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이슈'에 해당되는 글 4건

  1. [협동복지사업 ⑥]디자인이 머 별거야
  2. 유기농 우유, 어떻게 생산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3.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워커즈 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
  4. 여성민우회생협 공급부의 일상을 공개합니다!

[협동복지사업 ⑥]디자인이 머 별거야

협동복지사업 6번째 이야기


디자인이 머 별거야?


중랑구 면목동에 자리한 작은 의류 공장. 빠르게 돌아가는 재봉틀 소리와 조잘대는 아이들 목소리가 담장 너머까지 생생히 들 려옵니다. 매주 일요일이면 디자인과 재봉 수업을 들으러 서너 명의 엄마들이 아이들 손을 붙잡고 이곳에 찾아옵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의 수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동대문,남대문시장등현장에투입되어일할수있을정도의실무능력을갖추는것을목표로디자인과재봉교육 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봉틀 다루는 법이라든지, 제작 원가 계산하는 법, 원단의 종류와 원단 시장의 이해 등을 하나하나 차근 히 익혀나가고 있습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가 특별한 이유는 이 사업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엄마’ 들입니다. 생계 자립이 어려운 미혼엄마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것이 이 사업을 이끌고 있 는 류영화 대표의 소망입니다. 본인 역시 그들과 똑같은 경험을 하였기에 미혼엄마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17년 동안 의류업에 종사하며 쌓은 경험들을 나누고 싶었는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협동복지기금을 알게 되어 오랜 소망을 이 루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작년 11월 말 행복중심생협의 월례포럼을 듣게 되었어요. 길담서원 박성준 선생님의 ‘나의 길을 찾아가는 공부’란 강의였는데, 그 분의 말이 자극제가 되었죠. 앞으로 남은 세월을 내다보면 40대도 아직 젊은 나이다, 무엇이든 당장 시작하라고 말씀하셨어요. 협동복지기금 공모사업을 접수하고 있다는 이야길 그날 듣게 되었죠.”

‘디자인 머 별거야’ 팀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동복 과 생활소품입니다. 아동복과 생활소품은 엄마들의 관심도가 높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며 잘 아는 일을 해야 취업(창업)의 성공률이 높은 것은 당연지 사일 터. 또한 이곳 엄마들의 생계에 대한 책임감은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됩니다. 그래서인지 수강생의 이탈율도 매우 낮습니다.

지난 1월 수강생을 모집한 이후 총 5명이 모였고, 그중 3명은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외 대 자원봉사 동아리와 연계가 되어, 수업이 있는 날이면 대학생들이 찾아와 아이들을 돌봐줍니다. 영어 도 가르쳐주고 재밌게 놀아주다 보니 아이들도 자원봉사 언니 오빠들을 곧잘 따른다고 합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의 수업은 100% 실습 위주의 현장형 교육입니다.

오랜 시간 체계적으로 짜여진 수업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 지만 당장에 실무 능력을 익히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디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류영화 대표는 교육생들과 올 한해 실력을 열심히 갈고닦아서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사회에서 편견의 대상이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고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는 미혼엄마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런 여성 들이 세상으로 한 발짝 나와서 아이와 당당하게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을 영위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려고 한다” 며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유기농 우유, 어떻게 생산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9월 7일 한 소비자단체의 ‘유기농 우유 및 성분 강화우유와 일반 우유의 가격과 품질 비교’ 결과 발표가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해당 단체는 ‘유기농 우유와 일반 우유가 칼슘 함유량 등 품질에 별 차이가 없음에도 가격이 크게 비싸다’며 우유업체들에 ‘소비자 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하지 말 것’을 권유했습니다.

유기축산을 비롯한 유기농업은 결과물인 생산물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기농업은 농약과 화학비료 등 외부 투입을 배제해 자연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순환’이라는 자연의 법칙에 따른 농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유기농업(축산)은 위험 요소를 배제한 상대적으로 안전한 농산물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아가 유기농업은 지속가능한 농업(식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밑바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협 조합원들은 일반 농산물 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 기꺼이 친환경 유기 농산물을 이용해 왔습니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이 계속되며 가정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소비가 많은 우유와 같은 식품 가격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기농의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영양 성분만을 비교해 유기농 우유가 비싸다는 지적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유기농 우유(팜우유)는 이렇게 생산합니다.


