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복지기금'에 해당되는 글 3건

  1. 천 원으로 만드는 모두의 행복, 2014 협동복지사업 보고회
  2. [협동복지기금사업]행복한 음식을 배달하는 행복밥차
  3. ['다행' 육아강좌]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

천 원으로 만드는 모두의 행복, 2014 협동복지사업 보고회

지난 7월 2일(수) 오전 10시 30분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2014 협동복지사업 보고회’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협동복지기금 조성에 참여해 온 조합원을 모시고 협동복지사업의 경과와 2014년 지원사업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공유하였습니다. 내가 낸 협동복지기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조합원과 나누는 첫 자리였습니다.

축사에서 하승우 협동복지기금 배분위원장(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은 “요즘 같은 시대에 협동복지사업이 더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며 “지역에서 상호호혜의 복지를 추구하는 협동복지사업처럼 서로가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관계가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면 세월호 사건과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인숙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회장 또한 인사말에서 “협동복지기금 ‘지원’ 사업이라고 편의상 말은 하지만 기금을 주는 조합원과 사업을 집행하는 단체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우리가 사업의 대상인 동시에 주체인, 우리를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협동복지사업은 2010년 9월 기금 모금을 시작해 2012년과 2013년, 그리고 2014년에 걸쳐 총 17개의 사업에 2,995만원을 지원했습니다. 2013년 12월까지 전체 기금 참여자는 670명, 모금액은 총 5,165만원입니다.

2014년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의 건강 먹거리 지원, 마을공동부엌 조성을 통한 1인 가구의 반찬 나눔, 소외계층의 건강 강좌와 검진을 지원하는 의료복지협동조합, 노년세대의 삶을 기록하고 자녀세대와 함께 소통하는 시니어사업, 토종종자 채종포 일손돕기 등 중․고등학교 청소년 봉사활동 등 5개 사업에 지원하였습니다.

삶의 어려움을 협동의 힘으로 스스로 해결함으로써 좀 더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고 있는 5개 사업의 보고내용을 짧게 정리하여 덧붙입니다.

봉일천 다문화 공부방의 ‘토요점심공동체’
매주 토요일에 공부방에 모여 점심을 만들어 먹습니다. 인스턴트 음식 대신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배웁니다. 그리고 편식 않기, 음식 남기지 않기, 식사 후 양치질 하기 등 올바른 식습관과 자립심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관악구 마을공동부엌
지난 6월 행복중심 낙성대 매장 옆에 마을공동부엌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혼자 하기 어려운 반찬을 여러 사람 힘으로 공동으로 해결해 1인 가구 등의 식생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건강 충전 프로젝트’
구리시 장애인가족지원센터와 손잡고 발달장애 어린이를 자녀로 둔 학부모의 스트레스 관리 강좌와 건강 검진 지원 및 1 대 1 맞춤형 건강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 건강 문제에 소홀했던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삶을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산여성회 ‘오래된 미래, 세대공감 여행 1+2+3’
노년세대의 지나온 삶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자녀에게 전해주고자 합니다. 자녀세대는 그 삶의 과정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통해 부모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세대 간에 공감과 소통을 이룹니다.

청소년 자원봉사단 ‘그린위더스’
청소년 인권 강좌 및 토론, 토종씨앗 채종포 일손돕기 등 청소년들의 당면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주체적인 사고로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역량을 기릅니다.



[협동복지기금사업]행복한 음식을 배달하는 행복밥차

행복한 음식을 배달하는, 행복밥차

2012년 3월 9일 금요일,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행복중심 낙성대 매장 조합원 활동실에서 몇몇 조합원이 모였습니다. 협동복지기금 사업으로 선정된 <행복밥차>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행복밥차>는 생협의 생활재를 이용해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간식을 만들어 주는 사업입니다. 3월부터 세 달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간식을 만들어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갑니다.

행복밥차 때 사용할 여성민우회생협 생활재


오늘은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생협 김혜경 조합원이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간식 메뉴는 닭튀김, 유정란참치샌드위치, 떡볶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만 엮어 만들었습니다. 30명의 아이들이 먹을 재료가 모였습니다. 이걸 언제 만드나 싶었는데, 조합원들이 모이니 어렵지 않게 간식을 만듭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만들어주던 경험으로, 정성스럽게 재료를 손질하며 간식을 준비합니다.

재료를 손질하며 간식 만들 준비


한쪽에서는 유정란과 감자를 삶고, 한쪽에서는 샌드위치에 들어갈 채소를 다듬고 자릅니다. 닭튀김을 만들 재료를 손질하고,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육수를 우려냅니다. 시간을 내어 아이들을 위해 만들 간식을 손수 만듭니다.

