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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협동복지사업]엄마와 아이가 다 행복한 그곳, 다행
  2. ['다행' 육아강좌]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

[협동복지사업]엄마와 아이가 다 행복한 그곳, 다행

2월 7일, 협동복지사업으로 진행 중인 육아소모임 ‘다행’에서 엄마들을 위한 탈핵 강좌가 도봉구 방학동의 커뮤니티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서 열렸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원자력발전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행’에서 함께하는 엄마와 아이들도 원자력 발전에 대해 함께 강의를 듣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번 강의는 김현 녹색당 창당준비위원이 맡아 주었습니다. 김현 선생님은 작년 여성민우회생협 협동복지사업 기금배분 심사위원이었습니다. ‘다행’ 가족들과 선생님 모두 그 사실을 알고, 한참을 반가워했습니다.

김현 선생님

 
후쿠시마 이후, 우리는 어떤 세상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미 원전에 대한 우려와 불안전에 대한 건 어느 정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본 후쿠시마에서 유출된 방사능 물질의 양이 많게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68.5배에 달한다고 일본 정부에서 공식 인정했습니다. 
방사능 피폭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미량이면 ‘괜찮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인체에 영향이 없는 정도의 피폭’이라는 건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미세한 피폭이라도 DNA를 포함한 분자결합을 방사선이 절단, 파괴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일본의 한 박사가 이야기했죠.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원전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21개가 있고, 7개가 건설 중이며, 6개가 계획중이고, 8개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전은 불공평합니다. 원전의 위치를 보면 모두 사람이 많이 없는 시골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짓지 않죠. 안전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발전소를 지을 때는 사람이 드문 곳에 짓습니다. 원전은 비경제적입니다. 사용한 핵연료는 10만년 동안 보관해야 하고, 건설비와 유지비, 폐기비 등을 보면 단가가 가장 높은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탈핵으로 가기 위해서는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를 의무적으로 폐쇄하고, 신규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에너지효율성을 향상시키며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해야 합니다. 탈핵을 위해서는 ‘정치’가 중요합니다. 총선과 대선의 이슈로 원자력발전소 문제를 들고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차원의 에너지전환 추진이 필요합니다. 이미 박원순 서울 시장이 핵발전소 1기를 없애는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관심과 집중이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알아야 합니다.


김현 선생님의 강의가 끝나고,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다행’에서 함께하는 조합원들이 싸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뒷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뛰어 놀고,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엄마들은 밥을 먹습니다. 각자 싸온 반찬을 나누고, 요리법도 묻고, 그동안 지낸 이야기도 나누며 풍성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식사 후에 ‘물물교환’이 펼쳐졌습니다. 아침에 올 때, 다들 짐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이들 짐이겠거니 했는데, 그 안에 도시락과 함께 나눌 물건이 들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테이블 위에 하나둘 펼쳐놓는데 벌써부터 흥민진진합니다. 누가 어떤 물건을 가지고 왔는지 살핍니다. 작아진 아이옷부터 살림살이까지 내게는 필요없어진 물건이 다른 사람에겐 필요한 물건이 됩니다. 금세 테이블이 가득 찼습니다. 물건 탐색을 한 후, 제비뽑기로 순서를 고릅니다. 번호 순서대로 먼저 가져가고 싶은 걸 집으면 됩니다. 그렇게 물건이 없어질 때까지 서로서로 물건을 나눕니다. 


열정의 물물교환 시간이 끝난 뒤, 여유롭게 앉아 차를 마십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신나게 놀고, 엄마들이 모여 안내지를 보며 생활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눕니다. 다행에 함께하는 엄마와 아이들이 늘어 이제 20명이 되었습니다. 육아, 살림에 대한 정보가 나눠지고 같은 동네에 사는 엄마들이 서로 모여 친구가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가베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활동과 이야기로 채워져가는 ‘다행’. 한참 엄마와 아이가 ‘다’ ‘행’복하게 협동복지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다행' 육아강좌]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

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육아강좌를 열었습니다. ‘다행’은 이번 2011 협동복지기금 사업에 선정되어 배분받은 기금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서 성공회대 고병헌 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근처 지역 주민들이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 모였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를 데려온 엄마들이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탁아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였음에도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자 곧 강의가 시작했습니다.


고병헌 교수는 지금 부모가 경험한 시대와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는 시대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전 사회는 산업 사회여서 소위 말하는 '기술(스펙)'이 중요했지만 아이들이 사는 시대는 정보와 지식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서는 이미 기술이 기술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강요할 수 없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아이는 그 부모를 통해 세상을 경험합니다. 부모의 말에 담긴 개념으로 세상을 만나갑니다. 그래서 부모가 '사유'하는 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사유한다는 것은, 성찰한다는 것은 당연하게 드는 생각을 다르게 생각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당연하게 튀어나오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죠. 그런 방식의 사유를 하게 되면 부모 자신의 삶이 먼저 새롭게 됩니다. 낯선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부모와 대화하고 살아가는 아이도 부모가 경험하는 낯선 세상, 새로운 세상을 경험합니다. 그 가운데 부모의 설렘이 아이의 설렘이 됩니다.


부모의 이야기가 아이의 세상을 만듭니다. 무의식적으로 이야기하는 '행복'이라는 단어에도 부모가 경험한 세상, 개념이 담겨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한번 봅시다.
"이게 다 너 성공하라고 하는 얘기야." 
하지만 이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는 이미 많이 오염돼 있습니다. 오염된 개념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살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삽니다. 그런 아픈 개념을 왜 자식에게 강요하는 걸까요.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는 아이들의 세상이 됩니다. 요즘 아이들 욕을 정말 많이 하죠. 그 언어 안에 결국 그 아이들의 세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건 부모가 보여준 세상이죠. 부모가 먼저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합니다. 설레는 감정을 잃어버린 부모가 어떻게 자식에게 꿈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부모 자신은 드라마를 보며 즐거워하고, 진동하면서 아이는 책을 읽으며 즐거워하길 바랄 수 없습니다.

교육은 전문인이나 숙련공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삶'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순환적으로 사는지, 반복하며 사는지 돌아보세요. 계절은 순환하는 것이지 반복하지 않습니다. 반복과 순환의 차이점은 '설렘'입니다. 부모의 삶이 반복이 아닌, 순환하며 그 안에 '설렘'이 있다면 아이는 그렇게 설레는 삶을 살게 됩니다.

고병헌 교수는 시 하나를 소개하며 강의를 끝맺었습니다.

[흔들리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비가 온다고 아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행동은 '충동'이며, 누구나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겁니다. 부모는 존재로서 아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비를 맞아 주는 존재입니다. 아이는 몸은 젖을지언정, 부모가 옆에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걸 보며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한쪽에서 탁아 선생님과 놀았습니다. 물론, 엄마의 손길이 아직은 필요한 아이들이었지만 강의도 같이 들으며, 친구들과 놀기도 하며 2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몇몇 조합원과 주민들은 '아프다'고 했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도 있고, 사실이라 해도 이런 생각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병헌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같은 생각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혼자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고, 사유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모여 지역의 든든한 기반이 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했죠.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진행한 첫번째 육아강좌였습니다. 다음달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체조'를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엄마도 아이도 모두 행복하기 위해 '다행'은 계속 모입니다. 1, 3째주 화요일에 '다행' 모임이 있습니다. (문의 02-3492-7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