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에 해당되는 글 4건

  1. 향긋한 봄나물 생산자 이야기
  2. 과일과 통(通)하는 사람들, 933환경농업영농조합법인
  3. 경북 상주 새벽농장에 다녀왔어요!
  4. 만드는 과정 모두가 친환경 - 화성한과 송희자, 강석호 생산자

향긋한 봄나물 생산자 이야기

정직하게 농사짓는다는 얘기, 꼭 전해주세요, 이범균 미나리 생산자


이범균 생산자 부부

이범균 생산자는 충북 청원에서 친환경 농사만 10년 동안 지었습니다. 친환경 농사를 짓기 전에는 일반 관행으로 20여 년 농사일을 했습니다. 친환경 농사를 짓게 된 계기를 물었습니다. 간단한 답이 돌아옵니다. “내가 살고 싶어서 그랬지.” 농약 때문에 몸이 붓고, 피부가 빨갛게 변하는 걸 경험하며 ‘이러다 정말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친환경 농사로 전환했고, 정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농사를 지었습니다.
 

이범균 생산자는 10년 동안 미나리를 주품목으로 생산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미나리 농사에 관해서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지만 처음 미나리 농사를 지을 때는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합니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지금은 미나리가 가장 잘 자라는 조건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누가 미나리 농사짓는 법을 물어오면 그때를 생각해 자세하게 가르쳐준다고 합니다. 
 

미나리


지금 공급하는 미나리는 10월에 심었습니다. 1년에 2번 정도 친환경 퇴비를 주어 토양관리를 해줍니다. 미나리는 충분한 수분이 있어야 잘 자라기 때문에 수분 공급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풀도 일일이 손으로 다 뽑아줍니다. 미나리는 온도가 높은 여름철이 되면 진딧물이 생기기 때문에 농사 짓기 어렵다고 합니다. 한번 진딧물이 생기면 그 자리는 다 베어내고 친환경 방제를 합니다. 
 

이범균 생산자는 조합원들에게 ‘정직하게 길렀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말합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해로운 건 전혀 사용하지 않고 길렀기 때문에 먹는 사람에게도 약이 되는 미나리입니다. 





깐깐한 생산자가 길러 더욱 알차고 실한 얼갈이, 최대영 얼갈이 생산자

최대영 생산자




팔당에서 95년부터 친환경 농사를 지은 최대영 생산자는 얼갈이, 로메인, 생채 등을 기르고 있습니다. 특히 얼갈이는 농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쭉 길러온 작물이라고 합니다. 꼼꼼하고 정직하기로 주위에서 모두 인정한 최대영 생산자는 유기농 사양을 맞추는 것 이상으로 좋은 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친환경 퇴비도 작물의 생육 상태와 다음에 기를 작물 계획에 따라 그때그때 양을 다르게 사용합니다. 작물이 자랄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쓰는 것입니다.
 
지금 자라는 얼갈이는 12월 초에 심었습니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40~50일 정도 지나면 수확하지만 지금은 날씨가 추워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밤에는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으로 온도 조절을 하고 낮에는 특별한 가온 처리 없이 하우스 안에서 자랍니다. 얼갈이는 벌레가 잘 생기고, 한번 출하하면 처음부터 다시 길러야 하는 작물이라 아무래도 농가에서 선호하는 작물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꾸준히 얼갈이를 생산하는 것은 손이 많이 가더라도 조합원에게 다양한 채소를 공급해 주려는 최대영 생산자의 마음 씀씀이입니다.


얼갈이



길고 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만물이 긴 잠에서 깨어나는 봄, 푸른 채소로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에서 보기
 

과일과 통(通)하는 사람들, 933환경농업영농조합법인

경북 상주 모동에 있는 백화산. 병풍처럼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이 산의 높이는 해발 933m. 지역의 산을 바라보며 자연과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농사꾼들이 공동체 이름을 ‘933’으로 정했다. 그렇게 933환경농업영농조합법인의 이름이 탄생했다. 뜻을 알고 들으니 더욱 정겹다.
933환경농업영농조합법인은 여성민우회생협에 포도와 복숭아를 공급하는 생산지로  조합원 4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친환경농업인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제대로 된 농사를 짓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박석원 생산자, 933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

박석원 생산자에게 농사를 지으며 어떤 점이 가장 힘든지 물었더니 ‘힘든 거 하나도 없다’ 말한다. 20년 동안 포도나무를 키우다 보니 포도가 주인 마음을 다 아는 것 같다고. 아프지 말라 하면 안 아프고, 잘 자라달라 하면 잘 자란단다. 그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포도 농사를 오래 지었다 해도 농사라는 게 마음으로만 되는 건 아닐 텐데. 그러다 주렁주렁 포도가 열린 나무들 사이로 겨우 포도 한 송이를 힘겹게 붙들고 있는 나무가 보였다. 자세히 보니 하우스 곳곳에 그런 나무들이 있다. 

