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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꽃이 피는 건 그저 당연한 일이 아니에요 2
  2. 2019 민중교역 생산자 초청 & 컨퍼런스
  3. ‟눈 앞의 욕심을 좇지 않아야 진짜 농사꾼이지”
  4. 집에서 먹는 그대로 손맛식품 생활재
  5. 좋은 밥 생활재를 위해 한우물만 파겠습니다.
  6.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책임지는 연대
  7. 달콤한 귤, 새콤한 귤, 향긋한 귤
  8. 발랑곤 바나나에 반하나?

꽃이 피는 건 그저 당연한 일이 아니에요

왼쪽부터 방현경, 이영수 생산자

영천 사람사는농원 방현경, 이영수 생산자


복숭아 농사가 먹기만 하는 사람의 생각으론 나무에서 알아서 잘 크다가 한 번 수확하면 되는 것처럼 쉽게 보일 수도 있는 법. 하지만 농부의 실상은 다르다. 3월부터 꽃눈 따고 열매 솎고 봉투를 씌워주는 일을 시작해서 여름이 되고 9월말 까지는 수확하느라 정신이 없다. 조금 숨을 돌리고 나면 바로 가을과 겨울에는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한다. 복숭아는 일 년 농사다. 그리고 벌써 13년의 농사를 지어온 방현경, 이영수 두 부부 생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려움을 안고 내려와 매력을 발견하다
이영수 생산자 부모님이 하시던 살구와 복숭아 농사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아 농사를 지은지 벌써 13년차다. 다행히 초기 기반은 있었지만 문제는 둘 다 농사는 처음이 었다는 것. 그래서 내려올 때는 무섭고 막막했다. 농촌에 살긴 했지만 경운기 몰 줄도 몰랐다. 새로운 도전이었고 가정이 있는 상황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농업을 지키겠다는 굳은 다짐을 먹고 내려왔다. 막상 시작해보니 농사가 참 매력적이었다.


이제는 13년 차 농부지만 처음엔 실패도 많았다. 살구에 서리피해가 커서 2-3년 정도를 거의 수확한 게 없을 때도 있었다. 그 땐 너무 힘들어서 많이 울기도 했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어요. 아무리 기술이 좋고 경험이 많아도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거죠.”

 

복숭아 농장에서 인터뷰 중인 생산자 부부


꿈이 있어 항상 새롭고 설레는 친환경 농사
왜 농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던걸까?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이유를 물었다. 이영수 생산자는 어려서부터 서울대 농대를 가고 싶었다. 실제로 입학도 했다. 그에게 농촌은 좋은 기억들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고민도 많았다. “어렸을 때는 비 오는게 좋았어요. 비가 와야 엄마가 쉬시니까. 다들 힘들게 사는데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죠. 그래서 농업을 공부하고 이런 농촌의 환경을 바꿔보고 싶었죠. 유럽 같은 경우는 농부가 농토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지원도 받아요. 먹을 것을 생산하면서 환경도 지키고 도시민들에게 휴양도 제공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인식이나 현실이 많이 못 미치는게 사실이죠. 그런 현실을 바꿔보고 싶어요.”


농사는 일 년에 한 번 이다. 지금까지 열 세 번 밖에 못해본 것이고 앞으로 30년을 한다고 해도 30번밖에 못하는 것이다. 꾸준히 배워야 하고 항상 새롭다. ‘오늘은 뭘해야 하지?’ 하는 고민을 하면서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12 년 동안 매일 영농일지를 기록해왔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복숭아를 수확하는 시기는 가장 비가 많고 더울 때. 즉, 곰팡이와 세균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다. 복숭아는 달콤해서 벌레들이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복숭아는 친환 경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참 어렵다. 하지만 내려오기 전부터 친환경 재배를 해야겠 다고 마음먹었다. 아이들이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과일을 만드는 것이 스스로의 기준 이다. 십 몇 년 농사 지으며 친환경 방제 노하우도 익혔다. 적어도 수확 20일 전부터는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잔류농약 검사도 철저히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손실도 생기 지만 타협하지 않는다. 땅에는 풀을 남겨둔다. 해충의 천적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치 숲 길을 걷는 것 같은 살구밭
제초제를 쓰지 않아 땅에도 파릇파릇 한 풀이 자란다


여성으로서 함께 농사를 짓는다는 것
사실 시골에서 남자들은 여러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가 유지되는데 여성관계 맺기가 쉽지 않아 힘들었다고 방현경 생산자는 말한다. “시골도 여성들과의 관계가 참 중요해요. 반찬도 주고 밥도 먹으러 가고. 바쁜 생활 속에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죠. 지금은 ‘생활개선회’라는 여성단체 활동을 함께 하고 있어요.”


