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세 번, 기자회견을 다녀왔습니다

한 달에 세 번, 기자회견을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높고 푸르네요. 어릴 때 보았던 그 맑은 가을 하늘을 이제는 가끔밖에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아마 그 어린 마음에도 하늘의 푸름과 깊음, 넓음을 보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미국 어디엔가 있는 거대한 폭포와 호주 어딘가에 있다는 넓은 초원을 보지는 못했으나, 아옹다옹 한치 앞을 보며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 속에도 경이로운 자연은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훈데르트 바서(오스트리아/화가, 건축가/1928~2000)의 그림이 유독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와 유사한 경험일까요? 그는 강렬한 자연의 초록과 빨강이 살아 있는 동글동글한 그림을 그리는 생태 미술가입니다.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그는 전쟁의 폐허, 무너진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작은 풀잎파리를 보고 삶에 대한 희망을 얻었다고합니다. 우리를 위로하고 삶에 용기를 갖게 하는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왕성하게 생명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급속도로 자연을 망쳐 왔습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땅을 망치고, 무분별한 벌목과 남획으로 산과 바다를 망치고, 이제는 바다로 핵발전의 폐수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 열거하자면 생활재 ㅃ안내지를 꽉 채우고도 남을 ‘인간에 의한 자연 정복사’를 어찌할까요? 많은 미래 연구소가 20~30년 후에 위협이 될 가장 큰 문제가 ‘지구온난화’ 및 ‘자연자원의 고갈’, ‘대체 에너지 개발’이라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밝은 미래는 없다고 합니다. 20~30년 후라면 그리 먼 미래가 아니네요. 그때라면 저도 살아있을 것 같습니다.

환경파괴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경제 시스템이 우리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왔기에, 우리 모두는 환경파괴자라는 반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지요. 아이들이 미래에 사용할 땅을 온전히 보존해 주기 위해, 그들이 사용할 자원을 남겨 두기 위해, 서로 협동하고 도와가며 살아갈 친구들을 만들어 주기 위해.

현재 지역생협이 연합하여 활발히 벌이고 있는 사업이 두 개 있습니다. 탈핵과 反GMO 활동입니다. 전기 한번 생산하고 폐기물로 수백만 년을 살며 인간을 위협하는 원자력발전에서 재생에너지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 유전자조작 생물체는 기아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다는 광고와는 달리 생태계를 교란할 뿐만 아니라 유전자 독성이 인간을 공격하기 때문에 이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첫째, ‘탈핵대안에너지위원회’는 화력발전소를 견학하고, 착한밥솥 캠페인과 전기절약 사례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둘째, ‘토종씨앗 채종포 공동경작’사업은 GMO 씨앗을 버리고 토종씨앗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 3년간 진행되고 있습니다. 약 1,500만원의 토종씨앗 기금이 모았고, 1,000여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하였습니다. 짝짝짝!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최근 한 달 동안,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세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핵발전소의 오염수를 계속 바다로 방류하고 있는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서울시 학교급식에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재료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하자는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식품 원재료 중 GMO 사용 표시를 강화하자는 기자회견에도 다녀왔습니다. 방사성 관련 기자회견에서 깊은 인상을 준 아기 엄마가 있었습니다. 바로 제 옆에서 분한 울음 참으며 손을 꽉 쥐고, 아이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 답답했습니다. 나쁜 일은 신속하고 어마어마한 규모로 일어나는데, 일을 수습하고 피해 받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 시민이라는 생각 때문에요. 그리고 미안했습니다. 아기야, 미안해! 철수야, 미안해! 영희야, 미안해!

우리는 앞으로 대한민국에 탈핵대안에너지 정책이 수립될 때까지 탈핵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GMO 원료가 100% 표시되는 식품 표기법이 제정될 때까지 反GMO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 세대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엄마, 고마워! 아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