말라버린 나뭇가지


말없이 그 나무를 쳐다보자 박석원 생산자가 말한다. 올해 초, 이상기후 현상으로 냉해를 입은 나무라고. 하지만 죽지 않고 살려는 발버둥으로 겨우 겨우 포도 한 송이를 열어냈다. 

그제야 ‘힘든 거 없다’는 박석원 생산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이해했다. 포도가 박석원 생산자의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그도 포도의 삶을 아는 것이다. 작년에도 이상기후 현상으로 포도 농사가 힘들었다. 또 다시 겹친 냉해로 포도나무는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해야 했다. 박석원 생산자는 그 포도나무 곁을 묵묵히 응원하며 지켜줬다. 그 치열한 싸움을 알기에 힘든 거 하나도 없다 말했을 것이다. 

열심히 익어가는 포도들



"포도를 쳐다보는 표정이 정말 사랑이 가득 담겨 있어요!"
"당연하지요, 20년을 만난 사인데..."

박석원 생산자는 인위적으로 생장을 조절하는 호르몬제, 제초제, 토양소독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잿빛 곰팡이병, 탄저병 등 병충해를 막기 위해 현미식초와 목초액을 사용한다. 일반화학농약대신 석회보르도액과 석회유황합제를 쓰고, 화학비료대신 소똥, 쌀겨, , 톱밥, 미생물을 90일 이상 발효한 퇴비를 준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만 나무에 줘야 한다는 게 박석원 생산자의 지론이다. 이렇게 길러낸 포도가 열심히 익어가고 있다

 
하우스 가득 포도나무의 열심이 느껴진다. 양분을 빨아들이고, 각종 병과 싸움을 하며 여름 내내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에게 공급할 포도를 익힌다. 달기만 한 포도는 금방 질린다. 하지만 상주 포도는 단맛과 신맛이 적절히 어우러져 진정한 포도 맛을 느낄 수 있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은 상주 지역의 특성과 그 환경에서 자라려 하는 포도나무의 생존력이 맺은 결실이다. 




성동현 생산자

복숭아만큼 가녀린 과일이 있을까? 복숭아나무는 과실나무 중에서 특히 병에 약하다. 여성민우회생협에 공급되는 복숭아는 저농약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저농약 농사라도 복숭아를 저농약으로 키운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고. 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땅을 준비하고, 나무 내성을 기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건 바로 생산자의 몫이다. 성동현 생산자도 그렇게 복숭아를 기른다. 성동현 생산자도 그렇게 복숭아를 기른다. 친환경 천연 방제법으로 석회보르도액과 석회유황합제를 사용하고, 세균성구멍병, 잿빛곰팡이, 심식나방 등을 쫓으려 현미식초와 목초액, 막걸리를 쓴다. 복숭아나무 주변으로 수북이 풀이 자라지만 성동현 생산자는 제초제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자라면 깎고, 또 자라면 또 깎고. 반복되는 풀과의 전쟁에서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농사일에서 가장 힘든 게 풀을 깎는 일이지만, 그렇게 힘들게 농사를 지어서일까. 친환경 농사꾼으로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비가 쏟아진다. 이 비를 맞고 복숭아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복숭아는 오전 10시 전에 따야 무르지 않는다. 수확할 시기를 놓치면 나무에서 떨어져 상처가 나고, 그 복숭아는 출하할 수 없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포장을 하고 조합원에게 공급한다. 모든 과정에서 세심하게 배려해야 맛과 품질이 상하지 않는다. 복숭아는 그런 과일이다.
 




성동현 생산자가 붉은 빛 복숭아를 건넨다. 한입 베어 무니 입 안 가득 진한 향기가 퍼진다. 가녀리지만 진한 향기를 머금고 있다. 성동현 생산자는 이 진한 맛을 조합원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다 한다.  



 이상기후와 장마를 견디며 포도와 복숭아가 무르익고 있다. 자연의 섭리와 생산자의 정성이 자란 여름 과일과 함께라면 무더운 여름도 거뜬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여성민우회생협 안내지 8월 1호에 실린 '생산자 이야기'입니다.


 

경북 상주 새벽농장에 다녀왔어요!


2011년 4월 9일 오전 8시.
사당역에서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4월 생산지 견학 및 체험'을 떠나기 위해서였죠.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경북 상주 새벽농장'!