예전보다는 여성도 활동이 많아지고 농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농협에 가보면 대부분이 남자 조합원인게 현실이다. “처음에는 시골에 내려와 남편은 농사를 짓고 저는 아르바이트를 구했어요. 그런데 시간을 활용하기 더 힘든 거에요. 육아와 경제적 활동을 동시에 하기에는 오히려 같이 농사를 짓는게 더 좋겠 다고 판단했어요.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한 사람은 아이를 보면서 번갈아 일도 할 수있고요.”

 

정성스런 손길로 익어가는 복숭아
주렁주렁 달려있는 맛있는 살구


결실을 보는 기쁨
두 생산자 모두 농사를 매력적이라고 했다. 돈도 벌면서 재미도 있고 자연 속에서 힐링도 된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사랑스럽다. 수확기에 비가 많이 오면 가슴이 졸여진다. 아무리 애를 써도 수확이 어렵고 당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몇 년 전 바이러스가 지역을 휩쓸었을 때, 상해버린 과실을 보며 정말 허무하기도 했다. 그래도 역시 수확할 때 가장 기쁘다. 크고 맛도 좋고 색깔도 이쁜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손수 키운 복숭아를 사먹은 분들이 정말 맛있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이영수 생산자는 스스로 일본으로 농사 기술을 배우러 가기도 했다. 최고의 복숭아를 키우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살구는 말랑하게 잘 익었을 때 가장 맛있다고 한다. 그래서 단단한 것은 적당히 숙성시켜 먹으면 좋다. 시고 새콤한 맛을 좋아하면 그대로 먹어도 좋다. 복숭아는 상온에 보관하고 먹기 30분 전에 냉장고에 넣었다가 꺼내 먹으면 시원하면서도 당도변화가 가장 적다고 한다. 복숭아를 구입하신 분들이 복숭아 타르트 해주시기도 한다. 천도복숭아로 직접 병조림을 한 적이 있는데 껍질을 깎아서 살만 설탕물에 살짝 끓여서 시원하게 두고 먹으면 참 맛있다고 추천했다.

 

자연과 사람을 사랑하는 생산자 부부


생산자의 마음, 행복중심에 와 닿기를
살구 같은 경우는 꽃이 필 무렵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온도를 체크한다. 관리를 잘 못하면 서리 때문에 다 죽어버릴 수도 있다. “봄이 오면 꽃이 피는 것이 당연 하잖아요? 하지만 농사를 지어보면 그게 당연한 게 아니에요. 이번 봄에는 나무에서 꽃이 잘 피어줄까?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그 일이 일어났을 때 굉장히 기쁜거죠.”


행복중심과 맺은 인연이 참 소중하다고 말했다. 안전한 먹거리, 지속가능한 환경을 생각하는 철학 있는 조합원이 많다고. 그래서 이런 생각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행복 중심도 더 발전하길 바랐다. 일을 하다보면 실수를 할 때도 있다. 벌레자국이나 상처가 있는 것도 가끔 섞일 수 있다. 또 수확시기에 비가 오면 열심히 노력해도 맛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땐 생산자를 생각하며 조금 너그럽게 받아주시면 감사하 다고도 덧붙였다.


