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00건

  1. 중부여성발전센터,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다
  2. 짭짤이토마토로 유명한 대저토마토, 해오름농장 이용재 생산자를 만나다 1
  3. [콩세알] 고구마 묵, 두부 한 모에 담긴 따뜻한 마음
  4. “집밥이요? 자연에서 온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걸 먹어야 집밥 먹는 거지요”
  5. 사람, 땅,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담긴 블루베리
  6. 매실, 맛과 향이 어여쁘다
  7. “바다의 생명력을 그대로 담아 조합원에게 전달합니다”
  8. “협동조합, 준비 과정이 가장 중요해요”

중부여성발전센터,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다

44세 이영희(가명) 씨는 인터넷 교육 상담 업무를 하다 결혼하고, 출산을 한 후 전업주부로 생활했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진학한 후, 취업을 하려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17년의 경력 단절을 딛고 취업할 수 있을까. '일'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졌고, 잘해낼 수 있을지 불안함이 앞섰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부여성발전센터를 찾았고, '강소기업 회계사무원' 교육을 받았습니다. 훈련 중에도 여전히 자신감이 없고 막막한 마음이었지만, 성실하게 직업 훈련에 참여했습니다. 직업훈련 담당자의 권유로 중부여성발전센터에 사무보조 업무를 제안받았고, 단기간 경험을 쌓기에 좋다고 생각해 재취업했습니다. 2개월간 사무보조업무를 하면서 일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고, 재취업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했습니다. 이후 중부여성발전센터 관리팀 채용공고에 응시해 합격했고, 2016년 현재 중부여성발전센터 관리팀 사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57세 정순영(가명) 씨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10년 이상 해외에서 거주했습니다. 외국에서 전업주부 생활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 취업을 하려니 경력도, 경험도 없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취업을 위해 중부여성발전센터를 찾았고, 상담을 통해 한식조리기능사 과정을 수강하면서 자격증을 준비하자고 권유 받았습니다.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며 어린이집 주방 보조 업무로 실무 경력을 쌓았습니다. 현재 자격증 취득 후 어린이집 조리사로 취업해 근무하고 있습니다. 오랜 외국생활로 한국 생활, 취업 등에 대한 불안이 있었지만 중부여성발전센터의 교육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행복중심생협이 작년 9월 중부여성발전센터의 운영을 위탁받았습니다. 그동안 행복중심생협이 '여성 생협'이라는 정체성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온 성과입니다. 중부여성발전센터는 지역사회 여성의 자기 계발을 돕고 경력 단절과 취업 문제를 해결하는 곳입니다. 여성들의 취업 교육, 취업 제안, 일자리 만들기, 생활 문화와 관련한 각종 교육을 맡고 있습니다. 또 경력 단절 여성을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2015년 보도된 한 기사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1/5이 경력 단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경력 단절의 가장 큰 이유는 결혼, 출산, 육아로 꼽힙니다. 출산과 육아, 보육에 대한 사회 체계가 부족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박주경 중부여성발전센터 소장은 사회 시스템보다,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규정짓는 문화가 여성의 경력 단절을 가져오는 가장 큰 이유라고 이야기합니다. 여성이 아이를 낳고도 일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박주경 중부여성발전센터 소장은 말합니다.




경력 단절 여성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잃어버린 자신감입니다. 사회와 떨어져 있었다는 불안감,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 부족, 새로운 시대에 젊은 세대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점점 자신감을 잃게 합니다. 중부여성발전센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가장 먼저 직업 기초 교육을 통해 일과 노동에 대한 가치를 되새기고, 개인의 적성 등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면담을 통해 개인의 상황에 맞는 장기교육, 심화교육 등을 거쳐 전문성을 길러 줍니다. 그렇게 훈련받은 취업 준비자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제안하고, 취업 후에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 취업이 어려운 이들은 창업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사업 아이디어 제안부터 준비과정 모두 탄탄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며 창업을 지원합니다. 혼자 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은 협동조합교육을 통해 협동의 힘을 확인하게 하고 협동조합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권유합니다.


 


올해 중부여성발전센터엔 많은 계획이 있습니다. 직업 기초훈련, 직업 교육 훈련, 직무 능력 향상을 통해 취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정비해 단단하게 구축하고 개개인 맞춤형 교육도 재정비할 계획입니다. 또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과 협동해 망르공동사업, 마을기업 등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직업 훈련을 받은 여성들이 지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주경 중부여성발전센터 소장은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 특히 경력 단절 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건 '용기'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건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누군가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용기, 새롱누 일을 시도하려는 용기, 그리고 용기를 내기 위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용기예요. 그 용기를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찾아주고 싶어요." 박주경 소장은 지역사회 여성을 돕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애쓰겠다며 조합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습니다.



행복중심 홈페이지에서 보기


짭짤이토마토로 유명한 대저토마토, 해오름농장 이용재 생산자를 만나다




"토마토야, 잘 잤나? 밤새 안 추웠나?"


