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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서 온 편지]사드는 가고 평화여 오라

사드(THAAD, 종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란 미국 미사일방어의 핵심체계 중 하나로, 상층 40~150km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무기체계입니다. 정부와 미국은 사드를 대한민국의 방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을 핑계로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경계하고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에 따른 부지와 비용 부담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의도이므로 성주의 군민들은 대한민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2일 언론에서 정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가뜩이나 올해 참외농사가 이상기후와 작황불량으로 생산도 좋지 않고 참외 소비부진으로 가격까지 폭락했는데, 사드 배치라니.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최근에 참외 가격이 조금 올라서 한해 농사의 마지막 희망의 끈을 잡고 폭염과 힘겹게 싸우던 때에 사드 광풍이 몰아친 것이다. 가슴이 철렁했고, 정신적 공황에 빠졌다. 눈앞이 아찔하고 일이 손에 안 잡혔다. 밥도 물도 넘어가지 않고 목구멍에 걸렸다. 부모님과 아이들 볼 낯도 없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우리 아이들과 참외농사, 그리고 고향을 지키고자 거리로 나섰다. 밤새 온 마을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내일 10시까지 성 밖 숲공원으로 모이세요.”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7월 13일 오전 10시 약 5,500여명의 군민이 모였다.


“사드배치 결사반대”, “사드배치 철회하라”,

“주민동의 없는 사드배치는 원천무효”, “사드는 공멸이다. 평화를 선택하자”


오후 3시, 정부에서 사드배치 지역을 성주로 확정 발표하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합세했다. 투쟁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7월 15일 국무총리, 국방장관, 지역 국회의원, 도지사가 성주를 방문했다. ‘사드는 안전하다, 국가 안보를 위해 협조해 달라, 인센티브를 충분이 주겠다.’며 불난 집에 기름을 쏟아 부었다. 여기저기서 밀가루, 소금, 달걀, 물병을 날렸다. 정부 관계자들은 버스 안으로 피신했다. 성주 군민들은 정부 관계자들이 타고 있는 버스를 6시간 동안 에워싸고 사드 배치를 즉각 철회하도록 요구했으나 철저히 묵살 당했다, 지상파 3사, 뉴스 채널, 종합편성채널 등의 언론들은 ‘총리감금, 폭력사태, 불순한 배후, 국가 안위가 달린 중대한 정부정책에 전면 도전하는 지역 이기주의’ 등의 별의별 기사들을 보도하여 성주를 외부로부터 고립시키고 주민들을 분열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성주 군민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비상 대책 위원회를 투쟁 위원회로 확대 개편하여 여러 활동을 조직화하고 방해 책동을 헤쳐 나갔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전단과 피켓, 리본, 배지, 스티커, 현수막을 만들어, 나누어 붙이고 걸었다. 물과 음식, 시위용품이 넘쳐났고 양초는 2017년까지 써도 남을 물량이 쌓였다. 예능 기부자가 줄을 이었다. 풍물패, 율동패, 여러 악기 가능자들의 공연도 있었고, 시낭송, 마당극, 1인극까지. 세상의 모든 공연과 문예가 총출연하며 승리자만이 누릴 수 있는 축제가 성주에서 매일 열리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지지방문을 하고 있으며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속속들이 귀향하여 투쟁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성주 투쟁이 전국 투쟁으로, 더 나아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8월 10일 새벽 1시, 어렵게 느껴졌던 백악관 청원 10만인 서명운동이 결승선을 돌파했다. 이제 성주는 평화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행복중심생협 조합원 여러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인숙 회장님과 여러 이사장님들께서 지지 방문하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미국 백악관 청원게시판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10만 명이 서명했지만, 이 서명운동이 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행복중심생협의 참외 생산지 참살이 공동체는 사드가 철회되는 그 날까지 촛불을 놓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주 참외 생산지 참살이 공동체 민창기 생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