꽃이 피는게 당연한 것이 아니듯, 우리가 집에서 편하게 복숭아를 받아 먹을 수 있는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배웠다. 올 해에도 생산자의 수고와 정성이 거름이 되고, 사람과 환경을 지키는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올곧은 철학이 길러낸 복숭아가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글 김산 

사진 김산, 김지은

2019 민중교역 생산자 초청 & 컨퍼런스

민중교역 생산자 북가좌매장 방문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요?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은 공정무역의 날입니다. 이 날을 기념해 행복중심생협은 피티쿱과 함께 5월 9일(목) 민중교역 생산자 초청행사와 5월 11일(토) 민중교역 컨퍼런스를 열었습니다. 식량주권을 위한 대안 무역 필리핀 재단 ATPI&ATPF 이사장 노르마 무가르, ATPF 대표 아리엘 가데스, 그리고 팔레스타인 마운트올리브그린의 올리브 생산자 칼레드 히드미 대표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5월 9일(목) 민중교역 생산자 초청행사에선 노르마 이사장과 아리엘 대표는 북가좌매장에 방문해 행복중심 생협의 생활재를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민중교역 생활재 중 하나인 마스코바도를 이용해 우리가 직접 만든 마스코바도 카스텔라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중부여성발전센터로 자리를 옮겨 조합원들이 손수 준비한 음식으로 포틀럭 파티를 열었습니다. 지난해 필리핀 네그로스 교류 행사 때 생산자 공동체에서 음식을 대접해준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입니다. 이후 <민중교역 생산자가 행복중심을 찾아옵니다>라는 주제로 노르마 이사장과 아리엘 대표가 각각 발제를 했습니다. 노르마 이사장은 30년간 필리핀에서 민중교역을 이끌어 왔습니다. 농민 공동체 경제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튼튼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천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리엘 대표는 기금 프로젝트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생산만 가능한 공동체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사례들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생산자를 맞이해 직접 준비한 점심식사
초청 강연 중인 노르마, 아리엘 대표
강연에 참여한 조합원들과 함께 단체사진

민중교역 컨퍼런스 <사탕수수, 올리브 그리고 당신의 삶>이라는 주제로 11일 성수동 언더스탠드에비뉴 신한 두드림스페이스에서 열렸습니다. 피티쿱 회원 생협인 대학생협, 두레생협, 한살림 그리고 행복중심생협은 그간 펼쳐 온 민중교역 활동을 발표했습니다. 행복중심생협은 지난해 다녀온 필리핀 네그로스 생산지 교류행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울생협 김혜경 이사장은 “방문하는 생산자 공동체마다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을 마주했다.” “민중교역을 통해 이 웃음을 지키고 확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마스코바도 한 봉이 만들어 지는 과정에 엄청난 노동력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민중교역 생활재를 소비하는 일에 책임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발표하며 민중교역 생산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민중교역은 단순한 ‘교역’을 넘어 관계를 나누는 행동입니다. 나아가 거대한 자본의 시장에 맞서는 자립운동 이기도 합니다. 행복중심생협은 지속가능한 민중교역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눈 앞의 욕심을 좇지 않아야 진짜 농사꾼이지”

소부리영농조합 정낙현 생산자


“남들은 수박농사가 편하다고 하는데 사실 이건 어려워.” 소부리영농조합 정낙현 생산자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여러번 수확해야 하는 다른 과일에 비해 수박은 한번 수확하면 끝인 것처럼 보여서 다른 과일 농부들이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찬찬히 그 과정을 듣다보니 어렵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생산자가 현재 가꾸는 수박 하우스는 열 동. 출하시기를 조금씩 달리 하며 재배 하는 중이다. 아직은 봄의 기운이 남아있는 5월이었는데도 하우스 안은 푹푹 찐다. 작업 하다보면 40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하우스 안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사진을 찍다 보니 얼굴에 땀이 줄줄 흘렀다.


경험과 부지런함으로 만드는 수박
한 통의 잘 익은 수박을 얻으려면 12월 중순 파종해서 1월 초에 접목을 하고 1월 하순에 정식을 한다. 접목은 박이나 호박의 뿌리에 수박의 줄기를 붙이는 것이다. 그래야 병충해에 강하고 뿌리가 튼튼하다. 접목 후 정식까지 20-25일 기간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온도관리가 정말 중요해 하루에도 몇 번씩 3~4겹으로 덮어놓은 터널을 열고 닫는다. 지금은 소부리 1등 수박을 자부하는 베테랑인 정낙현 생산자도 처음 수박농 사를 지을 땐 실패도 많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낸 우직함과 베짱이 지금의 수박을 있게 하지 않았을까.


