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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좋은 공방, 그녀들의 '감'이 좋다




그녀들, 감이 좋다. 원단을 고르는 감부터 디자인 감, 이 세상에 대한 감까지. ‘감좋은 공방’을 이루는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 건강, 다른 하나는 재활용. 감좋은 공방이 통치마를 만들어 프리마켓에 팔던 것도, 주방에서 사용하는 소품들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다 이 이유에서다.

감좋은 그녀들, 조합원에서 생산자로

감좋은 공방은 (준)협동조합이다. 작년에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올 12월부터는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워커즈 형식이 아닌, 개인 출자를 하고 같이 운영하는 협동조합 형식으로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이 모여 공방을 시작했다. 현재 생산팀 4명, 운영위 2명 총 6명이 함께하고 있다. 이 여섯 명은 한 달에 2번씩 모여서 협동조합 공부 모임을 한다.

생산팀은 김양순, 남은선, 길경미, 김정현 이렇게 4명이 함께한다. 아담한 작업실에는 4대의 재봉틀이 옹기종기 붙어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통치마, 통바지, 손수건, 스카프, 모자 등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동북여성민우회생협 행복중심 매장에서 프리마켓 형식으로 조합원을 만났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포인트가 있는 감좋은 공방 옷과 소품은 조합원들 사이에서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갔고, 드디어 9월부터 정식 생활재로 등록해 여성민우회생협 전 조합원에게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의 취향이 뚜렷이 드러나는 옷보다는 소품을 먼저 공급하기로 했다. 발매트, 냄비받침, 앞치마, 주머니, 주방용장갑, 방석 등이다.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이 생산자가 되어 조합원을 만나게 된 것이다. 


‘여성 건강’과 ‘재활용’

공방 멤버들은 각자 이유를 가지고 감좋은 공방에 함께했다. 무언가 만드는 것이 좋아 함께한 사람도 있고, 먹거리에 대한 문제의식의 범위가 의류쪽으로 넓혀져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함께한 사람도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옷이 싼 가격에 팔리고, 한철 입고 버려지는 모습을 보며 생산과 소비의 패턴에 문제의식을 느껴 함께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각자의 이유는 ‘여성 건강’과 ‘재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적으로 모아졌다. 


비슷하지만 특별한 생활재

감좋은 공방의 모든 제품은 공방 생산자들의 고민과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재활용천을 사용하기에 의미를 담으면서 동시에 디자인도 소홀하지 않았다. 발매트는 재활용천을 활용해 뒷면을 만들고 면으로 앞면을 만들었는데, 굳이 앞면과 뒷면이 확연히 구분되지 않아 양면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벽에 걸어 메모 꽂이로 사용하기도 하고, 테이블 받침대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앞치마도 냄비받침도 파우치도 감좋은 공방에서 만드는 제품은 일반 시중 제품들과 비슷하면서 조금은 다르다. 몸을 조이는 끈이 없는 앞치마, 메모 보드로 사용해도 좋을 앙증맞은 냄비받침, 안에 주머니가 하나 더 있는 파우치까지 이 물건을 사용할 사람들의 입장과 편리를 한 번 더 생각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거기에 바느질까지 꼼꼼하다. 오버로크 기계로 한 번에 박으면 될 것도 일일이 시접 처리를 해서 지저분한 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만들었다.



정직한 첫 걸음

감좋은 공방은 원단을 하나 고르는 것부터 제작 방법까지 서로의 의견을 듣고, 발을 맞추어 간다. 마음과 뜻이 맞아 함께 모였지만,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의 독단으로 운영되지 않고, 협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은 시작 단계라 공방 멤버들에게 수입이 없는 상황이다. 거기에 제작량이 많지 않아 원단이나 부재료를 싸게 구입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가격을 높이 책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중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패브릭 제품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감좋은 공방은 이런 가격 결정 과정과 모든 상황을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평가를 받고 싶다고 한다. 생활재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건 결국 조합원의 몫이기 때문이다. 


감좋은 공방, 그녀들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사람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 먹거리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소품, 옷에서도 가능하다. 함께 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의 작은 선택과 관심, 응원으로도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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