해오름농장 이용재 생산자의 하루는 농장 구석구석 돌아보며 토마토에게 말을 건네는 일로 시작한다. 즐거운 음악을 트는 것도 잊지 않는다. 채소도 생명이 있기에 농부와 교감하며 자라야 더 튼튼하게 자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중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대저토마토

대저토마토는 부산 강서구 대저동 지역에서 생산하는 토마토 이름이다. 대저 지역에서 재배한 토마토는 특별한 맛과 우수한 품질 덕에 지리적 표지 인증을 받았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생산한 토마토만 '대저토마토'라 부를 수 있다. 


낙동강과 남해가 만나는 하구에 위치한 대저 지역은 바닷속 다양한 유기물과 미생물이 땅속에 스며있다. 거기에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일조량. 이런 환경 덕분에 대저토마토는 남다른 아삭한 식감과 함께 단맛, 특유의 신맛을 품고 있다. 4~5월 토마토 모종을 심는 다른 지역과 달리 대저 지역은 날씨가 따뜻해 9월경 정식을 한다. 추운 겨울을 견디며 자란 토마토는 2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그래서 대저토마토는 연중 가장 먼저 만나는 토마토이기도 하다.





젊은 귀농인의 뚝심

올해 행복중심생협에서 공급할 대저토마토는 '해오름 농장'의 토마토다. 해오름 농장 이용재 생산자는 올해 9년 차 젊은 귀농인이다. 대학 시절, 사회 문제와 농업 문제를 고민하며 부지런히 농활에 참여한 덕에 농사를 짓겠다는 꿈을 품었다. 그리고 9년 전, 대저 지역에서 토마토 농사를 시작했다. 


꿈꿔온 농사일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청년 시절, 그토록 문제라고 여겼던 수입 농산물과 수입 과일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몇 해 전만 해도 대저토마토를 수확하는 2~3월엔 시장에 나오는 국내산 과일은 사과, 배 정도가 전부라 사람들이 대저토마토를 많이 먹었지만, 수입 과일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엔 이용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이용재 생산자는 농업을 살리기 위해선 친환경 농업이 답이라 여겼다. 그래서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쭉 무농약 재배를 고집하고 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 비료를 적게 사용하며 농사를 짓는 일은 9년이 지난 지금도 참 어렵다고 한다. 


"작년 11월쯤 대저 지역 토마토 농가에 역병이 돌았어요.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서 병이 난 토마토와 주변 토마토를 줄기째 뽑아버려 더 번지진 않았지요. 조금만 늦었어도 수확량이 많이 줄었을 거예요." 


친환경제제는 가격은 비싸지만 화학 농약처럼 효과가 크지 않다. 그래서 방제를 해도 주변에 병이 퍼질 수 있다. 애써 기른 토마토가 아깝지만 줄기째 뽑아 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나 농사꾼에게 자식 같은 수확물을 뽑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잘한 선택이라고 말하는 이용재 생산자 말에 아쉬움이 뚝뚝 묻어났다.


그래도 이용재 생산자는 피해가 적은 편이라고 했다. 심각한 피해를 입은 농가도 여럿 있고 무농약 재배를 하던 다른 생산자는 자식 같은 토마토를 차마 뽑을 수 없어 농약을 사용했다고 한다. 오랜 시간 무농약 재배를 고집하다 스스로 포기한 사람보다는 마음이 편하다고.




귀하고 귀한 무농약 대저토마토

그렇게 매년 친환경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용재 생산자는 아쉬워했다. 그래도 저농약 인증이 있을 때는 저농약 재배를 발판 삼아 무농약 재배를 준비하던 농가가 더러 있었다. 그런데 저농약 인증이 폐지되면서 저농약 재배를 하던 농가가 모두 관행 농업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무농약 재배는 제초제를 쓰지 않으니 손이 많이 가고 병이라도 나면 뽑아버려야 하니 손해가 크단다. 게다가 무농약 재배한 토마토와 관행 재배한 토마토 가격이 거의 같아 노력에 비해 제값을 못받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무농약 생산자는 점점 줄어들었다. 350~400여 농가 중 무농약 재배를 하는 농가는 10곳 내외로 매우 적다. 게다가 대저 지역은 개발로 농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땅을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어 농사를 포기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다고. 아마도 몇년 뒤엔 대저토마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이용재 생산자는 아쉬워했다. 


이용재 생산자는 화확 비료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화학 비료를 많이 사용하면 토마토 품질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 한입 베어물면 느껴지는 첫맛은 달지만, 뒷맛은 아리다. 이 아린 맛이 원래 대저토마토의 맛이라고 알려졌지만, 이 아린맛은 화학 비료를 과다하게 넣으면 질소 성분이 많아져 나는 맛이란다. 해오름 농장의 토마토는 화학 비료를 적게 사용해 뒷맛이 깔끔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일반 대저토마토 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약간 싱겁다고 느낄 수도 있다.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게 제일 힘들어

이용재 생산자가 농사를 지으면서 '노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힘들다고 한다. 

"지금도 가락동 같은 곳에 가면 도매상들이 한마디씩 툭툭 던져요. 바보 같은 일 그만하고 농약 치고 화학 비료 먹여서 맛있게만 하라고요.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속도 상하고 그러지요." 