정식을 하고 꽃이 필 때 까지 40일 정도 걸린다. 수박은 줄기가 뻗어나가며 잎이 나고 마디가 생긴다. 그래서 수박의 성장은 잎이 나는 마디수로 계산하는데 1차로 7-9마 디가 되었을 때 꽃이 피고 2차는 12마디 때, 3차는 15-16마디 때 꽃이 핀다. 생산자는 3차까지 꽃을 모두 제거하고 네 번째로 20마디 이상이 되었을 때 피는 꽃으로 수정을 한다.

 

일찍 핀 꽃으로 수정을 하면 처음엔 성장이 빨라 보이지만 점점 더뎌져 크고 좋은 수박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생산자는 빠르고 쉽게 수박을 얻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기다린다. 수박의 품질은 곧 생산자의 자부심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벌이 자연수정하는 수박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제아무리 인공수 정을 시켜도 벌이 하는 것보다 꼼꼼하게 일을 할 수가 없다. 대신 벌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수정이 어려워진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최대한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농사를 짓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정낙현 생산자는 소부리영농조합에서도 부지런함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지금도 새벽 4시에 나와 농가를 돌보고 저녁 8시 넘어야 집에 들어간다고 한다. 좋은 품질의 수박을 생산하는 노하우로 생산자는 온도관리를 중요하게 꼽았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시간이 오후 두 시 정도였는데 직접 잎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셨다. “지금 제일 더운 시간에도 잎이 생생한 거 봐요. 이렇게 온도와 수분관리를 하는 게 노하우에요. 잎이 시들었다는 건 이미 뿌리가 말랐다는 거거든요. 농사꾼은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요.” 눈이 와도 쉬는 날이 없고 하루라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온도가 낮을 땐 온도에 맞게 세 번에 걸쳐서 터널을 열고 또 닫아야 한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좋은 수박을 생산할 수 없다.

 

 

농사는 욕심을 부리면 안 돼
힘든 친환경 농사의 길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 이었을까. “부여에서 두 농가가 친환경 농사를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언젠가 저렇게 해야겠다 싶었 어요. 식구들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친환경을 할수 밖에 없잖아요.” 생산자는 자기의 철학을 담담히 열어놓았다. “돈을 보고 농사를 지으면 안 되요. 내 가족이 먹는다 생각하면 약을 칠 수가 없는거니까. 그리고 농사는 마음을 비워야 해요. 올해 잘 못 지으면 내년에 잘 지으면 되요.” 결국 농사는 당장의 이익에 욕심을 가지면 안된다는 말이 와 닿았다. 그게 비단 농사 뿐은 아닐텐데. 힘들고 급해서 멀리 보지 못하고 눈 앞에 놓인 것에만 전전긍긍했던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힘든 시간들도 이겨내고
오래 전 관행 농사를 지을 때 받은 박씨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서 수박 묘종이 거의 다 죽어버린 적이 있다고 한다. 결국 수박을 못하게 되어 토마토를 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직도 날짜를 기억한다고 하셨다. 3월 22일 일요일. 일을 좀 줄여보려고 토마토 터널을 벗겨놓았는데 하필 그날 저녁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식구들과 밤까지 애써 다시 씌우기를 반복했지만 결국 다 얼어버렸다. 그렇게 토마토 농사 3년을 실패하고 그만두니 4년째 토마토 값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수박을 시작했다.

 


올곧은 철학이 만들어낸 단 맛
정낙현 생산자의 수박은 정말 달고 맛있었다. 내가 생산한 물건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자부심, 그리고 ‘과감하게 제거할 건 제거하고 버릴 건버릴 줄 알아야 농사꾼’이라는 철학이 만든 최고의 수박이다. 어떤 사람들은 제대로 크지 못한 것들도 당장 버는 돈 때문에 시장에 내놓는다. 하지만 정품에 비해 맛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수박 농사를 짓기 전, 오이 농사를 할 때도 남들은 30 박스를 보낼 때 본인은 20박스 미만을 보냈다고 한다. 정말 좋은 것만 골라서 보내니 수량은 줄었 다. 하지만 품질을 인정받아 더 좋은 가격을 받을수 있었다고 한다.


소부리영농조합에서 생산되는 수박은 친환경 거름과 함께 녹비작물을 심어 땅을 건강하게 만든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약을 쓰지 않으면 그만큼 땀과 노력이 더 들어간다는 뜻이다. 그렇게 힘들여 뿌리와 잎을 싱싱하게 만들면 당도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생산자는 자신있게 말한다.


