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이 우리 삶을 행복하게 바꾼다"

"협동조합이 우리 삶을 행복하게 바꾼다"

3월 15일, 박원순 시장 초청 조합원 토크쇼 개최


행복중심생협연합회는 지난 3월 15일 한국불교역사기념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조합원 토크쇼 "행복중심생협이 묻고, 원순씨가 답하다"를 열었다. 이날 토크쇼에는 김연순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전 회장이 사회를 맡고, 박원순 서울시장, 안인숙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회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김연순 박원순 시장과 안인숙 회장 두 분 다 협동조합에 특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협동조합의 매력에 빠진 계기가 궁금하다.


박원순 1990년에 일본을 방문했다. 먹거리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생활협동조합부터, 자동차 정비 협동조합, 복지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협동조합이 있었다.  그 모습이 좋아 보여서 국내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시장이 되어 직접 할 수는 없으나 많은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분야를 넓혀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안인숙 2000년도에 행복중심생협의 전신인 여성민우회생협에 가입했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가입했는데 협동조합의 구조가 가진 매력에 사로잡혔다. 내가 출자하고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를 생협에서 처음 발견했다. 생활 속에서 나를 주인으로 만들어 주고 민주시민이 되는 훈련을 시켜주는 협동조합에 푹 빠지게 됐다.


김연순 2012년 말 협동조합 기본법 통과 이후, 국내에 '협동조합 붐'이 일었다. 우리 사회에 익숙하지 않았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경제 영역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원순 협동조합은 즐거운 것이다. 지금 사회는 경쟁중심, 성장 위주의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는 즐거움을 동반한 삶의 질이 향상되기 어렵다.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만 살아남는 사회는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다. 협동의 힘으로 만들어 가는 경제사회에서는 모두가 승자이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 사람들이 이런 행복을 바라는 것으로 생각된다.




김연순 박원순 시장님은 세계 여러 곳의 사회적 경제 사례를 살펴보신 것으로 안다. 기억에 남는 국내·외 사회적 기업모델을 소개해 달라.


박원순 서울 노원구에서 아파트 입주자대표들이 모여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쳐 년 1억 원 가까운 비용을 절감했다. 이들을 서울시 공공일자리 에너지 컨설턴트로 채용했다. 1년 정도 경험을 쌓고 스스로 자립해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이런 방식으로 7개의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것은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시도다. 이런 노력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이라 여겨진다.


김연순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은 마을 모임과 소모임 등 ‘마을’에서 살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생협 조합원과 우리 시대 시민들에게 마을의 의미, 나아가 마을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안인숙 마을이 생기면 더는 혼자 외롭게 살지 않아도 된다. 내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는 상호의 도움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원순 마을은 학교다. 좋은 학교들을 둘러보니 선생과 학생을 넘어 학부형, 동네 이웃들이 학교로 들어오는 것을 봤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의 전통 사회 속에 있었다, 온 동네가 교육장이고 모든 부모님이 선생님이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먹고 살기는 좋아졌지만 각박해졌다. 각자 집에 가면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이웃이 누군지 모른다. 이런 사회는 안전하지 않다. 마을은 서로 안다. 아이들도 안심하고 놀게 할 수 있다. 익명의 사회가 아닌 곳,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에 사는 것. 그것이 ‘마을에서 사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행복중심형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김연순 오늘 토크쇼를 준비하면서 매장과 홈페이지, 현장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그중 몇 가지를 골랐다. 행복중심생협 조합원 중에는 주부들이 많아 보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 국내·외에 육아·보육에 대한 좋은 사례들을 소개해 달라.


박원순 이탈리아의 ‘볼로냐’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은 전문적인 교육학자 한사람이 4~5개의 어린이집을 맡아 함께 보육에 대한 커리큘럼을 제시한다. 아이들이 호기심과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고민하고 제안한다. 어릴 때부터 선행학습에 시달려 공부가 싫어지게 만드는 우리나라 교육 체계와는 다르게 어릴 때부터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돕는 보육시설이 존재하는 것이다. 행복중심생협과 같은 협동조합에서 어머니들이 모여 함께 보육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공동육아나 어린이집을 계획해 서울시와 힘을 합쳐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 이런 보육체계가 부모들이 더 신뢰할 수 있는 체계라고 생각한다.


안인숙 행복중심생협에도 품앗이 형태의 육아모임이 있다. 아이를 길러본 어머니들의 육아 노하우와 협동조합의 경험을 살려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협동조합이 우리 삶을 바꾼다”


김연순 먹는 것만큼 어떻게 사는가도 중요한 문제다. 협동조합 방식의 주택공급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박원순 주택도 협동조합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대상이다. 좋은 예로 마포구에 있는 성미산 마을의 ‘소행주’를 꼽을 수 있다.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이라는 이름이다. 9세대가 함께 모여 공동으로 주택을 지었다. 혼자 집을 짓는 것은 힘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함께 지으면 어렵지 않다. 서재나 주방, 세탁 공간 등을 공용 공간으로 만들어 공간이나 비용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옥상 텃밭도 함께 일구며 산다. 이곳은 9세대지만 더 많은 세대가 함께 인 것을 상상해봤다. 텃밭도 더 크게 일궈 먹거리도 해결하고, 경로당과 어린이집도 만들어 마을을 이루는 것이다. 비용의 문제는 서울시금고의 기금을 활용할 수 있다. 그 기금을 이용해 조금 저렴하게 혹은 긴 기간 동안 융자를 받아 비용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주택문제를 건설회사가 주도해 아파트들을 만들었다. 이제는 시민이 주도하는 이상적인 주택단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 협동조합들이 그런 꿈을 꾸면 좋겠다. 꿈을 꾸면 언젠가 현실이 되는 것을 믿는다.


김연순 마지막으로 행복중심생협조합원과 생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인숙 우리 협동조합이 보여줘야 할 것은 독점과 경쟁이 아닌 협동하는 모습이다. 우리의 무기는 더 협동하는 것에 있다. 행복중심생협과 함께 하는 많은 사람과 함께 더 많이 협동할 때 이 사회가 더 탄탄한 협동사회 경제체제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박원순 일본에 갔을 때 그린쿱을 보았는데, 조합원이 200만 명이었다. 행복중심생협이 힘을 내서 30주년에는 그린쿱을 능가하는 생협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행복중심생협 창립 2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