그래서 이용재 생산자는 최근까지 친환경 농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행복중심생협을 알게 되었고 조합원에게 토마토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용재 생산자는 어려운 시기에 행복중심생협을 만나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먹거리를 고민하며 소비하는 사람들이라면 친환경 농사의 수고와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조합원과의 만남이 더 고맙고 기쁘다고 말한다. "조합원 여러분이 노력을 알아주고 많이 이용해 주시면 주변 농가에 알리려고요. 늘 주변에서 바보같이 농사짓는다고 말렸는데, 제 방식을 알아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그리고 저처럼 바보같이 농사지어 보자고 권유해야죠."


조합원에게 토마토를 선보일 생각에 설렌다는 이용재 생산자. 더 맛있고 잘 자란 녀석을 골라 담고 있다고 한다. 오늘 장바구니에 대저토마토 두 봉지를 담자. 한 봉지는 가족과, 한 봉지는 이웃과 나누면 좋겠다. 더 많은 이용을 통해 이용재 생산자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려주자.





[콩세알] 고구마 묵, 두부 한 모에 담긴 따뜻한 마음


행복중심생협에 두부를 공급하는 콩세알 서정훈 생산자는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두부 생산자임과 동시에 농사꾼, 그리고 목사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농도생협(현 행복중심 서로살림 농도생협)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먹거리의 문제, 농촌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려 지역으로 이주해도 농촌 생산 기반이 약해 정착하지 못하는 현실을 주목했다. 그래서 2000년, 고향인 강화도에 내려가 농사를 짓던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2005년, 같은 고민을 하던 사람들과 생산 공동체 ‘일벗 공동체’를 꾸렸다.


응고된 두부를 고르게 펴내고 판으로 눌러 두부를 만든다

자급률이 낮은 콩에 주목해

서정훈 생산자는 자급률이 낮은 국내산 콩에 주목했다. 가장 쓰임새가 많은 곡물인데, 자급률이 낮아 대부분 수입한 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수입 콩은 대부분 GMO 우려가 높다. 그래서 서정훈 생산자는 국내산 콩 자급률을 높이고 농촌 생산 기반을 다지려면 지속적인 소비를 하는 가공과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벗 공동체 구성원들과 두부 가공 공장을 세웠다.


콩, 물, 간수로 만드는 두부

두부를 만드는 재료는 콩, 물, 간수다. 서정훈 생산자는 두부는 만드는 재료가 단순해 맛있는 두부를 만들기가 몹시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재료의 품질, 만드는 공정 전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야 맛있는 두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두부의 중심인 콩은 일벗 공동체에서 직접 생산하고 일부는 지역 농가와 계약을 맺어 생산한다. 수입한 콩은 GMO 우려가 있기도 하고 직접 재배환경을 관리해야 좋은 품질의 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부를 만들 때 수돗물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수돗물은 정화를 위해 염소처리를 하기 때문. 대신 수질검사를 마친 지하수를 사용한다. 콩세알 두부 공장이 오염원이 없는 민간인 통제 구역이기 때문에 깨끗한 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콩세알 두부는 조제해수마그네슘이라는 간수를 사용한다. 이는 바닷물에서 얻은  천연 응고제다. 조제해수마그네슘으로 두부를 만들면 합성 응고제 보다 반응 속도가 빨라 균일한 두부를 만들기 어렵다. 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가격도 비싸진다. 그러나 밥상에 자주 오르는 두부인 만큼 더 좋은 재료, 유해성이 없는 재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꼭 조제해수마그네슘을 사용한다. 또 콩세알 두부는 일반 두부 보다 수분이 적고 고형분 함량이 높다. 때문에 약간 거칠지만 씹히는 맛이 있고 더욱 고소하다. 이 맛이 전통 두부에 가까운 맛이라고 서정훈 대표는 말한다.


완성된 두부의 모습


지역을 살리는 콩세알

서정훈 생산자는 콩세알을 통해 지역을 살리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한다. 그래서 지역에 있는 소규모 농가에서 강화 특산물인 속노랑고구마를 수매해 고구마묵을 만들었다. 대량으로 재료를 사는 게 생산비용을 낮추는 방법이지만, 지역 작은 농가의 판로를 보장해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싶어서다. 보통 묵 가공 공장에서는 묵가루를 구입해 묵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콩세알은 고구마를 일일이 손질해 직접 묵가루를 만들고 묵을 생산한다. 재료를 손질하는 것 부터, 사람이 먹기까지 모든 과정을 확인해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라고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란다. 


“먹는 사람에겐 한 끼 밥상에 오르는 두부 한 모, 묵 한 모지만, 그 속엔 많은 의미가 있어요. 작은 농가의 땀, 지역을 살리고 싶은 콩세알 식구들의 마음, 그리고 적은 이익도 사회에 나누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두부와 묵 많이 이용해주세요.”