서로 배려하면서 기쁨을 나누어가는 것
사실 아무리 정성스레 출하를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아쉬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조합원의 배려를 부탁하셨다. “수박 한 통을 올곧이 맛있게 만들기 위한 생산자의 노고를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맛있고 감사하게 먹어주시면그 마음이 생산자에게도 전해져 힘이 되요. 그러면 당연히 더 좋은 수박을 키워낼 수 있지요.” 일년 농사의 끝에 수확하는 수박을 보는 것이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말하는 생산자의 얼굴에는 활짝 웃음이 피었다.


 글 김산

사진 김산, 김지은

집에서 먹는 그대로 손맛식품 생활재

손맛식품 방상수 생산자

 

 

2007년부터 지금까지 행복중심생협의 든든한 생산자로 함께 해오고 있는 손맛식품의 박상수 생산자. 그녀는 집에서 만드는 방법 그대로 모든 생활재를 손으로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박상수 생산자는 강화도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밭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순무와 국내산 재료를 고집하는 것이 고되지만 보람도 크다고 합니다. 이러한 정성이 통했는지 입소문을 타고 손맛식품의 장과 김치를 꾸준히구입하는 조합원도 생겨났습니다. 손맛식품은 생산에 참여하는 이들도 강화 지역 농민이고, 공장 노동자들도 모두 지역의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2018년 7월에 일자리제공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강화지역에서 여성 고령자의 안정된 부가가치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는 손맛식품 박상수 생산자는 여성의 섬세함과 느리지만 함께하는, 그리고 고령자의 소득이 담보되는 사업장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스스토리를 가진 손맛식품은 단순한 반찬을 너머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영양가 있게 채워줄 양식인 것입니다.

 

 

 

 

 

 

 

된장깻잎찜 100g 3,950원
향긋한 국내산 깻잎을 한 장 한 장 깨끗하게 씻어 손맛식품만의 특별한 된장양념을 층층이 발랐습니다. 된장의 구수함과 향긋한 깻잎향이 어우러져 집나간 입맛도 되돌아오게 합니다.

 

 

 

 

 

 

 

 

 

 

양념깻잎 140g 3,850원
감칠맛 나는 양념을 향긋한 국내산 깻잎에 층층이 발랐습니다. 밥 한 숟갈에 양념깻잎을 한 장 얹어 먹으면 밥 한그릇이 금방 뚝딱!

 

 

 

 

 

 

 

 

멸치아몬드볶음 110g 4,250원
국내산 지리멸치를 현미유로 볶고 양조간장, 유기농설탕을 넣어 만들어 고소하고 짭조름한 맛입니다. 아몬드가 함께 들어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영양반찬으로 강력 추천!!

 

 

 

 

 

 

 

고추장멸치조림 150g 5,650원
국내산 멸치와 매콤달콤한 고추장소스를 버무려 만들었습니다. 손맛식품의 고추장소스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아 밥반찬 고민을 덜어줍니다.

 

 

 

 

 

 

 

 

 

콩자반 170g 4,500원
국내산 서리태로 만든 콩자반입니다. 많이 짜지 않아 밥반찬으로 좋습니다.

 

 

 

 

 

 

 

 

 

 

 

 

홍새우고추장볶음 100g 5,000원
부드럽고 달달한 맛의 홍새우를 직접 담은 고추장으로 버무려 만들었습니다. 적당히 매운맛과 홍새우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진 반찬입니다.

 

 

 

 

 

 

 

 

 

 

 장보기에서 보기

 

 

 

 

좋은 밥 생활재를 위해 한우물만 파겠습니다.

 

 

"사람은 밥심으로 살잖아요,

좋은 밥 생활재를 위해 한우물만 파겠습니다"

 

한우물 최정운 생산자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한국인에게 밥은 중요한 존재다. 식생활이 달라지고, 먹거리가 다양해 지면서 밥은 식문화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밥을 먹지 않으니, 쌀 소비 또한 계속 줄고 있다. 행복중심생협은 조합원의 필요에 맞는 생활재를 공급한다. 식사를 준비하고 차리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조합원의 삶에 맞는 밥 생활재가 필요했다. 간편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생활재. 그래서 한우물과 함께 곤드레밥과, 통새우볶음밥을 개발했다.

