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땅,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담긴 블루베리

신이 내린 보랏빛 선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작은 열매 블루베리는 몸에 좋기로 유명하다. 몇 해 전 뉴욕 타임즈에선 블루베리를 10대 수퍼푸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블루베리는 특히 눈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블루베리에 풍부한 루테인과 안토시아닌 때문. 시력 보호와 개선에 효과가 좋아 눈에 도움이 된다. 안토시아닌은 시력뿐 아니라 세포를 보호해 노화를 늦추고 노화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 이런 효과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블루베리를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도 개발되고 있다. 새콤하고 달콤해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게 되는 작은 열매 블루베리. 블루베리가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건 딱 요맘때만 생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살리고 땅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싶었던 정구홍 생산자

행복중심생협에 블루베리를 공급하는 생산지는 충북 음성에 있는 음성블루베리원이다. 2007년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해 블루베리 생과, 냉동 블루베리, 블루베리발효진, 블루베리즙을 생산해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있다.

 

음성블루베리원의 정구홍 생산자는 인삼 농사를 짓던 아버지를 따라 15년간 인삼 재배를 했었다. 인삼 재배는 한해 농사가 아니라 3, 길게는 6년까지 키우며 재배한다. 그러다 보니 사용하는 농약의 양이 많고 농사짓는 사람이 농약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 정구홍 생산자도 농약 때문에 몸이 아픈 경험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정구홍 생산자는 농약과 화학 비료에 의존해 짓는 농사에 의문을 품었다. 땅을 죽이고 사람도 해치는 농사는 차라리 짓지 않는 게 낫다고 여겼다. 그래서 인삼 농사를 그만두고 사람을 살리고 땅도 살리는 농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블루베리를 만났다. 당시엔 블루베리 농사를 짓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농사법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유일한 방법은 직접 경험해 실패하면서 노하우를 쌓는 수밖에 없었다. 

 

땅과 자연을 건강하게 하는 재배 방법

블루베리는 산성을 띠는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곡물 사료를 먹고 자라는 동물에게 얻는 축분이나 화학 비료는 땅을 알칼리성으로 만든다. 그래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던 초창기엔 여러 번 실패를 맛봤다. 땅을 산성화하면서 블루베리가 스스로 건강하게 자라는 방법을 찾다가 초생 재배와 유황 발효 농법을 발견했다. 유황 발효 농법은 유황 액에 당밀과 물을 섞어 발효한 후 EM과 생 이스트, 목초액을 섞어 5~10일 정도 더 발효시킨 액비를 사용하는 농법이다. 또 블루베리 나무 옆에 5가지 이상의 풀을 자라게 한다. 나무 곁에 잡초가 있으면 양분을 빼앗아 가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지만, 땅이 건조해 지는 것을 막아 땅에 유기물이 풍부해지고 다시 자연스럽게 퇴비가 된다.

정구홍 생산자는 블루베리 나무는 다른 과수처럼 비료를 많이 투입해 수확량을 늘리려 하면 블루베리 나무의 수명이 짧아진다고 말했다. 처음엔 효과를 보았다가도 2~3년 후엔 블루베리의 수확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조금 더 지나면 열매가 맺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그래서 정구홍 생산자는 수확량이 조금 적어도 나무가 스스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방법인 발효 유황 농법과 초생 재배를 이용한 농사법이 블루베리 재배에 아주 잘 맞는 농사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황 발효 농법과 초생 재배는 액비를 직접 만들어야 하고 풀 관리를 수시로 해줘야 해 손이 많이 간다. 그만큼 생산자의 수고와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는 거다. 그래서 많은 농가가 이런

방식으로 농사 짓기를 꺼린다. 하지만 정구홍 생산자는 땅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농사가 사람에게 이로운 농사라는 신념으로, 계속 이 방식으로 농사를 지을 거라고 한다. 

 

 

 

 

다양한 품종의 블루베리

행복중심생협에 공급되는 블루베리 품종은 총 7가지다. 수확 시기와 작황에 따라 공급하는 품종을 달리하고 있다. 6월 중순쯤 수확하는 조생종은 네 종류다. 듀크,선라이즈, 레카, 노스랜드가 그것. 듀크는 크기가 크고 맛이 좋다. 그러나 비에 약해 장마철이 지나면 수확이 어렵다. 선라이즈는 듀크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다. 저장성이 좋아 비가 오는 시기에도 향이 죽지 않는다고 한다. 레카는 새콤

한 맛이 좋다. 그래서 먹는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많이 갈린다. 노스랜드는 단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하지만 크기가 작고 껍질이 얇아 잘 갈라진다. 그래서 생과 보다는

냉동이나 가공용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7월 초부터 수확하는 중생종은 블루레이, 시에라, 블루제이 품종이다. 블루레이와 시에라는 과의 크기가 크고 맛과 풍미가 좋지만, 저장성이 약하다. 블루레이는 크기는 약간 작지만 동글동글한 모양이 예쁜 게 특징이다.

정구홍 생산자는 올해 블루베리 농사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더 좋은 품질을 얻기 위해 전정을 확실하게 했어요. 아마 작년만큼 올해 블루베리도 참 맛있을 겁니다.”

올해 블루베리 생과는 6월 중순쯤 만날 수 있다. 첫 번째로 만나는 품종은 듀크와 레카다. 블루베리 과실은 아직 초록빛이지만, 생산자의 정성과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무럭무럭 영글고 있다. 

 

블루베리를 많이 이용하면 조합원에게 더 좋은 일이 생깁니다

올해도 블루베리 생과 많이 이용해주세요. 가격은 조금 비쌀지 몰라도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농법이라는 자부심으로 기르고 있어요. 더 많은 조합원이 선택하면 저처럼 농사짓는 사람이 더 많이 늘어날 테니까, 조합원 여러분에게도 더 좋은 일아닌가요?”

사람만 살 게 아니라 땅과 풀, 벌레도 함께 사는 농사를 더 많은 농민이 짓길 바란다는 정구홍 생산자. 사람과 땅,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이 알알이 맺힌 블루베리에 가득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