행복중심생협 장보기에서 보기


 

“집밥이요? 자연에서 온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걸 먹어야 집밥 먹는 거지요”

집밥이요?
자연에서 온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걸 먹어야
집밥 먹는 거지요

(일오삼식품  이행철 생산자)

 

 

 

 

밖에서 아무리 맛있고 화려한 음식을 먹어도, 집에서 정성스레 차린 소박한 밥상이 떠오르곤 한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무엇이든 사먹을 수 있지만, 식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앉아 함께 먹던 집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어떤 가수는 ‘어머니의 된장국’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방송에서는 연일 ‘집밥’이 주제인 방송을 앞다투어 내보낸다. 집밥을 주제로 한 잡지나 에세이 북도 이제는 흔한 주제가 되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부엌을 공유하며 함께 식사하기도 하고, 집밥 메뉴를 내세운 식당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먹거리를 선택하기 어렵다. 좋은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에게 먹거리는 우선 순위에서 멀어진다. 돈을 주고 음식을 사 먹거나, 간편식 등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이른바 먹거리 빈곤층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한 방송은 집에서 간편하게 만드는 맛있는 요리 방법을 알려주는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집밥을 먹고 싶지만, 뜻대로 만들기 어려워하는 많은 사람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간단한 재료로, 요리를 잘 못 해도 손쉽게 먹음직한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집밥’이 중심이었던 세대에게 집밥은 단지 끼니를 채워주는 요소가 아니었다. 집밥은 많은 노동이 필요하다. 내일 먹을 쌀을 오늘 밤에 불려 놓기도 하고 여름에 나는 재료를 가을까지 먹기 위해 장아찌를 담고, 몇 해 먹을 장을 담기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인다. 또 한해 먹을 김치를 담기 위해 긴 시간 동안 준비하며 정성을 쏟는다. 집밥은 이런 시간이 쌓인 노동의 결과다.

산업화 이후 밥을 만들어 먹는 방식은 많이 달라졌다. 집밥을 위해 들이던 노동 대부분은 공장에서 이루어지고, 집에서 만들던 반찬과 요리는 상품이 되었다. 집밥을 보완하던 외식은 집밥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24일, 행복중심생협에 육가공품을 공급하는 일오삼식품의 이행철 생산자를 만났다. 이행철 생산자는 2004년,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고 가족 수가 적어지면서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사람이 줄고, 외식을 하거나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가공식품의 이용이 늘고 있는 상황을 주목했다. 그래서 친환경 재료로 육가공품을 만드는 일오삼식품을 시작했다.

공장에서 만드는 가공식품은 대체로 재료와 만드는 과정이 불투명하다. 또 오랜 시간 보존하기 위해 화학 첨가물을 넣고, 사람들의 눈길과 입맛을 끌기 위해 착색제나 화학 첨가물을 사용한다.

이행철 생산자는 시중 가공식품은 원재료의 품질을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대다수 가공식품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된 재료인지 알 수가 없어요. 원재료의 품질을 감추기 위해 첨가물이나 화학 첨가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화학 조미료는 유해성 문제도 있지만, 사람들의 입맛을 지나치게 단순화 하는 데 있어요. 화학 첨가물 맛에 길들게 하는 게 가장 무서운 거에요.”

 

 

일오삼식품에서 공급하는 생활재는 무항생제 돼지고기와 한우, 우리콩으로 만든 된장과, 우리밀고추장, 국내산 무농약 채소 등 친환경 식재료만 사용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육가공품에 사용하는 인산염이나 아질산염 같은 화학 첨가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화학 첨가물을 넣으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감칠맛이 더해진다. 고기 색이 선홍색 빛을 내 먹음직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또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해 보존 기간도 길어져 훨씬 쉽게 육가공품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행철 생산자는 사람들에게 공장에서 만든 가공식품 대신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게 하고 싶었다. 먼저 좋은 먹거리를 만들려면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원재료부터 부재료, 양념까지 모두 직접 선정했다. 그리고 화학 첨가물 대신 담양 지역의 특산물인 대나무 잎 가루를 사용했다. 대나무 잎 가루를 사용하니 고기의 잡내도 사라지고 미생물 번식이 억제 돼 보존 기간도 늘어났다.

“화학 첨가물을 조금만 넣어도 생산이 훨씬 편해지고, 먹는 사람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먹는 사람을 속이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렵고 힘들어도 화학 첨가물은 넣지 않을 겁니다. 대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더 맛있는 가공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거에요.”

 

 

이행철 생산자는 집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반갑다고 한다. 먹을 것이 많아졌지만,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좋은 먹거리가 부족한 요즘, 집밥을 찾는 현상은 곧 좋은 먹거리를 찾으려는 현상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먹거리가 공장에서 만들어지기 이전의 집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화학 첨가물에 의지하기보단, 자연에서 온 재료로 만든 집밥 말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직접 요리를 하는 건 쉽지 않아요. 모든 사람이 요리를 잘 하는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건강하지만 간편한 생활재를 많이 개발하려고 해요.”

행복중심생협은 매월 공동구입 행사를 통해 조합원의 생활을 바꾸는 생활재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8월엔 일오삼식품의 한우등심불고기와 우리밀고추장불고기를 공동구입한다. 식당밥과 인스턴트 식품에 지쳤다면 8월 공동구입 생활재를 이용하자. 밖에서 먹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음식보다,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집밥을 맛볼 수 있을거다.

