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 추천'에 해당되는 글 1건

  1. 온 가족이 손잡고 차 만들러 가요~

온 가족이 손잡고 차 만들러 가요~


 

요즘 같은 날씨에 주말에 그냥 집에 있으면 너무 억울하다. 하지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다. 컴퓨터 앞에 앉아 온갖 명소를 찾아보지만 너무 많아서 어디가 어떻게 좋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여름이 가까운 봄의 끝자락에 마음껏 봄을 향유하자. 가족과 함께.

 

 

전남 순천 전통야생체험관으로 출발

전남 순돛� 전통야생차체험관으로 야생차를 만들러 갔다. 이름 그대로 차에 관련된 모든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차를 직접 만들고 시음할 수 있으며 다식, 경단, 화전 등의 차 음식 만들기도 가능하다. 이 밖에 다도 체험, 산방명상 체험은 물론 숙박을 원하는 사람들은 미리 예약을 하고 한옥 체험도 할 수 있다.

 

 

정성을 다하는 순간, 야생차 만들기

우리가 만드는 차는 선암사로 유명한 순천 조계산 일대에서 나는 야생차를 따서 전통기법을 이용하여 수작업으로 만드는 이른바 전통덖음차이다.

차는 차를 다루는 손길에 따라 다채로운 맛과 향을 가진다고 한다. 우리가 만드는 차는 어떤 맛과 향을 낼까? 우리의 마음이 전해진 것인지 차 만들기 강사인 김광수님도 여러분과의 만남도 설레고 우리가 만드는 차가 어떤 향기와 맛을 낼지도 설렌다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김광수님은 야생차 농사를 지으면서 직접 전통 수제 방식으로 차를 만드시는 분이다.

 

먼저 마음을 정갈히 하고 깨끗한 물에 손을 씻는다. 앞치마, 토시, 머릿수건, 장갑을 착용한다. 김광수님이 겨울을 나고 처음으로 따는 찻잎이라 애기 다루듯이 살살 다루어야 한다고 몇 번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차 한 주먹이면 백 명이 나눠 먹을 수 있으므로 정성을 다해서 만들어야 한단다.

 

 

차는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보통 420일쯤 따서 만든 차를 우전이라 하여 제일 좋은 차로 인정한다. 5월에 한창 물이 오른다. 햇빛을 본 만큼 영그는 맛이 난다.

야생차는 하나에서 열까지 사람의 손이 간다. 일일이 손으로 따고 차 만들기에 좋은 잎을 골라낸다. 찻잎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골라 낸 찻잎도 버리지 말고 밥을 할 때 넣거나 보리차 끓일 때 조금씩 넣으면 좋다.

무쇠 솥에 불을 지펴 차를 덖는다. 솥의 온도를 잰다. 차 만드는 사람마다 선호하는 온도가 다른데 우리는 350도 정도가 되었을 때 찻잎을 넣고 바로 덖었다. 첫 덖음에 따라 차 맛이 다르다고 한다. 덖는 과정에서 벌써 차향이 올라온다. 찻잎이 무쇠솥에 닿을 때 마다 나는 따닥따닥 소리도 좋다.

 

수분이 생겨서 축축해진 찻잎을 멍석에 찻물이 들 때까지 힘껏 비빈다. 찻잎에 코팅되어 있는 유효성분들을 터뜨리는 작업이다. 찻잎이 뜨거울 때 비벼야 깨지지 않고 색깔이 흐려지지 않는다. 김광수님이 지금 여러분은 겨울을 나고 올라온 새순과 기운을 교류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내 몸과 차가 만날 수 있도록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비벼 보았다. ! 팔뚝에서 기운이 충만해진다.

 

덖고 비비는 과정에서 차향이 점점 짙어진다. 체험장에 차향이 가득한 줄 모르다가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차향을 더 진하게 맡는다. 김광수님이 차향을 머릿속에 담아놓았다가 나중에 머리가 아플 때 이 향을 생각하면 효과가 있다고 하신다.

 

찻잎은 아주 섬세하므로 차가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덖음의 횟수를 정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9~10번까지도 덖음을 한다. 우리는 7번 덖고 6번 비비는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 건조과정에서는 쫙 펴지 말고 모아서 식힌다. 차향이 날아가지 않고 자기 향을 자기가 빨아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 만든 차는 포장을 해서 집에 가져간다.

 

차 만들기 체험을 직접 해 보니 차 만들기를 왜 구중구포라고 했는지 알겠다. 9번 덖고 9번 비빈다는 뜻으로 그만큼 차를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간다고 그런 표현을 썼다고 한다. 정말 과정 하나하나가 소홀한 것이 없다. 그 과정에서 좀 부족하면 차 맛에서 알아진다고 한다. 하물며 덖을 때 쓰는 장갑도 차향 때문에 찻물로 삶는다고 하고 음식 냄새가 혹시나 차에 베일까 중간에 음식을 먹지도 않고 화장을 한 사람은 차를 만들 수도 없다.

김광수님이 차는 원래 나눠먹는 것이고, 마음을 주는 것이다. 차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오히려 마음을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다. 5월은 가족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게 새겨지는 달인만큼 차 한잔하자먼저 건네서 정성이 담긴 야생차 한잔 내놓으면 어떨까? 좋은 사람들끼리 귀한 차 한잔 서로 나누다보면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게 될 것 같다.

 

이용 문의

차 관련 프로그램 : 다례체험, 차 만들기 체험, 다식체험, 다도 강좌 등

프로그램 체험료 : 어린이 5,000/ 청소년 7,000/ 성인 10,000

차 시음체험 : 12000

한옥 체험료 : 가족실(2~4인실) 50,000/ 단체실(10~15인실) 150,000

전화예약 : 전남 순천 전통야생차체험관 061-749-4202, 4203

인터넷예약 : http://scwtea.com

 

 

  함께 가 볼 만한 곳: 천년고찰 선암사

많은 선승을 배출한 태고종의 본산으로 875년 도선이 창건한 절로 무지개 모양의 승선교 등 많은 보물과 주변 경광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절이다. 한국 최고의 토종매화 산지로서 400~600년 된 매화는 향이 깊고 빛깔이 아름다워 매화 중에서도 명품. 감상 포인트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선암매가 터널을 이루는 약 100m에 이르는 돌담길. 이 밖에도 선암사의 봄은 진달래, 철쭉, 동백꽃, 제비꽃 등 각종 꽃들이 어우러져 오색찬란한데 절이 워낙 작고 아담해서 보기좋게 조화를 이룬다. 아침 7시까지 선암사에 가면 아침공양을 할 수 있다. 절에서 여행객들을 위한 숙식 가능하고 여름방학 겨울방학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운영. 문의 061-754-5247

 

전이미경 편집위원

*)이 글은 여성민우회생협 소식지 <행복중심> 5~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