 

석발기로 이물질을 거른 다음 사람이 한번 더 이물질을 걸러낸다

 

 

벼농사에서 냉동밥까지

한우물 최정운 생산자는 농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농부가 되었다. 17년 동안 벼농사를 지으면서 쌀 농사에 한계를 느꼈다. 물가와 시설비,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쌀값은 오래도록 제자리였다. 농민들이 제값을 보장받지 못해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도 늘었다. 게다가 쌀 소비가 점점 줄어드니 어려움은 점점 늘어났다. 그래서 최정운 생산자는 쌀 가공을 통해 이 문제를 극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우물은 그렇게 시작했다.

 

맛을 살리기 위해 가마솥에 밥을 짓는다

 

 

더욱 특별한 행복중심 냉동밥

사실 최정운 생산자가 냉동밥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다른 냉동밥 생산지가 많았다. 먼저 시작한 다른 생산지를 따라잡으려면 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그래서 곤드레나물밥 같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고 국내산 재료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양념 등을 넣은 냉동밥을 개발했다. 그리고 마침 간편하지만, 건강한 냉동밥을 만드는 생산지를 찾고있던 행복중심생협과 만났고, 올해 8월부터 곤드레나물밥과 통새우볶음밥을 공급하고 있다. 특별히 행복중심 생활재에는 덕산농협에서 생산한 영양눈쌀을 이용해 만든다.

 

채소와 밥을 따로 볶은 후 섞는다

 

 

밥은 맛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정운 생산자는 한우물 냉동밥의 강점이 밥맛에 있\다고 말한다. 스팀으로 밥을 쪄내는 일반 냉동밥과 달리 한우물은 가마솥에 밥을 한다. 쌀을 불리고 가마솥에 밥을 하고 뜸을 들이는 과정은 집에서 밥짓는 과정과 꼭 같다. 또한 채소와 밥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따로 볶아 섞는다. 그래야 밥과 채소의 맛 모두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들다 보니까, 맛내기가 까다로워요. 그래서 밥맛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연구원을 따로 두었어요. 우리는 영업사원보다 연구원 수가 더 많아요.” 맛과 영양에 대한 연구를 영업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최정운 생산자가 강조했다.

 

새우를 넣기 전 이물질이나 손상된 새우를 걸러낸다

 

 

"저는 여전히 농부에요"

최정운 생산자는 지금도 직접 쌀을 재배한다. 가공식품 생산자 이전에 자신을 농부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최근 쌀가격이 조금 올랐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폭등이라면서 물가 걱정을 해요. 근데 물가는 계속 올랐지만 쌀값은 오랫동안 제자리였거든요.” 라며 쌀값이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쌀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생산자 입장에선 쌀 가격이 오르니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농민들이 계속 쌀농사를 지으려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해요.” 최정운 생산자는 앞으로도 쌀 소비를 위해 더 많은 밥 생활재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간편하지만, 건강까지 생각한 생활재,든든하고 영양가 있는 밥 생활재를 만들어 조합원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려요.”

 

한우물의 외부 전경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책임지는 연대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책임지는 연대

 

 

 

연대(solidarity), 요즘 이 단어에 꽂혀있다.

문득, 유사어인 연결이나 연계, 단결이 떠올랐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연결은 서로 이어지도록 관계 맺는 것, 특히 어떤 일이나 사람과 관련하여 관계 맺는 것을 연계라한다.

단결은 많은 사람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 데 뭉친다는 뜻으로 연결보다 깊고 단단한 관계를만들 것이다.

 

그럼, 이들과 연대는 무엇이 다른가?

연대란 공동의 이해와 목적으로 한데 뭉쳐 함께 행동하고 함께 책임진다는 뜻이다. 보다 강한 책임성으로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연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와 연대하고 있나? 연대를 통해 무엇을 해결하려 하고, 어떻게 책임지고 있나?


