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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에 가득찬 구수한 메주 냄새, 장익는 마을




충북 단양 방곡리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장익는 마을’에 방문했습니다. ‘장익는 마을’은 1월 20일까지 예약을 받고 있는 여성민우회생협 메주 생산지입니다. 눈이 쌓이면 길이 통제되는 굽이굽이 산 길을 지나 들어가니 확 트인 공간에서 구수한 콩 냄새가 납니다. 


충북 단양 방곡리 장익는 마을 전경

 

산 속에 위치한 ‘장익는 마을’ 장학이 생산자가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메주를 생산한 건 1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장익는 마을에 들어서면 메주 작업장 뒤편에 있는 넓은 공간에 옹기 종기 장독이 모여 있습니다. 200여개의 장독대가 나란히 줄을 맞춰 서 있는 모습은 도시에선 구경할 수 없는 멋진 광경이죠. 


쭉 늘어선 장독대, 된장이 가득 가득 채워져 있답니다

 

오전 9시, 장익는 마을에서 메주 쑤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콩을 세척하고 불리는 건 그 전날 모두 끝내 둡니다. 솥에 콩을 넣은 후 새벽 4시 반부터 4시간 동안 콩을 삶고 뜸을 들이는 작업을 합니다. 작업장 안에 있는 큰 솥에 한번에 350kg 정도 되는 콩을 삶을 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 내내 열심히 삶아진 콩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장익는 마을에서 메주를 쑬 때 사용하는 콩은 ‘대원콩’이라는 종자입니다. 단양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콩과 유기 콩을 수매해 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역 농가 생산자들에게 직접 수매한 콩을 사용합니다.

삶은 콩을 담아 분쇄기에 넣고 모양을 만듭니다. 분쇄기에 콩을 넣고 틀에 맞춰 나오는 메주 덩어리를 일정한 크기로 자릅니다. 잘라진 메주를 다시 한번 손으로 잘 뭉치고 예쁘게 다듬어 24시간 동안 초벌 건조를 합니다. 이 작업은 장익는 마을 근처 마을 주민인 할머니들의 몫입니다. 친구처럼 자매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메주를 만들 때면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장익는 마을에서 4~5년을 근무한 베테랑이기도 합니다.  



방금 빚은 메주에서 모락모락 김이 납니다. 옆에서 사진을 찍다가 삶은 콩을 하나 주워 먹었는데 이렇게 달고 고소한 콩은 처음입니다. 정말 계속 손이 갑니다. 집에서 직접 메주를 쑤던 시절, 할머니가 콩을 갈아 메주를 만들 때 옆에서 떼어 먹던 경험 있는 분들 계시죠? 이제 그런 시간도 다시 겪기 어려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같이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메주를 직접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바로 만든 메주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24시간 동안 1차 건조를 합니다.

 

이제 시간이 필요합니다. 먼저 1차 건조를 해야 합니다. 바로 말리게 되면 수분 때문에 안 좋은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50도의 열풍에서 24시간을 말려주면 겉이 딱딱해집니다. 그 후에 온돌방에서 서서히 띄웁니다. 이 방의 온도는 밤낮 상관없이 35도를 유지합니다. 여기에서 15일 정도 시간을 보냅니다.


메주 띄우는 방입니다. 35도로 방의 온도를 유지해 주며 메주가 잘 뜨기를 기다립니다.



이 방에 들어서니 먼저 톡 쏘는 메주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따뜻한 공기 때문에 밖에서 추위에 떨던 카메라 렌즈가 뿌옇게 변합니다. 곧 눈이 따가워 눈을 깜빡이게 됩니다. 메주가 잘 뜨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날짜 별로 보니 조금씩 생긴 모습이 다릅니다. 시간이 오래된 메주일수록 겉이 까맣게 변해 있습니다. 이렇게 뜬 메주가 잘 뜬 것이라고 하네요. 15일 정도 따뜻한 곳에 있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보관 창고로 자리를 옮깁니다. 




잘 떠진 메주 속을 한번 살펴볼까요? 메주 속까지 까맣게 변했습니다. 이런 메주가 된장, 간장, 고추장의 재료가 된다니 참 신기합니다.



그러는 동안 다시 다음에 삶을 콩을 씻습니다. 세척기를 사용해 모래와 불순물을 골라내고 깨끗이 콩을 씻어 놓습니다. 콩을 씻어 커다란 솥에 다시 콩을 넣습니다. 이 콩이 또 잘 익어야 다음 메주를 만들 수 있겠죠. 콩을 삶는 물은 모두 지하수를 이용합니다. 100m 아래서 끌어올린 지하수로 콩을 삶고, 콩을 삶은 물은 또 따로 모아 주변 농가에게 준다고 합니다. 농사에 사용할 목초액이나 영양제를 만들 때 콩 삶은 물이 좋은 재료라고 하네요.


장익는 마을의 메주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에게 공급할 메주가 잘 익어가고 있습니다. 흔히 메주에는 하얀 곰팡이만 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노랗고 연두 빛이 나는 곰팡이도 핍니다. 하얀 곰팡이가 죽어가면서 그런 빛깔을 낸다고 해요. 메주가 잘 떴을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메주 반 말(왼쪽)과 한 말(오른쪽)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에게 공급될 메주는 상자에 담아 공급합니다. 
최근 메주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식품 안전 사고가 많아져 직접 장 담그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네요.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잘 발효된 메주가 있다면 장 담그기,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장익는 마을 생산자들




[여성민우회생협 메주 예약 안내]
예약 시기: ~1월 20일까지
공급 시기: 2월 13일부터 2월 18일까지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 가기 
콩이 좋아야 장맛이 좋으니까, 장맛이 좋아야 음식맛이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