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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고 달래며 키운 탐스러운 복숭아

▲ 왼쪽부터 영천농민회작목반 방현경, 이영수, 최봉학, 최상은 생산자. 방현경, 이영수, 최봉학 생산자는 복숭아와 천도복숭아를, 최상은 생산자는 거봉포도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다함께 사진 촬영을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아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어르고 달래며 키운 탐스러운 복숭아


영천농민회작목반 이영수 생산자


올해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에게 천도복숭아와 복숭아를 공급하는 생산자는 영천농민회작목반이다. 영천농민회 활동을 하는 생산자 작목반으로 현재 열다섯 농가가 함께 천도복숭아, 복숭아, 살구, 포도 농사 등을 짓고 있다. 영천농민회작목반 이영수 생산자는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이 이용하는 살구를 생산하고, 천도복숭아와 복숭아도 공급할 예정이다.


농사짓기 어려운 복숭아

어떤 과일이든 친환경 농사는 어렵지만, 그중 복숭아 농사는 특히 어렵다. 복숭아를 수확하는 7~8월은 날씨가 가장 덥고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엔 병해충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 복숭아 표면에 작은 상처만 나도 금방 병이 번져 손쓰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일반 관행 농가에서는 병이 오면 수확 시기가 가까워도 농약을 뿌려 병해충을 막지만, 영천농민회작목반

은 수확기에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확 시기가 가까워져오면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고. 게다가 복숭아는 따는 시기가 조금만 어긋나도 너무 덜 익은 상태로 수확하게 되거나 너무 익은 상태로 수확하게 돼 꼼꼼하게 확인하며 수확해야 한다.


건강하게 자라는 환경을 만드는 게 농사의 첫 번째

영천 농민회 작목반 농가들은 대부분 일반 농산물 보다 농약을 1/3정도만 사용한다. 폐지된 저농약 인증 기준보다 더 적은 양이다. 이영수 생산자는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나무를 건강하게 자라는 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먼저 토양의 힘을 기르기 위해 우분, 한약 찌꺼기 등을 섞어 만든 퇴비에 광합성균과 같은 미생물을 섞어 뿌린다. 또 복숭아나무 근처에 호밀을 재배해 물이 고이지 않고 빠져나가게 해 복숭아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


가장 중요한 일은 복숭아나무가 골고루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수형(나무의 형태)을 가꾸는 것이다. 이영수 생산자는 복숭아가 건강하게 자라기 좋은 수형을 만들기 위해 복숭아 사랑 동호회도 가입했다. 회원들과 복숭아에 대해 공부하며 다양한 수형을 연구하고 있다. 복숭아 재배 기술이 좋은 일본에 기술을 배우러 다녀오기도 했다고.


복숭아나무가 골고루 햇빛을 받고 가지 사이에 바람이 잘 통하게 하려면 Y자 수형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1년 내내 수시로 수형을 가꾼다. 그래야 복숭아가 열려도 가지가 쳐지지 않고 햇볕을 잘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일반 농산물처럼 농약을 사용하고 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복숭아나무를 부지런히 어르고 달래며 길러야 한다고.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 복숭아 나무 주변에 잡초가 그대로 남아 있다.


친환경 농업의 원래 취지를 되살리는 게 필요해

이영수 생산자는 올해부터 폐지된 저농약 인증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더 많은 수고를 해야 하는데 같은 국내산 과일로 판매해야 한다면 누가 친환경 농사를 지으려 하겠냐.”며 저농약 인증 폐지가 친환경 농사의 진입 장벽을 더 높였다고 말했다. 또 저농약 기준으로 농사를 짓던 농가들이 대부분 일반 관행 농사나 GAP(우수농산물관리인증)으로 전환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한다. 이영수 생산자는 저농약 인증 폐지가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이 원래의 취지를 벗어난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초창기 유기 농업, 친환경 농업이 담고 있던 생태적인 삶으로의 전환, 농촌 공동체의 회복,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들려는 이상적인 가치가 퇴색되고 상품으로서의 유기농, 친환경 농업만 남았다고.


복숭아를 보호하기 위해 일일이 봉지를 씌워 병해충을 예방한다.


국가 인증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 자체인증기준

그래서 행복중심생협에서 준비하고 있는 자체인증 기준이 농가들의 혼란을 막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국가 인증 제도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요. 인증을 받고 나면 출하 직전에 농약을 치기도 해요. 인증만 받으면 되거든요. 인증 자체가 상품이니까요.” 그러나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체인증기준이라면 인증을 취득하기 위한 농법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고 가치를 담은 농업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며 자체인증 기준과 같은 대안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했다. 이영수 생산자는 자체인증기준에 맞춰 농사를 지으려면 눈속임을 할 수도 없고, 맛있게 먹어줄 조합원 얼굴이 떠올라 복숭아나무를 들여다보는 날이 많아져 더 힘이 들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친환경 농업이 가진 가치, 농민과의 관계를 알아주는 조합원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영천농민회작목반에서 기르는 천도복숭아와 복숭아는 다른 해에 비해 결실이 좋다. 올해 초 비가 정기적으로 온 데다 따뜻한 날이 많아서 수정이 잘됐다. 장마와 태풍을 잘 견딘다면 다른 해보다 품질이 좋고 맛있는 복숭아를 맛볼 수 있을 거라고.


영천농민회 작목반 이영수 생산자가 열심히 키운 천도복숭아와 복숭아는 7월 초부터 공급을 시작한다. 조합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린다.



방현경, 이영수 생산자 부부는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에게 살구를 공급하고 있다.



행복중심생협 홈페이지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