하지만 이날따라 엄청나게 많은 차가 몰려 톨게이트 빠져나가는 길이 너무 길었습니다.
버스전용차선까지 밀릴 정도였어요.
2002년부터 저희와 생산지 체험을 함께해 주신 베테랑 운전기사님께서도
명절 때보다 더 많이 밀린다고 하시더군요.

버스에 탑승해서 오늘 하루 함께 보내게 될 사람이 누구인지 자기 소개 시간을 했습니다.



또 공기쌤이 준비해 오신 신나는 노래 부르기와 빙고 게임!



아이들은 신나게 노래도 부르고, 빙고 게임도 하면서 간식을 선물로 받았어요.

4시간 반의 긴-긴- 여행길.
지쳐갈 무렵, 드디어 상주 새벽농장에 도착했습니다.



신난 아이들!
좋은 햇살과 맑은 공기.
번잡하던 도시와 달리 탁 틔인 전경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더군요.




어서오세요~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시는 생산자 선생님 :D




맨 왼쪽에 계신 선생님이 조원희 선생님이세요.
그리고 상주에 계신 생산자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눴답니다.
(한분 한분 사진을 올리면서 소개하고 싶은데, 사진이 너무 많이 흔들렸어요. ㅠ_ㅠ)



탁자에 앉아 선생님의 환영 인사를 열심히 듣습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밥 많이 주세요오!

 

맛있게 드세요 :D


신선한 각종 나물과 시골 고추장 그리고 된장국.
이렇게 푸짐한 비빔밥은 정말 처음이었어요.
나물 종류만 무려 10가지 정도 됐다니까요!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다양한 채소의 향기와 따뜻한 밥이 어우러져 금세 한 그릇 뚝딱!

 


하늘 높이 솟대를 들고 찍은 사진이에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죠.


조원희 생산자 선생님께서 사과 농장과 배 농장을 견학시켜 주셨어요.
폭식폭신한 땅을 밟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유기농 농사가 힘드실 텐데도 땅과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생산자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나무 하나 하나를 아끼시고 보살피시며 설명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죠.

 


원래는 배꽃 수정을 하러 갔는데, 저희가 조금- 일찍 와서 아직 배꽃이 피지 않았답니다.

금방이라도 꽃을 피울 것 같죠?
3~4일 후에는 하얀 배꽃이 가득 필 거래요.
조금 아쉬웠지만 농사는 '하늘과 동업'하기 때문에 이런 날도 있는 거겠죠? :D


이어진 감자심기 시간!
감자 선생님께서 감자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와 어떻게 심는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열심히 감자를 심는 아이들.
구멍 안으로 감자를 넣고 흙을 잘 덮어 줘야 해요.
깊이 넣어 줘야 가뭄에도 감자가 잘 견딜 수 있답니다.

 


감자심기에 이어 땅콩도 심었어요.

땅콩은 한 알씩 구멍에 넣고 흙을 덮어 줍니다.

함께 간 아이들이 아주 한몫을 든든히 했어요.
아이들도 흙을 만지며 신나게 놀았지요.



사람은 자연과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흙을 밟고, 흙을 만지고, 풀과 나무 내음을 맡고, 맑은 공기에 숨을 쉬며.
우리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도록이요.



그리고 생산자 선생님들께서 버들나뭇가지로 버들 피리를 만들어 주셨어요.





겉 껍데기와 속 나뭇대를 분리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이게 기술이 필요하더라고요.

 


이렇게 나무 끝 껍질을 갈라 손으로 비비면 속 나뭇대와 껍질이 분리된다고 하시는데!
저는 아무리 돌려도, 비벼도, 움켜 쥐어도 분리가 되지 않았어요. ㅠ

아이들은 신나게 버들 피리를 불며 뛰어다녔죠.
삐익-삐익- 빼액- 뿌욱- 길이와 굵기에 따라 정말 다양한 소리가 나더군요.



상주에서의 즐거운 시간이 마무리되어 갈 때쯔음-



선생님들께서 준비해 주신 푸짐한 상.

 

부침개와 손두부 한상이 펼쳐졌답니다.

먹어도 먹어도 계속 나오는 부침개와 직접 만든 두부.
너무 맛있었어요.
거기에 시골 막걸리 한잔도-


옹기 종기 모여 이야기도 나누었지요.
하지만 이제 떠나야 할 시간-



다같이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어요.



인사를 나누고, 길을 떠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산자 선생님들의 마음을 듬뿍 느낄 수 있었어요.

다음 생산지 견학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각 단위생협에서 준비하는 다양한 생산지 체험 프로그램이 있으니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를 눈여겨 보세요 :D
(www.minwoocoop.or.kr)

원문보기

만드는 과정 모두가 친환경 - 화성한과 송희자, 강석호 생산자



*)이 내용은 여성민우회생협 소식지 <행복중심> 2011년 1,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