① 송아지부터 엄마 소와 함께 자랍니다
팜우유는 경북 예천군에 있는 소라농장에서 생산합니다. 소라농장은 현재 130여 마리의 젖소와 20여 마리의 한우를 기르고 있습니다. 인공수정을 하지 않고 자연교배를 통해 송아지를 낳게 해 어미 소와 함께 엄마 젖과 유기 사료를 먹으며 유기 축산 기준에 맞게 자라납니다.

② 옥수수 대신 풀을 먹여 기릅니다
일반적으로 가축사료는 유기축산과 관행 축산을 가리지 않고 옥수수 성분이 다량 함유된 농후사료를 많이 사용합니다. 소라농장은 지난 6월부터 사료에서 옥수수의 비율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옥수수가 젖소의 몸에 오메가-6 지방산 성분을 높이는 역할을 해서입니다. 옥수수 대신 밀과 쌀의 부산물, 마늘, 파인애플 껍질을 섞은 후 발효시킨 특허 받은 사료를 먹입니다. 또한, 쌀겨와 콩깍지 같은 농사부산물도 활용합니다. 오는 10월부터는 사료에서 옥수수를 전혀 먹이지 않고 사육할 계획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GMO 사료를 일절 먹이지 않으며, 성장을 촉진하는 항생제․성장촉진제․성장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③ 목장 1곳에서만 젖을 짜 신선합니다
팜우유는 단 1개의 목장(소라목장)에서 기르는 젖소에게만 우유를 얻습니다. 이 목장 저 목장 돌아다니지 않아 운송 시간이 짧아 그만큼 신선하고, 다른 우유와 섞일 염려도 없습니다.

④ 쾌적한 사육 환경에서 기릅니다
소라목장은 햇볕과 바람이 잘 통하는 축사에서 기릅니다. 자연스러운 활동 공간을 확보해 주고, 바닥에는 유기농 왕겨를 넉넉히 깔아주며 청결을 유지해 줍니다.

⑤ 축산 분뇨의 자원화
일반적인 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축산 분뇨는 사료와 항생제 투입 등으로 퇴비로 이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소라농장은 유기 축산을 해서 축산 분뇨를 발효시켜 퇴비로 만들어 지역 농사에 재활용합니다. 그만큼 환경오염 발생을 줄이고, 농업과 축산이 순환하는 모델을 만들어 갑니다.


이렇듯 여성민우회생협에서 공급하는 팜우유는 유기 축산의 원칙에 충실하게 생산합니다. 가격만 보면 유기농 우유가 비쌀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합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해 요소가 없고, 생산하는 과정을 알려도 조합원의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생산자의 생산 보장·조합원이 이해할 수 있는 '적정 가격'
여성민우회생협은 매년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생활재 가격(마진율)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생산자와  협의해 가격을 결정합니다. 가격 책정의 기준도 생산자의 생활과 지속가능한 생산을 보장하고, 투명한 정보공개에 기반한 조합원이 이해할 수 있는 ‘적정한 가격’을 책정합니다.
정직하게 생산한 유기농 우유, 팜우유에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립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이 글은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9월 2회 생활재 안내지에 실린 글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워커즈 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

'워커즈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워커즈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출자하여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일으키고, 아울러 한 사람이 조건에 따라서 일하는 공동체입니다. 자립·자기책임·민주주의·평등·공정이라는 이념(가치)에 기준을 두고, 사업에 있어서 정직·공개·사회적 책임을 소중히 하는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들의 단체이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지역 공헌을 제1의 목적으로 사업하는 '일하는 사람들의 협동조합'입니다.

워커즈콜렉티브의 발생 배경
워커즈는 1830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공장이 기계화 되면서 숙련공의 임금이 떨어졌습니다. 이는 바로 고용 불안, 파업으로 이어졌고, 노동자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자신들의 작업장을 만들어 협동조합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이것이 worker's collective(coop)의 시작입니다.

일본에서는 1982년에 최초의 워커즈콜렉티브인 '닌진'을 설립했습니다. 생활클럽생협에서 설립돼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2000년 개호보험제도 실시를 계기로 복지워커즈를 대량으로 생산합니다. 그렇게 도시락, 배달운송, 빵제조, 기사업무위탁, 복지서비스, 리사이클사업, 비누공장 등 다양한 워커즈가 만들어졌습니다.

