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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혜가 맛있다! 전통을 살리고, 마을도 살리고! 올리고마을 식혜를 소개합니다~

식혜가 맛있다! 전통을 살리고, 마을도 살리고! 올리고마을 식혜를 소개합니다~




전통을 살리고, 마을도 살리고

올리고마을 이영숙·문구현 생산자


1993년, 한국 농촌은 발칵 뒤집혔다.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면서 농산물 수입이 개방됐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많은 농민이 농사를 포기했고, 농지는 대기업이나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에게 넘어갔다. 충남 당진에서 채소 농사를 짓고 있던 문구현 생산자도 어려움에 처했다.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농업은 우리 삶의 근본이라는 신념 때문이엇다.


어려움을 극복하게 한 단호박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많이 기르지 않는 작물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단호박이 눈에 들어왔다. 남미가 원산지인 단호박은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그 당시만 해도 안동과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만 소량 재배하는 정도였다. 어렵게 종자를 구했지만 워낙 알려지지 않은 작물이라 수확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단호박은 온도가 낮고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인데, 당진은 온도가 높고 습해 여러 번 밭을 갈아엎어야 했다.


“단호박 재배를 계속해야 하나 싶을 때, 해결책을 찾았어요. 제초하지 않고 그냥 내어버려 둔 밭에서 단호박이 잘 자라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그냥 두어 길렀어요.” 웃자라는 풀과 양분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며 자라니 단호박 스스로 강해져 병충해도 잘 이기고, 더 맛있는 단호박으로 자랐다고 한다.



직접 재배하는 단호박 모종



일상에서 친숙하게 먹을 수 있는 전통 음료

문구현 생산자는 젊은 사람들이 떠나 고령화된 농촌 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농촌,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잊혀 가는 전통 문화와 전통 음식을 알리기 위해 전통 문화 체험관을 열었다. 체험관 참여자 반응이 가장 좋았던 건 ‘단호박 식혜 만들기’였다. 문구현 생산자는 이에 착안해 단호박 식혜 생산을 결심했다. 명절이나 찜질방에 갔을 때처럼 특정한 때만 식혜를 먹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친숙하게 먹을 수 있는 전통 음료라는 걸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올리고마을 단호박 식혜는 직접 재배한 무농약 단호박, 당진 지역에서 생산한 쌀을 사용한다. 문구현 생산자는 밥 알갱이의 탱글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밥알을 건져내었다가 마지막에 다시 섞는 과정을 추가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식혜는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밥알을 넣고 함께 끓인다. 그러다보니 밥알이 으스러져 부유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관상 좋지 않으니 식혜 병 전체를 라벨로 감싸 포장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문구현 생산자는 일부러 밥알이 잘 보이도록 라벨을 위에만 감쌌다. 올리고마을 식혜는 밥알이 살아있는 식혜를 만들고 있다는 걸 더 잘 보여주기 위해서다. 



올리고마을 식혜 밥알은 탱글탱글 살아 있다



당도는 낮추고, 원래의 맛은 살리고

문구현 생산자는 단호박 식혜의 당도를 6브릭스, 백미 식혜는 5.5브릭스로 맞췄다. 시중 식혜는 약 10~13브릭스 정도니 그보다 훨씬 낮은 당도다. 설탕 없이 백미 식혜를 만들면 당도가 2.5브릭스 정도. 10브릭스까지 단맛을 내려면 설탕을 많이 넣어야 한다. 문구현 생산자는 당도를 확 낮췄다. 먹는 사람을 생각해서기도 하지만, 예부터 먹어 온 전통적인 식혜가 이렇게 달지 않을거라 생각해서다.

그렇게 설탕량을 줄여 생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담스러워 설탕을 빼고도 맛있는 식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다. 


농촌에 필요한 마을기업이 되고 싶어

문구현 생산자는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일자리가 부족한 농촌에 ‘비가 와도 우의를 입고 밭에서 작업하는 할머니, 서리가 내린 새벽 밭에서 작업하는 할아버지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가장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올리고마을 지역의 열 한 가구 농가를 모아 마을기업으로 만들었다. 조합원에게 닿는 건 노란 단호박 식혜 한 병이지만, 그 안에는 많은 이와 함께 더불어 살고 싶은 생산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따뜻했던 바람이 덥게 느껴지는 요즘, 차가운 식혜 한 병을 준비하자. 그 식혜 한 병에 담긴 생산자의 마음을 읽는다면 달짝한 식혜 맛이 더욱 달게 느껴질 거다. 





올리고 마을의 특별한 생활재

백미식혜 1.5L 5,900원

단호박식혜 500mL 2,500원

단호박식혜 1.5L 6,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