행복중심생협은 1980년대 말 사회주부들이 뭉쳐 일상의 생활을 바꿈으로서 세상을 변화시키려 했다. 물질중심, 경쟁중심의 사회, 무분별한 자연

이용으로부터 사람중심, 협동중심의 지속가능한 생태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해왔다. 이는 사회적 약자로서 개별화된 여성이 아닌 협동을 통해

공익적역할을 수행하는 사회화된 여성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방의회 방청 및 의원배출 등 지역자치 활성화, 골프연습장 반대 및

음식물 생쓰레기 퇴비화 등 환경운동, GMO완전표시제 청원 및 공공급식활성화, 식생활교육 등 먹거리 안전을 위한 활동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필요와 과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또, 친환경 농업을 추구하는 농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 국민의

먹을거리 주권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하는 조합원을 확대하는 데 힘써 왔다.

 

조합원은 생산자의 삶을, 생산자는 조합원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30년간 농촌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의 연대를 이어왔다. 현재 이러한 가치

와 신념이 약해지고 내 몸에 좋은 것만 찾는 소비자와 정부정책에 등 떠밀려 돈이 되는 친환경 농사를 짓는 생산자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무도 농사짓지 않고, 어디서도 먹어줄 사람을 찾지 못하던 그때부터 대기업들까지 친환경 제품을 유통하는 지금까지 친환경 농산물 확대에

기여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들의 연대는 유효하다. 농업이 갖는 경제, 사회, 문화, 환경 전반에 걸친 공익적이고 다원적인 가치에

도 불구하고 점점 사라져가는 농업과 설 곳이 없는 농민의 자리, 이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한 먹을거리 기본권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커피 한 잔 값만도 못한 쌀값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해야 하는 이유이다.

나아가 행복중심은 국내뿐 아니라 플랜테이션 농업과 노동착취로 얼룩진 제3세계 국가의 생산자, 노동자들과도 관계를 맺고 그들이 생산한

설탕과 바나나 등 생산물을 공정하게 교역함으로써 그들의 삶과 그들이 속한 공동체를 지원하고 응원하고 있다.

 

필리핀 네그로스섬 서쪽 바끌로드 지역의 사탕수수 생산 공동체와 마스코바도 가공공장에서 만난 얼굴들이 떠오른다. 독재와 제국주의 플랜테이

션농업의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자신들의 삶을 바꾸고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운명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 진정한 연대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과 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성들의 연대,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는 물질 만능주의와 환경 파괴를 향해 달리는 폭주 기관차에 일정 정도의 브레이크 역할,

커다란 벽에 구멍하나 쯤의 균열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가 고용 창출, 빈부격차 해소,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대안 제시 등 시장과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 믿는다.

 

행복중심은 대안 경제의 주체로서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굳건히 이어나갈 것이다.

 

 

강은경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회장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있으신 조합원은 happycoop@happycoop.or.kr로 보내주세요.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달콤한 귤, 새콤한 귤, 향긋한 귤

 

달콤한 귤

새콤한 귤

향긋한 귤

 

귤은 어떤 과일보다 특별한 정서를 지녔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 이불 속에서 귤 까먹던 기억을 떠 올리면 마음이 절로 따스해지니까요.

최근에는 평화와 화해의 전령이 되었으니, 귤은 이제 마음을 전하는 과일의 대명사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귤이라고 다 같지는 않습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름도 모양도 맛도 다 다른 귤.

속속들이 알고 보면 더욱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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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랑곤 바나나에 반하나?

 

 

발랑곤 바나나는요


1. 공정무역으로 생산해요
공정무역으로 생산자의 지속 가능한 생산과 자립을 도와요. 정당한 대가를 지불 받고 내일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요.


2. 화학 약품 처리를 하지 않아요
소규모 농가에서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길러요, 지역주민이 키우는 소나 염소의 배설물과 코코넛 열매껍질 등을 양분 삼아 자라고, 2차례의 물 세척을 거친 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어떤 화학 약품 처리도 하지 않아요.


3. 과육이 쫄깃해요
맛은 새콤달콤하고, 과육은 쫄깃해요. 우리가 흔히 먹던 캐번디시 바나나와는 또 다른 매력을 한껏 맛보세요!

 


간편하게 아침 대용으로 하나,
출출한 아이들 간식으로 하나,
적당히 포만감을 느끼고 싶을 때 또 하나,
자꾸만 손이 가는 바나나 하나도,
공정무역 발랑곤 바나나로 바꾸세요.

 

발랑곤 바나나는 행복중심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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