사람, 땅,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담긴 블루베리

신이 내린 보랏빛 선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작은 열매 블루베리는 몸에 좋기로 유명하다. 몇 해 전 뉴욕 타임즈에선 블루베리를 10대 수퍼푸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블루베리는 특히 눈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블루베리에 풍부한 루테인과 안토시아닌 때문. 시력 보호와 개선에 효과가 좋아 눈에 도움이 된다. 안토시아닌은 시력뿐 아니라 세포를 보호해 노화를 늦추고 노화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 이런 효과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블루베리를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도 개발되고 있다. 새콤하고 달콤해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게 되는 작은 열매 블루베리. 블루베리가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건 딱 요맘때만 생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살리고 땅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싶었던 정구홍 생산자

행복중심생협에 블루베리를 공급하는 생산지는 충북 음성에 있는 음성블루베리원이다. 2007년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해 블루베리 생과, 냉동 블루베리, 블루베리발효진, 블루베리즙을 생산해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있다.

 

음성블루베리원의 정구홍 생산자는 인삼 농사를 짓던 아버지를 따라 15년간 인삼 재배를 했었다. 인삼 재배는 한해 농사가 아니라 3, 길게는 6년까지 키우며 재배한다. 그러다 보니 사용하는 농약의 양이 많고 농사짓는 사람이 농약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 정구홍 생산자도 농약 때문에 몸이 아픈 경험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정구홍 생산자는 농약과 화학 비료에 의존해 짓는 농사에 의문을 품었다. 땅을 죽이고 사람도 해치는 농사는 차라리 짓지 않는 게 낫다고 여겼다. 그래서 인삼 농사를 그만두고 사람을 살리고 땅도 살리는 농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블루베리를 만났다. 당시엔 블루베리 농사를 짓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농사법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유일한 방법은 직접 경험해 실패하면서 노하우를 쌓는 수밖에 없었다. 

 

땅과 자연을 건강하게 하는 재배 방법

블루베리는 산성을 띠는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곡물 사료를 먹고 자라는 동물에게 얻는 축분이나 화학 비료는 땅을 알칼리성으로 만든다. 그래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던 초창기엔 여러 번 실패를 맛봤다. 땅을 산성화하면서 블루베리가 스스로 건강하게 자라는 방법을 찾다가 초생 재배와 유황 발효 농법을 발견했다. 유황 발효 농법은 유황 액에 당밀과 물을 섞어 발효한 후 EM과 생 이스트, 목초액을 섞어 5~10일 정도 더 발효시킨 액비를 사용하는 농법이다. 또 블루베리 나무 옆에 5가지 이상의 풀을 자라게 한다. 나무 곁에 잡초가 있으면 양분을 빼앗아 가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지만, 땅이 건조해 지는 것을 막아 땅에 유기물이 풍부해지고 다시 자연스럽게 퇴비가 된다.

정구홍 생산자는 블루베리 나무는 다른 과수처럼 비료를 많이 투입해 수확량을 늘리려 하면 블루베리 나무의 수명이 짧아진다고 말했다. 처음엔 효과를 보았다가도 2~3년 후엔 블루베리의 수확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조금 더 지나면 열매가 맺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그래서 정구홍 생산자는 수확량이 조금 적어도 나무가 스스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방법인 발효 유황 농법과 초생 재배를 이용한 농사법이 블루베리 재배에 아주 잘 맞는 농사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황 발효 농법과 초생 재배는 액비를 직접 만들어야 하고 풀 관리를 수시로 해줘야 해 손이 많이 간다. 그만큼 생산자의 수고와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는 거다. 그래서 많은 농가가 이런

방식으로 농사 짓기를 꺼린다. 하지만 정구홍 생산자는 땅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농사가 사람에게 이로운 농사라는 신념으로, 계속 이 방식으로 농사를 지을 거라고 한다. 

 

 

 

 

다양한 품종의 블루베리

행복중심생협에 공급되는 블루베리 품종은 총 7가지다. 수확 시기와 작황에 따라 공급하는 품종을 달리하고 있다. 6월 중순쯤 수확하는 조생종은 네 종류다. 듀크,선라이즈, 레카, 노스랜드가 그것. 듀크는 크기가 크고 맛이 좋다. 그러나 비에 약해 장마철이 지나면 수확이 어렵다. 선라이즈는 듀크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다. 저장성이 좋아 비가 오는 시기에도 향이 죽지 않는다고 한다. 레카는 새콤

한 맛이 좋다. 그래서 먹는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많이 갈린다. 노스랜드는 단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하지만 크기가 작고 껍질이 얇아 잘 갈라진다. 그래서 생과 보다는

냉동이나 가공용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7월 초부터 수확하는 중생종은 블루레이, 시에라, 블루제이 품종이다. 블루레이와 시에라는 과의 크기가 크고 맛과 풍미가 좋지만, 저장성이 약하다. 블루레이는 크기는 약간 작지만 동글동글한 모양이 예쁜 게 특징이다.

정구홍 생산자는 올해 블루베리 농사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더 좋은 품질을 얻기 위해 전정을 확실하게 했어요. 아마 작년만큼 올해 블루베리도 참 맛있을 겁니다.”

올해 블루베리 생과는 6월 중순쯤 만날 수 있다. 첫 번째로 만나는 품종은 듀크와 레카다. 블루베리 과실은 아직 초록빛이지만, 생산자의 정성과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무럭무럭 영글고 있다. 