워커즈콜렉티브의 운영원칙
① 노동의 장(일터)을 협동으로 만들어냅니다.
② 누구나 자신의 의사에 따라서 출자 · 가입 · 탈퇴할 수 있습니다.
③ 일인 일표의 민주적 운영을 하며, 조직의 정보를 공유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영의 책임을 집니다.
④ 출자에 대한 배당은 하지 않습니다.
⑤ 비조합원 종사자는 종업원 총수의 5분의 1을 넘지 않습니다.
⑥ 해산 시, 청산 후의 조합 재산은 다른 협동조합 또는 워커즈에게 양도합니다.
⑦ 협동조합 운동을 강화하기 위해 협동조합 간 협동을 추진합니다.
⑧ 정부 및 공적 조직으로부터 독립한 협동조합이므로, 목적 및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완수하는 가운데,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공적 조직과 대등한 계약에 의거하여 제휴합니다.
 
워커즈콜렉티브의 매력과 가치
① 새로운 일의 방식
임금노동과 무보수노동의 대립을 극복하는 노동운동의 일환으로 고용되지 않고 주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② 협동적인 지역사회 만들기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일은 지역 스스로 해결합니다. 여성과 시민이 주체가 되는 커뮤니티 사업에서 생활가치를 추구하고, 지역 사회에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업을 이익을 우선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로 운영합니다.

③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노동방식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민주적 조직 운영 방식입니다. 여성과 시민의 사회 참여의 조건을 정비해 사회적 지위 향상에 기여합니다. 고령사회에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사례

미찌(돗시락 워커즈 콜렉티브)

'고용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걷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라는 의미를 갖고 도시락 워커즈 '미찌'는 1984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초기 2~3년간 생협의 위탁업무로 활동하다 도시락 배달중심 매장 '락거암'으로 독립합니다.
미찌는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 도시락을 만들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유기농산물을 재료로 도시락을 만들고 있습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올바른 식생활 개선의 필요성으로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홍보하고 있습니다. 사립 중고등학교 식당 공사 중인 곳에 도시락을 배달하고, 구청에서 위탁받아 지역사회 복지대상자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합니다.

오레가노(노인대상 식당 워커즈)

오레가노는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를 갖고 형성된 워커즈입니다. 오래가노 워커즈는 유료노인복지 시설 ‘생활과학 복지맨션’의 식당에서 경영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오래가노 워커즈는 특성상 초기에 5명의 회원이 출자금 없이 시작했고 현재는 22명으로 구성원이 증가하였다. 구성원은 60대 이상이 3명이고 나머지는 50대 중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주일에 4-5일 정도 1인당 5시간씩 돌아가면서 일하고 있다.

휴우(장애인과 함게하는 찻집)

휴우는 장애인, 고령자, 여성들이 주인이 되어 일하는 일터로, 1995년 5월 9명의 맴버로 시작해 현재는 총22명의 맴버가 참여하고 있는 워커즈입니다. 초기에 휴우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청소 등의 손쉬운 일들을 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고 그 결과 다마시의 재개발 계획으로 세워진 사꾸라가오까라는 쇼핑몰 7층에 입찰공모를 통해 커피숍을 마련했습니다. 휴우는 다른 워커즈와 달리 구성원을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특성으로 '천천히! 다함께!'라는 슬로건아래 비록 수입은 얼마되지 않지만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과 일할 수 있는 기회 제공과 참여한다는 사실에 삶의 의미를 두고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마르조룸(유기농 식당)

마르조룸은 1990년대 걸프전과 동서독일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도산국들에 대한 살길 마련과 경제적인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입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요코하마에 마르조룸 즉 제3세계 여성들이 만든 공예품 수입매장과 유기농식당을 겸한 워커즈를 1991년에 설립했습니다. 마르조룸은 초기에 4명으로 워커즈를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3명이 워커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르노룸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제3세계 여성들이 만든 공예품을 중심으로 공정한 가격으로 수입하여 판매하여 올린 수입금을 다시 해당 지역 여성들에게 환원하는 공정무역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워커즈콜렉티브는 기존 이윤 추구를 위해 주객전도가 된 노동 현장에서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인간답게 살아가고 일함으로써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즐거워할 수 있는 삶.  나만 잘되는 것을 떠나 내 주변 사람과 환경, 사회까지 행복할 수 있는 일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 공급부의 일상을 공개합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이 생활재를 공급받을 때 만나는 공급부 직원들의 하루.
여성민우회생협 꽃무늬가 큼지막하게 박힌 탑차를 타고 조합원을 한사람, 한사람 만나는
든든하고 멋진 공급부의 일상을 공개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