유정란참치샌드위치, 떡볶이, 닭튀김 완성


닭튀김, 유정란참치샌드위치, 떡볶이가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음식이 식기 전에 아이들에게 직접 배달을 갑니다. 오늘 간식을 전달할 공부방은 관악구 은천동에 있는 ‘두리하나 공부방’과 ‘맑은샘 공부방’입니다.

두리하나 공부방과 맑은샘 공부방


두리하나 공부방은 관악구가 재개발되던 시절부터 철거민 지원으로 공부방과 지역도서관운동을 시작했고, 현재 이 공부방에서는 초등학생 20여명과 중학생 4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맑은샘 공부방은 25년 전부터 봉제미싱사들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시작된 영아탁아사업이 현재 공부방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오랜 시간 지속적이고 안정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초등학생 11명, 중학생 3명, 고등학생 3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두리하나 공부방에 찾아갔을 때는 아이들이 수업 중이어서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같은 동네에 있는 맑은샘 공부방에는 아이들이 상을 펴고 간식 먹을 준비를 하고 행복밥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푸짐한 간식을 보며 환호성을 터뜨린 아이들. 작은 접시에 먹을 양만큼 덜어 담아 행복한 간식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 행복밥차는 4월 6일(금)에 출발합니다. 새로운 간식을 가지고, 두리하나 공부방과 맑은샘 공부방 아이들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관악구 은천동이 생협 재료로 만든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으로 조금 더 행복해진 것 같습니다. 

['다행' 육아강좌]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

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육아강좌를 열었습니다. ‘다행’은 이번 2011 협동복지기금 사업에 선정되어 배분받은 기금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서 성공회대 고병헌 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근처 지역 주민들이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 모였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를 데려온 엄마들이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탁아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였음에도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자 곧 강의가 시작했습니다.


고병헌 교수는 지금 부모가 경험한 시대와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는 시대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전 사회는 산업 사회여서 소위 말하는 '기술(스펙)'이 중요했지만 아이들이 사는 시대는 정보와 지식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서는 이미 기술이 기술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강요할 수 없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아이는 그 부모를 통해 세상을 경험합니다. 부모의 말에 담긴 개념으로 세상을 만나갑니다. 그래서 부모가 '사유'하는 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사유한다는 것은, 성찰한다는 것은 당연하게 드는 생각을 다르게 생각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당연하게 튀어나오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죠. 그런 방식의 사유를 하게 되면 부모 자신의 삶이 먼저 새롭게 됩니다. 낯선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부모와 대화하고 살아가는 아이도 부모가 경험하는 낯선 세상, 새로운 세상을 경험합니다. 그 가운데 부모의 설렘이 아이의 설렘이 됩니다.


부모의 이야기가 아이의 세상을 만듭니다. 무의식적으로 이야기하는 '행복'이라는 단어에도 부모가 경험한 세상, 개념이 담겨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한번 봅시다.
"이게 다 너 성공하라고 하는 얘기야." 
하지만 이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는 이미 많이 오염돼 있습니다. 오염된 개념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살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삽니다. 그런 아픈 개념을 왜 자식에게 강요하는 걸까요.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는 아이들의 세상이 됩니다. 요즘 아이들 욕을 정말 많이 하죠. 그 언어 안에 결국 그 아이들의 세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건 부모가 보여준 세상이죠. 부모가 먼저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합니다. 설레는 감정을 잃어버린 부모가 어떻게 자식에게 꿈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부모 자신은 드라마를 보며 즐거워하고, 진동하면서 아이는 책을 읽으며 즐거워하길 바랄 수 없습니다.

교육은 전문인이나 숙련공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삶'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순환적으로 사는지, 반복하며 사는지 돌아보세요. 계절은 순환하는 것이지 반복하지 않습니다. 반복과 순환의 차이점은 '설렘'입니다. 부모의 삶이 반복이 아닌, 순환하며 그 안에 '설렘'이 있다면 아이는 그렇게 설레는 삶을 살게 됩니다.

고병헌 교수는 시 하나를 소개하며 강의를 끝맺었습니다.

[흔들리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비가 온다고 아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행동은 '충동'이며, 누구나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겁니다. 부모는 존재로서 아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비를 맞아 주는 존재입니다. 아이는 몸은 젖을지언정, 부모가 옆에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걸 보며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한쪽에서 탁아 선생님과 놀았습니다. 물론, 엄마의 손길이 아직은 필요한 아이들이었지만 강의도 같이 들으며, 친구들과 놀기도 하며 2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몇몇 조합원과 주민들은 '아프다'고 했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도 있고, 사실이라 해도 이런 생각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병헌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같은 생각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혼자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고, 사유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모여 지역의 든든한 기반이 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했죠.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진행한 첫번째 육아강좌였습니다. 다음달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체조'를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엄마도 아이도 모두 행복하기 위해 '다행'은 계속 모입니다. 1, 3째주 화요일에 '다행' 모임이 있습니다. (문의 02-3492-7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