 

블루베리를 많이 이용하면 조합원에게 더 좋은 일이 생깁니다

올해도 블루베리 생과 많이 이용해주세요. 가격은 조금 비쌀지 몰라도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농법이라는 자부심으로 기르고 있어요. 더 많은 조합원이 선택하면 저처럼 농사짓는 사람이 더 많이 늘어날 테니까, 조합원 여러분에게도 더 좋은 일아닌가요?”

사람만 살 게 아니라 땅과 풀, 벌레도 함께 사는 농사를 더 많은 농민이 짓길 바란다는 정구홍 생산자. 사람과 땅,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이 알알이 맺힌 블루베리에 가득 담겨있다.

매실, 맛과 향이 어여쁘다


▲이금화·정재인 매실 생산자



“올해 유기 인증을 준비하고 있어요”

행복중심생협에 4년째 무농약 매실을 공급하는 정재인·이금화 생산자. 안부를 묻고 인사를 하자마자 유기 인증 소식을 알렸다. 지금까지 무농약 인증 매실을 공급했지만 사실 이미 정재인·이금화 생산자는 유기농으로 매실 농사를 짓고 있었다. 단지 인증만 무농약이었을 뿐이다. 작년 토양 검사 결과가 좋았다. 오랫동안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제초제를 사용하는 대신 녹비작물인 헤어리베치를 심고 거두었다. 또, 직접 매실액을 담고 걸러낸 매실 찌꺼기를 나무와 흙과 섞어 직접 발효시킨 퇴비를 꾸준히 땅에 주었다.



▲매실 나무에 맺힌 어린 매실



“매실, 잘 자라고 있습니다”

매실 나무 가지가지에 작은 매실이 열려 있다. 하지만 간간히 텅 비어 있는 가지가 보였다. 꽃이 피는 3월 말,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황사까지 심해 꽃이 수정이 많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만큼 작황이 좋을 것 같지는 않다고. 열매가 맺히는 건 순전히 자연의 섭리다. 날씨는 사람이 어찌할 수 없다. 갑자기 추워지거나, 서리를 맞거나 해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이제 지금 열린 작은 매실이 6월까지 무럭무럭 자라는 일만 남았다. 다행히 지금 맺힌 열매만 잘 자라주어도, 올해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은 부족함 없이 매실을 이용할 수 있다. 가끔 매실이 자랄 때 비를 맞으면 매실 표면에 ‘흑성’이라는 까만 점이 생긴다.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매실 표면에 그런 까만 점이 생기면 매실을 받는 조합원은 걱정이 앞선다. 정재인 생산자는 이런 때는 밀가루를 묻혀 매실을 닦으면 까만 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매실에 이상이 있거나, 병이 있는 건 아니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예냉을 거쳐 아이스박스에 잘 담아 공급합니다”

행복중심생협은 작년부터 매실을 택배 공급이 아닌, 가정 공급으로도 매실을 공급한다. 아무래도 택배는 배달 사고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 매실을 공급하는 시기가 초여름이라 바로 택배를 받지 못할 경우, 안에서 매실이 급격히 익어버리는 일도 발생한다. 정재인 이금화 생산자는 매실을 수확한 후, 한번 물에 씻어 저온창고에서 말려 아이스팩과 함께 아이스박스에 담아 공급한다. 조합원이 매실을 좋은 상태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매실액, 3년 이상 발효해 드세요”

매실액은 황매실로 담는 게 가장 맛과 향이 좋다. 청매실이 많이 익으면 황매실이 된다. 청매실로 담아도 좋지만, 황매실로 담으면 아무래도 매실 고유의 향이 더 깊어진다. 씨를 빼지 않은 매실을 설탕과 1:1로 섞어 옹기에 넣은 후, 잘 밀봉한다. 15일 정도 지난 후, 매실을 걸러낸다. 그 다음, 매실액을 오랫동안 숙성시킨다. 보통 100일 정도 숙성시키면 먹을 수 있지만, 이금화 생산자는 이 매실액은 적어도 3년을 숙성시킨다. 그러면 효소가 발효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설탕의 당성분을 모두 분해한다. 그야말로 ‘발효액’이 되는 것이다.



▲이금화 생산자가 담은 매실액으로 만든 주스



이렇게 담은 매실액은 요리에도 많이 사용한다. 이금화 생산자는 한 여름에 오이냉국을 만들 때, 식초 대신 매실액을 넣는다. 그러면 새콤한 맛만 나는 게 아니라 매실의 단맛도 나면서 참 시원하고 좋다고 한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매실액으로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것. 또 돼지 주물럭이나 고기 요리를 할 때도 많이 사용한다. 이금화 생산자가 이렇게 5년 가량 숙성한 매실액에 물을 타서 마셔보라 건넸다. 보통 매실액의 달달한 맛이 사라지고, 깊고 진한 매실향이 남아 있었다.



맛과 향이 진한 하동 매실, 예약하세요

4월 20일(월)부터 매실 예약을 시작한다. 1년에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매실, 올해는 조금 더 담아서 3년 정도 숙성시켜 보면 어떨까. 배 아플 때 약처럼 먹어도 좋고, 각종 요리에 맛을 더하는 매실액. 씨를 빼고 장아찌를 담으면 밥반찬으로도 좋다. 작년부터 매실 나무를 돌보며, 올 한 해 매실을 기다린 생산자의 정성이 더해 그 맛과 향이 더욱 어여쁠 것이다.


