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밑바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협 조합원들은 일반 농산물 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 기꺼이 친환경 유기 농산물을 이용해 왔습니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이 계속되며 가정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소비가 많은 우유와 같은 식품 가격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기농의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영양 성분만을 비교해 유기농 우유가 비싸다는 지적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유기농 우유(팜우유)는 이렇게 생산합니다.


① 송아지부터 엄마 소와 함께 자랍니다
팜우유는 경북 예천군에 있는 소라농장에서 생산합니다. 소라농장은 현재 130여 마리의 젖소와 20여 마리의 한우를 기르고 있습니다. 인공수정을 하지 않고 자연교배를 통해 송아지를 낳게 해 어미 소와 함께 엄마 젖과 유기 사료를 먹으며 유기 축산 기준에 맞게 자라납니다.

② 옥수수 대신 풀을 먹여 기릅니다
일반적으로 가축사료는 유기축산과 관행 축산을 가리지 않고 옥수수 성분이 다량 함유된 농후사료를 많이 사용합니다. 소라농장은 지난 6월부터 사료에서 옥수수의 비율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옥수수가 젖소의 몸에 오메가-6 지방산 성분을 높이는 역할을 해서입니다. 옥수수 대신 밀과 쌀의 부산물, 마늘, 파인애플 껍질을 섞은 후 발효시킨 특허 받은 사료를 먹입니다. 또한, 쌀겨와 콩깍지 같은 농사부산물도 활용합니다. 오는 10월부터는 사료에서 옥수수를 전혀 먹이지 않고 사육할 계획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GMO 사료를 일절 먹이지 않으며, 성장을 촉진하는 항생제․성장촉진제․성장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③ 목장 1곳에서만 젖을 짜 신선합니다
팜우유는 단 1개의 목장(소라목장)에서 기르는 젖소에게만 우유를 얻습니다. 이 목장 저 목장 돌아다니지 않아 운송 시간이 짧아 그만큼 신선하고, 다른 우유와 섞일 염려도 없습니다.

④ 쾌적한 사육 환경에서 기릅니다
소라목장은 햇볕과 바람이 잘 통하는 축사에서 기릅니다. 자연스러운 활동 공간을 확보해 주고, 바닥에는 유기농 왕겨를 넉넉히 깔아주며 청결을 유지해 줍니다.

⑤ 축산 분뇨의 자원화
일반적인 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축산 분뇨는 사료와 항생제 투입 등으로 퇴비로 이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소라농장은 유기 축산을 해서 축산 분뇨를 발효시켜 퇴비로 만들어 지역 농사에 재활용합니다. 그만큼 환경오염 발생을 줄이고, 농업과 축산이 순환하는 모델을 만들어 갑니다.


이렇듯 여성민우회생협에서 공급하는 팜우유는 유기 축산의 원칙에 충실하게 생산합니다. 가격만 보면 유기농 우유가 비쌀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합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해 요소가 없고, 생산하는 과정을 알려도 조합원의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생산자의 생산 보장·조합원이 이해할 수 있는 '적정 가격'
여성민우회생협은 매년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생활재 가격(마진율)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생산자와  협의해 가격을 결정합니다. 가격 책정의 기준도 생산자의 생활과 지속가능한 생산을 보장하고, 투명한 정보공개에 기반한 조합원이 이해할 수 있는 ‘적정한 가격’을 책정합니다.
정직하게 생산한 유기농 우유, 팜우유에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립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이 글은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9월 2회 생활재 안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