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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 정성, 노력으로 기른 배, 맛이 두 배!


성실, 정성, 노력으로 기른 배

맛이 두 배!


나산농원 박기성 생산자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8월의 어느 날,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에게 작년 가을부터 배를 공급하는 전라남도 함평 나산농원에 다녀왔다. 박기성 생산자는 30년차 베테랑 농부이다. 30년 전 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멀리한 채 농사를 지은 지는 벌써 22년째다. 그렇다고 그가 처음부터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토지의 유기질량만을 맞추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실패를 했고, 그 후에는 아무것도 투입하지 않는 자연농업으로 농사를 지어 봤지만 또 실패해 쓰라린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여, 자연농업과 유기농법을 결합한 지금의 농사 방식을 완성했다. 박기성 생산자가 생각하는 농사의 중요한 원칙은 ‘과하면 누가 되고, 그렇다고 부족해서도 안 된다’라 한다. 말은 쉽지만 ‘적정한 정도’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워 여러 번 실패를 겪었는데도 그는 처음 정한 농사 원칙을 포기하지 않았다. 


“건강한 농산물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화학비료, 생장 조절제, 생장 촉진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농산물이요. 그런 농산물이 많아지면 결국 우리에게도, 자연에게도 좋은 일이잖아요. 사실 농지가 제 것이 아니잖아요? 농지는 자연에 빌려 사용하는 거예요. 깨끗하게 써서 후손에게 물려줘야죠. 이런 생각을 하니 함부로 농사를 못 짓겠더라고요.”




나산농원의 배는 특별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평 옆 동네인 나주의 배가 유명한 것은 알지만, 함평에도 배가 재배된다는 것을 잘 모른다. 하지만 나산농원의 박기성 생산자는 함평에서도 다른 지역의 배와 비교하여도 절대 뒤지지 않는 질 좋은 배를 재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나산농원에서 자라는 함평 배는 아주 특별합니다. 나산농원 위치 자체가 무척 좋거든요. 우선 신안 앞바다의 해풍이 과수원까지 불어 일교차가 크지요. 일교차가 크면 일단 과일이 맛있어요. 거기에 안개가 끼지 않아요. 30년 전 과수원 부지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건이었어요. 안개가 자주 끼는 지역은 서리 피해를 입기 쉽고, 공기 순환이 되지 않아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해요. 이 주변에서 안개가 끼지 않는 곳은 우리 과수원뿐이에요. 그것뿐만 아니라, 주변 5km 이내로 다른 과수원이 없어요. 보통 과일에 병이 퍼질 때 주변 과수원에서 번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병충해 영향이 거의 없으니, 농약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배가 건강하게 자랍니다.”



푸른 잎으로 장관을 이루는 나산농원의 과수원


건강한 토양, 건강한 나무, 지속적인 관리

박기성 생산자는 자신을 농부가 아니라 직장인이라 칭했다. 농부들도 직장 출근하듯이 농장에 출근을 하고 직장인들이 일하는 만큼 시간을 할애해야 좋은 과실을 얻을 수 있다고. 그래서 박기성 생산자는 매일 과수원에 출근도장을 찍고, 하루에 정해진 시간만큼 나무를 돌본다. 하루를 마친 후 부지런한 농부의 상징이라고도 불리는 영농일기를 쓴다. 나무를 어떻게 돌봤는지 기록해 두어야, 책임감도 생기고 다음 농사를 지을때 참고할 수 있다. 박기성 생산자는 맛있는 배를 위해선 건강한 나무와 토양이 필요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무와 끊임없이 ‘소통’한다고. 나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나무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래서일까. 나산농원의 배는 다른 농장의 배보다 맛있고, 예쁘다.


끊임없는 투자가 없으면, 좋은 과실도 없어

‘100원을 벌면 90원을 투자하자’라는 생각으로 과수원을 운영하는 박기성 생산자는 작년에 관개시설을 재정비했다. 위에서 물을 뿌려 나무에게 수분을 공급하면, 물도 많이 들뿐더러 잡초도 무성해진다. 하지만 지반으로 나무에게 수분을 공급하면, 사용하는 물의 양도 1/10로 줄고, 뿌리에 직접 공급하니 잡초도 잘 자라지 못한다. 처음 관개시설을 정비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물과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나산농원에서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수시로 직접 만든 퇴비와 유기농 비료를 뿌린다. 화학비료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그만큼 땅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틈이 나는대로 자주 뿌린다. 생산 비용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들지만,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박기성 생산자의 신념이다. 박기성 생산자는 좋은 배를 위해 자신의 시간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배 농가의 가장 큰 천적이라는 깍지 벌레를 방지하기 위해 깍지벌레의 주요 서식지인 배나무의 껍질을 2년에 한 번씩, 수확을 마친 후 일일이 손으로 제거한다. 사람에게 빗대자면 이 작업은 각질제거로 볼 수 있다.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깍지벌레가 아예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배나무도 더 많이 호흡할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벌레들이 공생하고 있다


나산농원에 방문했던 8월 초는 수확시기가 아니라 배가 아직 작다


배나무 가지는 옆으로 자라야 모양도, 맛도 좋은 과실을 맺을 수 있다. 위로 자라는 가지를 일일이 눕혀주고, 과실이 알맞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가지의 자리를 조정한다. 일반 관행농가에서는 인부를 고용하여 10일 정도면 끝나는 작업이지만, 박기성 생산자는 직접 손으로 작업하여 약 한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인부를 고용하면 쉽게 작업을 마칠 수 있지만, 기계적으로 가지를 잘라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은 과실을 맺는 나무를 만들 수 없다고 하였다. 이렇게 박기성 생산자의 많은 노력과 수고로 돌본 과수원이라 그런지 나산농원은 우리가 상상하던 ‘동구밖 과수원길’의 예쁜 과수원 그 자체였다. 누군가 ‘진짜 과수원’이 어디 있냐고 묻는다면, 박기성 생산자의 과수원이 그곳이라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박기성 생산자가 재배한 배는 9월 초에 수확하여 조합원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고마운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는 명절, 예쁘고 건강한 배를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어떨까? 박기성 생산자의 땀과 노력이, 함평의 자연이 함께 빚어낸 배이다. 조합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