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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꾸고 싶은 청년들이 만드는 '청년연대은행(준)'을 소개합니다



2011년 협동복지기금사업으로 선정된 ‘청년유니온’에서 ‘청년연대은행(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청년연대은행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청년들이 서로 도우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청년협동조합’이자 대안적인 ‘사회안전망’입니다.


'청년연대은행(준)' 조금득 준비단장


‘청년연대은행(준)’의 준비단장을 맡고 있는 조금득 준비단장은 故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남 일 같이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청년유니온의 한 조합원이 쌀이 떨어져 굶고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순간 혹시 이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지 덜컥했는데 잠시 후 그 글 밑으로 사람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쌀을 주고, 생활비를 보태고, 모금 운동을 하자는 의견까지. 이런 게 바로 연대의 힘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등록금과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 구조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청년들은 단기, 계약직과 같은 불안정한 노동을 하며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임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죠. 학자금대출 상환에 월세, 교통비, 통신비 등을 내고 나면 저축을 하기도 어렵고, 일을 해도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워킹푸어(Working Poor)’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사회 어디에도 이런 청년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현행 고용보험제도도 취업자를 중심으로 운용되는데다 자발적인 이직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구직자, 실업자, 아르바이트생들도 이용할 수 있는 대안적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상호부조조직의 필요에 의해 ‘청년연대은행’이 만들어졌습니다. 


청년들의 상호부조조직을 만들기 위해 청년유니온과 함께일하는재단이 함께 2011년 한 해 동안 ‘상호부조사업’ 연구를 진행하고 그 과저에 15~34세 청년 300여명을 대상으로 ‘불안정 노동청년과 사회안전망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9.7%는 취업 상태이지만 정규직은 19.1%뿐이었습니다. 취업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121만 8천원이며, 48.5%는 평균 1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9%는 최근 1년 사이 현금이 없어 급하게 돈을 비린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생활비(51.0%), 학자금(21.0%), 주거관련비(12.0%)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는 경제적 이유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이른바 ‘삼포세대’의 모습이었습니다. 

청년연대은행은 ‘삼포세대’들이 교통비, 통신비 등 급전이 필요할 때 10만~15만원씩 지원해 줄 수 있는 기금을 조성해 긴급자금지원을 할 뿐만 아니라 소액대출, 소액저축 등 청년들의 경제자립을 돕기 위한 금융상호부조시스템을 만들 예정입니다. 또한 재무 상담사 역할을 지향하는 재무상담 교육 및 정서, 직업 상담 등 재능기부를 바탕으로 한 재능상호부조 시스템을 함께 두어 청년 당사자들이 서로 도우며 함께 자립할 수 있는 조직, 청년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청년협동조합’으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 진행 중


오늘은 ‘청년연대은행’을 만들어가기 위해 그룹별로 진행하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 함께 참석했습니다.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인터뷰에서는 구직을 하며 겪는 어려움과 청년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수다를 떨 듯,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구직활동을 하면서도 기본적으로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금과 생활비는 고스란히 빚이 됩니다. 식비 걱정에 약속도 잡지 못하다 보니 계속 홀로 있을 수밖에 없고, 구직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불안을 넘어 초조해지기까지 합니다. 영어점수는 2년마다 갱신해 줘야 하고, 다시 공부하려면 부담스러운 학원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이나 기술을 배우려 해도, 아카데미와 교육 과정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빚을 내서 배운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 몸이 아프면 병원비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적성과 꿈을 찾기 위한 직장보다는 빨리 구해서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단기알바나 계약직을 뛰게 됩니다. 열심히 버는데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고, 덜 먹고 덜 쓰며 저축을 한다 해도 다시 실업 상태가 되면 결국 다시 그 돈을 쓰게 됩니다. 


악순환 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연대은행은 청년들의 요구를 조사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청년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연대은행을 만들려 합니다. ‘은행’은 금융상호구조의 의미도 있지만 청년들의 꿈과 재능이 모여 있는 의미도 있습니다. 각 사람이 가진 재능과 열정을 나누며 꿈을 키우고, 다시 꿈꿀 수 있는 희망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조합원 여러분이 모아준 협동복지기금, 지역 곳곳에서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랜 준비 단계를 거쳐 시작한 ‘청년연대은행(준)’이 청년세대를 넘어 전 세대의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