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고구마'에 해당되는 글 2건

  1. 여주에서 건강하게 기른 햇고구마
  2. 고맙다, 고구마

여주에서 건강하게 기른 햇고구마

땅속에서 자라는 고구마. 어느 작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고구마처럼 땅 속에서 자라는 작물을 먹는다면, ‘어떤 땅’에서 자랐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고구마는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경기도 여주는 남한강 변에 위치해 통기와 배수가 잘되는 모래참흙이 많아 오래전부터 고구마 재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고구마가 맛있으려면 낮에는 햇볕이 풍부해 광합성 작용이 활발해 알이 굵어지고, 밤에는 선선해 전분을 충분하게 축적해야 합니다. 경기도 여주는 고구마가 여무는 가을에 적당하게 비가 내리고,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선선해 고구마 재배에 최적의 조건입니다.

여기에 더해 엄기영 생산자는 고구마와 다른 작물을 돌려짓기하며 땅의 좋은 기운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9월 19일 경기도 여주를 찾았습니다. 밤고구마 수확으로 한창 정신없이 바쁜 엄기영 생산자가 반겨줍니다. 젊은 농민이 귀한 요즘, 당연하게도(?) 동네에서는 막내입니다. 그래도 벌써 17년째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 농민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스물넷 청춘에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했습니다.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소중한 농업에 대한 고민을 놓을 수 없었고, 자급자족하며 사는 삶이라는 인생철학 때문이었습니다.


“땅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농사를 시작한 첫해부터 고추와 땅콩, 감자와 옥수수 등 밥을 차려 먹는 데 필요한 여러 작물을 길렀습니다. 자급자족이라는 삶의 철학 때문이기도 했지만, 지력을 잃지 않도록 윤작(돌려짓기)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의 작물만 생산해 토양을 황폐화하는 것이 올바른 농업인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지금도 고구마만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배추와 무도 심고, 이제는 귀한 대접을 받는 수수와 차조 등 잡곡 농사도 짓습니다.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고구마

매년 3월 씨 고구마를 파종한 후, 4월에 싹을 잘라 밭에 옮겨 심습니다. 옮겨 심은 후 약 100일 정도 지나야 밤고구마를 수확합니다. 수확한 고구마는 7일에서 10일 정도 자연건조를 시킵니다. 그 후 수확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해주는 ‘큐어링’ 작업을 마치고 조합원에게 공급합니다. 고구마는 ‘예민한’ 녀석이어서 매시기마다 제때 할 일을 꼭 해주어야 잘 자랍니다. 고구마 한 알에는 생산자의 꼼꼼한 정성이 들었습니다.



돌려짓기로 땅심을 잃지 않은 좋은 땅에서 자란 고구마

고구마는 덩굴쪼김병이 가장 무섭다고 합니다. 덩굴쪼김병은 고구마가 뿌리를 내리는 시기에 세균이 침입해 발병합니다. 덩굴쪼김병이 발병하면 흙을 아예 갈아엎어야 하는데, 고구마를 연이어 짓는 밭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엄기영 생산자의 생산 철학인 돌려짓기가 훌륭한 예방법입니다. 땅의 힘을 잃지 않아 좋은 기운이 가득한 땅에서 건강하게 자란 포슬포슬 밤고구마를 장바구니에 담아주세요.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로 가기

고맙다, 고구마

오래전 아버지가 퇴근길에 안고 들어오던 종이 봉지와 그 담겨 있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란 고구마. 할머니가 화롯불에 구워 주던 군고구마. 긴 겨울밤 아랫목에 모여 앉아 이불 덮고 가족이 함께 먹던 고구마. 간식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고구마처럼 추억과 향수가 담긴 간식은 많지 않다.

그 옛날, 고구마는 사람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구황(救荒)작물이었다. 고구마는 가뭄이 들어 물이 없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가난했던 그 시절, 감자와 달리 날 것으로 익힌 것으로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던 고구마는 ‘하늘이 내린 귀한 작물’이었다.

지금은 미국 우주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 시대 식량 자원으로 선택할 만큼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구마에는 식물성 섬유소와 비타민C가 풍부하고, 몸속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바뀌는 ‘베타카로틴’이라는 항산화·항암물질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고구마를 즐겨 먹으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감기에 잘 걸리지 않으며 기미와 주근깨가 사라진다’고 한다.

이 가을, 고구마가 제철을 맞았다. 뜨거운 고구마에 우유 한잔을 곁들이면 최고의 간식이다. 잘 구운 고구마에 신김치 한 조각을 얹어 먹는 개운함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삶아 먹고, 구워 먹고, 튀겨 먹어도 맛있는 가을철 별미. 줄기와 잎, 뿌리까지 버릴 게 하나 없어 말 그대로 ‘완벽한 식품’인 고구마.

고맙다, 고구마.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에서 보기

고구마 생산자 이야기 - 기운 좋은 땅, 여주에서 건강하게 길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