하동 매실 예약하기


 

“바다의 생명력을 그대로 담아 조합원에게 전달합니다”

가가호직거래영어조합법인 이대온 생산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김 사랑은 각별하다. 슬쩍 구워 간장을 찍어 먹기도 하고, 참기름과 소금을 발라 조미해 먹으면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맛있게 먹는다. 또 우리나라 김이 얼마나 맛있는지, 여행 온 관광객들 손에 한 아름 들린 김 상자만 보더라도 그 인기를 알 수 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김은 전부 양식 김이다. 김 포자를 김발에 뿌려 기르는 김 양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지주를 박고 김발을 걸어 양식하는 지주식은 예부터 전해온 전통 양식법으로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이용한 방법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김이 자연스레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마르고 젖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30여 일 반복하면 김을 수확할 수 있다.

양식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류식은 김발을 부표에 매달아 바다 위에 띄워 양식하는 방법이다. 양식하는 내내 바닷속에 잠겨 있어 김이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15~20여 일 만에 수확할 수 있어 지주식보다 생산량도 많다. 그러나 잡조류가 많이 생겨 잡조류를 제거해줘야 한다. 그래서 부류식 재배 김엔 산 처리를 한다. 산 처리를 하면 잡조류나 불순물을 없애 깨끗하게 김을 기를 수 있어 윤기나 색이 좋아진다.





공업용 염산, 폐염산의 심각한 문제

지난 3월 24일, 행복중심생협에 김, 다시마, 멸치 등을 공급하는 가가호직거래영어조합 이대온 생산자를 만나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김과 멸치 생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부류식 김은 생산할 때 유기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김 활성처리제를 사용해요. 농림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서 고시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활성처리제로 허용된 양만큼만 사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많은 김 생산 농가가 허가받지 않은 공업용 염산, 폐염산을 몰래 사용하는 데 있어요.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예요.” 공업용 염산이나 폐염산을 사용하면 설령 채취한 김에 염산이 남아 있지 않는다 하더라도 바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대온 생산자는 계속해서 이런 방법으로 김 양식을 하면 바다 생태계가 황폐해져 바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심각하게 이야기했다. 김 양식에서 공업용 염산을 사용했다는 소식은 어제오늘 들려오는 소식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었고 꾸준히 단속하고 있지만, 땅에 성분이 남는 농산물과 달리 바다에서는 성분이 잔류하지 않아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생산자가 건강하고 정직하게 생산하려는 의지가 필요해

이대온 생산자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김 생산자가 정직하고 건강하게 김을 생산하려는 의지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대온 생산자는 무기산과 김 활성처리제를 사용하지 않고 정직한 방법으로 건강하게 김을 생산하려는 생산자를 찾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오랜 시간 김 생산과정에 관여하고 꼼꼼하게 점검한다. 그렇게 생산한 김만 수매해 조합원에게 공급한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서로 속이지 않아요. 그래서 생산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김 양식을 하는데 있어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하려 합니다. 제가 좋은 김을 조합원 여러분께 공급하는 비결이에요.”


가가호직거래영어조합은 지주식 김만 공급한다. 요즘엔 부류식 김도 김발을 뒤집어 주거나 김 활성처리제를 사용하지 않고 ‘무산 김’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농가가 더러 있지만 그래도 지주식 김이 가장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김을 기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서다. 지주식 김은 부류식 김과 비교하면 포자를 뿌리고 수확하기까지 기간이 길고 수확량도 적지만, 바람과 햇볕이 자연스럽게 살균 효과를 제공한다. 김에 붙어 자라는 잡조류를 제거하고 광합성을 통해 병충해에 강한 김으로 자란다. 그래서 농가들이 활성처리제나 염산을 사용할 필요가 없이 정직하게 김을 생산을 할 수 있다고.





낭장망으로 잡은 멸치만 공급하는 가가호직거래영어조합

가가호는직거래영어조합은 낭장망으로 잡은 멸치만 공급한다. 낭장망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 방식 중 하나로 조류가 빠른 곳에 그물을 내려두고 조류에 따라 떼 지어 이동하는 멸치를 가두어 잡는 방식이다. 상처가 적고 비늘이 고스란히 붙어 있어 맛이 살아 있고 신선하다. 그러나 생산자가 많은 수고를 해야 하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어획량이 적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멸치 대부분은 기선권현망으로 잡는다. 기선권현망은 배두 대에 그물을 걸고 탐지기로 멸치 떼를 찾아다니며 잡는 방식이다. 어획량이 많고 빨리 잡을 수 있지만, 그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몸통이 상하고 바늘이 떨어져 나간다. 또 한번에 많은 양의 멸치를 잡기 때문에 어족 자원 보호에 대한 문제제기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천일염으로 삶은 멸치

멸치는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는다. 성질이 급해서 그렇다. 또 지방 함유량이 많아 빨리 상하고 비린내가 난다. 그래서 멸치를 잡으면 빨리 소금물에 삶아 말려야 한다.

