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배즙'에 해당되는 글 1건

  1. 마을도 살리고 싶은 이장님이 노래를 들려주며 경쾌하게 기른 배

마을도 살리고 싶은 이장님이 노래를 들려주며 경쾌하게 기른 배




지난 10월 14일 경기도 양평에 있는 미디언농산을 찾았다. 과수원에 도착하자마자 경쾌한 음악 소리와 ‘달그랑’하는 종소리가 배밭 가득 울렸다. 배밭에서 울리는 활기찬 음악처럼 미디언농산의 배도 알차게 여물고 있었다. 


조합원을 생각하며 정성껏 기르는 배

과일은 당도가 높아 다른 작물에 비해 병충해가 많다. 그래서 친환경 농사를 짓기 어렵다. 미디언농산의 권윤주 생산자는 저농약으로 배를 생산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친환경 농사는 어렵다고 말한다. 고독성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 자주 풀을 베어야 한다. 성장조절제를 주지 않고 농약을 연 6회 이하로 사용하니 갑작스레 병충해가 생기거나 기후가 급변해 배가 잘 자라지 않으면 고스란히 손해를 본다. 그래도 권윤주 생산자는 그 이상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믿고 이용해준 조합원과의 신뢰 때문이기도 하고 20년 전 농약 중독으로 그 위험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특별함’을 먹고 자라는 배

권윤주 생산자는 탐구심이 많고 연구하기 좋아해 친환경 배 농사를 지으며 다양한 농법을 연구했다. 그러다 EM효소룰 활용해 액비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홍삼을 발효시킨 퇴비와 콩물에 EM효소를 넣어 뿌려 주니 토양의 미생물이 많아져 뿌리가 튼튼해졌다. 뿌리가 튼튼해 양분을 잘 흡수하니 자연스레 배의 당도가 높아졌다. 


권윤주 생산자는 미디언농산 배나무 곁에 스피커를 설치했다. 배에게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배나무에 음악을 들려주는 일이 생소할 수 있지만, 배나무도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배나무 잎 세포벽이 소리의 파동을 감지해 세포막에 전달하면 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져 병해충에도 강해지고 배의 당도도 더 높아진다고. 음악은 밝고 경쾌한 클래식과 그린음악을 주로 들려준다. 그린음악은 자연에서 녹취한 새소리, 물소리 등으로 만들었다.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사람도 기분이 밝아지고 활기차지는 것처럼 식물도 마찬가지다. 식물도 동물처럼 생명을 가지고 스스로 삶을 사는 생물이라는 것이다. 





환절기에 이용하면 좋은 미디언농산의 배즙

권윤주·장순옥 생산자는 도라지배즙과 그린음악배즙 등 배를 가공한 생활재도 생산한다. 도라지배즙은 직접 기른 저농약 배와 무농약 도라지, 생강을 달여서 만든다. 그린음악배즙은 배를 농축해 즙으로 가공했다. 배 이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아 순수한 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배는 기관지에 도움이 되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도라지배즙은 따듯하게 데워 먹으면 기침에 효과가 좋다고 장순옥 생산자가 말했다.


지역과 함께 하는 미디언농산

권윤주 생산자는 13년째 마을 이장을 하고 있다. 친환경 농사뿐 아니라 농촌 문제, 지역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농촌에 일자리가 줄어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문제, 고령화로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는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 그래서 지자체 도움을 받아 배 수확과 잼 만들기 등 체험을 하는 체험마을을 만들었다. 체험마을에 필요한 일손은 마을 사람을 채용하고, 필요한 식재료는 모두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사용한다. 체험마을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사례가 되어 다른 지역에서 보러오기도 한다고 한다.


권윤주·장순옥 생산자는 마을공동체 사업이나 농촌 지역을 활성화하는 좋은 사례가 있으면 찾아가 배우고, 적용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먹거리를 만드는 일로 지역과 사회까지 변화시키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권윤주 생산자의 바람은 지난 20여 년의 시간 동안 행복중심생협과 함께 걸어올 수 있었던 힘이다. 



행복중심생협 장보기 페이지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