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씻어 줄 포도와 복숭아

포도와 복숭아를 생산지인 경북 상주. 넓은 평야와 적정한 강우량, 여름철 높은 기온과 많은 일조량 등 과일이 자라기 좋은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자연환경이 좋다고 절로 과일이 열리고 자랄까.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고 하지만, 사람의 정성과 손길도 무시 못 하는 법. “친환경 과일 농사를 가능하게 했던 힘은 행복중심생협 조합원 덕”이라는 박관용 포도 생산자와 황효연 복숭아 생산자를 만났다.

껍질째 씨까지 먹을 수 있는 친환경 포도| 상주 933영농조합법인 박관용 생산자

샤워로 몸을 식힌 후 먹는 포도는 무더위와 하루의 피곤함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포도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그런데 폴리페닐은 껍질과 씨에 많이 들어있다. 새콤달콤한 포도 한 알 먹으려는데 쉽게 입으로 넣기가 쉽지 않다. 물에 씻어도 잘 없어지지 않는 농약 걱정 때문이다.

경북 상주 933영농조합법인 생산자들이 생산하는 포도는 농약 걱정을 한결 덜 수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포도와 무농약과 저농약 포도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하우스 캠벨을 생산하는 박관용 생산자는 일반 관행농이 15~20회가량 농약을 칠 때, 그보다 훨씬 적은 반절 정도만 사용한다. 이마저도 계속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열매를 맺기 전에는 유황을 발효시켜 지력을 좋게 해준다. 포도는 해충보다 노균병과 같은 세균에 의한 병해 때문에 고생하는데 열매가 열린 후에는 석회 보르도액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조합원에게 공급하기 1달 전부터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행복중심생협의 생활재 취급기준이기도 하지만, 10여 년 넘게 포도를 이용하는 조합원과 조합원 아이들이 먹을 포도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상저온과 무더위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란 복숭아| 상주 933영농조합법인 황효연 생산자

친환경 농사는 참 어려운 일이다. 과일 농사는 병해충을 방제가 어려워 더욱 어렵다. 어렵다는 친환경 과일농사 중에서도 으뜸을 꼽으라면 복숭아 농사일 것이다. 복숭아는 참 가녀린 과일이다. 복숭아나무가 과실나무 중에서도 특히 병에 약해서 그렇다. 복숭아나무는 처음 묘목을 심은 후 3년이 꼬박 지나야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복숭아가 연약한 만큼 땅의 힘을 키우고 나무를 건강하게 해주는 일이 관건이다. 현미 식초와 목초액과 막걸리를 발효시켜 주며 땅심을 키우며 복숭아밭에 자란 풀도 직접 깎아준다. 땅에도, 나무에도, 사람에도 해로운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기른 복숭아지만, 올해 봄 이상저온으로 동해 피해를 당하였다. 4월 중순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면서 나무들이 버티지 못한 것. 복숭아밭은 물론 그 주변 쓰레기까지 직접 줍는 부지런함으로 동네에서 유명한 황효연 생산자의 속은 또 얼마나 탔을까.

얼마 전(7월 중순)에 동해를 입지 않은 복숭아를 골라 열매 하나하나 봉지를 씌웠다. 봄날 이상저온과 여름 무더위를 힘겹게 이겨낸 복숭아가 8월 중순에 조합원을 찾아간다.

상주에서 익어가고 있는 복숭아. 복숭아는 올해 4월 동해 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박관용 생산자의 하우스 캠벨. 오는 8월 5일부터 조합원을 찾아간다.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색깔 포도 중 베니바라도 품종의 포도. 껍질이 얇고 탄력이 있어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복숭아밭과 포도밭에는 제초제를 쓰지 않아 풀이 많다. 2주일에 한 번씩 직접 풀을 맨다. 제초제를 사용하는 관행 농사를 짓는 이들은 잘 하지 않는 일로 무더운 여름에 풀을 매는 것은 꽤 고생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