먼바다에서 어획하는 기선권현망은 멸치를 잡아 항구에 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멸치를 잡아 배에서 바로 삶는다. 배에서 삶다 보니 온도가 낮아 덜 익어 상하는 경우가 많아 소금을 많이 넣고 삶는다. 그래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정제염을 사용한다. 이런 멸치는 멸치 본연의 맛이 소금 속으로 숨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멸치 본연의 맛을 잘 모른다고 이대온 생산자는 말한다. 가가호직거래영어조합에서 공급하는 멸치는 근해에서 잡기 때문에 배에서 삶지 않고 잡자마자 육지로 옮겨와 천일염으로 삶는다. 상할 염려가 적으니 소금을 적게 넣는다. 그래서 멸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생활재를 생산하고 싶어

지주식 김, 낭장망 멸치는 모두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생산량이 적다.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서 생산하는 농가도 적다. 이대온 생산자가 이런 조건을 감수하고도 계속해서 생산을 이어가는 이유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 때문이다. “사람의 편리와 욕구에 따라 자연과 생명을 해치는 것을 거절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거절한다는 것은 지양하는 것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버지를 따라 김 생산을 하면서 몸에 배인 아버지의 생산 철학과 가르침은 지금껏 이대온 생산자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윤보단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행복중심생협은 3월부터 조합원의 생활을 바꾸는 생활재 꾸러미 공동구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을 낮춘 할인이 아니라 ‘협동’을 통해 생활을 바꾸자는 가치를 담은 행사다. 4월 공동구입 꾸러미엔 가가호직거래영어조합의 김과 멸치도 담았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적어지는 요즘, 방사능 때문에 수산물을 밥상에 올리기 망설여지는 요즘. 4월 공동구입 생활재 꾸러미로 밥상을 차리자. 괜찮다. 행복중심생협 수산물이니까.

“협동조합, 준비 과정이 가장 중요해요”

협동사회경제탐방은 우리 사회 경제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협동과 나눔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다양한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왼쪽부터) 협동조합지원센터 박숙희, 김자현, 김연순, 이경란 운영위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단 함께 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뜻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협동으로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농사일뿐 아니라 김장과 같은 집안일부터 혼례와 같은 경조사까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이웃과 협동하며 해결했습니다.

협동조합은 많은 기업이 문을 닫는 경제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를 통해 경쟁에 묻히지 않고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배려하고 상생하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생긴 후, 5명만 모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장악하면서 생계를 위협받던 자영업자, 취업이 어려운 청년, 믿을 수 있는 의료와 보육 등 사회서비스에 목마르던 사람들은 하나둘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막연한 이익보다는 자신의 필요, 자본보다 사람, 경쟁보다 협동을 외치는 협동조합의 방식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많은 협동조합이 생겼지만, 대다수 협동조합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라졌습니다.


협동조합의 정착을 위해 모인 선배들

2012년, 행복중심생협에서 활동하던 선배들이 모였습니다. 아직까지 협동조합이 생소한 우리나라에 협동조합이 잘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래서 협동조합의 사업아이템 점검부터 창립 준비 과정, 준비 절차와 운영을 하며 겪는 문제까지 살피는 협동조합지원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오랜 시간 생협을 꾸린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행복중심생협에 손수건, 앞치마, 머플러 등을 공급하는 ‘감좋은 공방’과 1인 가구 여성의 삶을 지원하는 ‘그리다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창립총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정관을 만들고 이사회를 운영하는 방식까지 운영의 구석구석을 함께 준비하며 창립을 도왔습니다.



준비과정이 탄탄해야 하는 협동조합

협동조합지원센터로 활동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협동조합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중 대다수는 준비 과정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협동조합 운영 방식과 구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 협동조합과 잘 맞지 않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기도 하고, 출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1인 1표’라는 협동조합의 핵심적인 원칙을 잘 이해하지 못해 구성원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준비할 땐 오랜 시간을 두고 구성원과 치밀하게 토론하고 상의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합니다.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못하면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협동조합 설립 전,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협동조합이 어떤 역사를 통해 성장해 왔는지. 성공한 협동조합이 지켜왔던 원칙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충분히 공부해야 합니다. 막연히 협동조합을 하면 뭔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나 경제적 위기의 돌파구 정도로 생각하고 협동조합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등의 원인을 찾고 해결 방법을 찾는 갈등해결교육

협동조합 지원센터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중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갈등해결교육을 열었습니다.

보통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이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직의 역할과 구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만들도록 돕고 갈등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교육을 합니다. 그렇다고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은 협동조합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사진 왼쪽 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갈등해결교육, 오른쪽 사진은 김연순, 이경란 운영위원이 애용하는 성수수제화 협동조합 수제화


협동조합지원센터는 다양한 협동조합이 생겨 협동조합의 영역이 더 넓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좋은 공방과 같이 화학 섬유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협동조합부터 잉쿱과 같은 교육 협동조합까지. 협동조합지원센터는 협동조합이 사람들에게 삶의 모든 영역에서 대안을 제시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지원센터를 운영해 가겠다고 합니다. 협동조합지원센터의 노력과 열정으로 우리나라에 협동조합이 튼튼히 뿌리 내려 성장해 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