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하자, 협동하자

협동조합을 만들어 보려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행복중심생협은 김연순 前 회장과 이경란, 박숙희, 김자현 지역생협 前 이사장들이 협동조합 상담센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마련해 주신 자리를 통해, 협동조합 사업체를 만들려는 15인을 만났습니다. 협동조합의 가치와 역사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처음 만난 분들이었지만,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빛나고,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조심스러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와 띠동갑인 분이 두 분이나 있어서 더욱 반가웠죠. 12년 어르신과 12년 동생! 나이에 상관없이,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협동조합이 하나의 가능성으로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협동조합은 선한 목적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이분들은 협동조합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걸까요?


‘감좋은’. 이미 행복중심생협에 공급을 시작한 옷 공방으로, 한국판 ‘샤넬’입니다. 여성의 몸을 옥죄는 패션복에서 몸을 해방시키고자 합니다. 건강하게 숨쉬고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옷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책을 타고 날다’. 돌봄이 있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고, 책을 통해 성장하고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교육은 그런 거죠? 성장은 그런 것이죠? 혼자서는 안 되는 것.

‘기념품·화환 제작소’, ‘택배’. 기념품, 화환, 살면서 꼭 필요하죠. 택배협동조합과 함께 하면 금상첨화입니다.


협동조합 법인격을 갖추게 될 수많은 아이디어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번창하기를 소망합니다. 협동조합 기본법은 5명 이상이 동업하는 사업체를 권장합니다. 혼자서 하는 것보다 협동하는 것이 훨씬 힘이 세니까요. 여럿이 일하므로, 정관과 규약으로 운영원칙을 세워서 다툼을 없애고, 평등하고 배려하는 조직체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이들 협동조합 앞에 놓인 것은 무엇일까요. 부모 마음의 약한 고리를 이용한 교육 상품이 있고, 자신만의 매력을 잃게 하는 만들어진 유행이 세련되게 혹은 끈질기게 존재할 것입니다. 각 협동조합이 사업 이익을 내는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학벌보다는 학식이 중요하다는, 유행하는 멋보다는 개성을 찾고 보자는 가치가 선택될 수 있을까요? 협동조합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은 지역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지역의 필요에 답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원하는(aspiration)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재(needs)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협동조합은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만드는 결사체이니까요.


그리고 당부합니다. 경쟁하지 마라, 협동하라, 협동하라. 우리끼리는 경쟁하면 안 됩니다. 협동조합은 자신도 또한 세상도, 공유하고 나누어 부족함이 없길 원합니다. 사회의 행복을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계산합니다. 누구 하나 0을 가져도 전체는 항상 부분보다 커지는 그런 행복 아닙니다. 누군가 0을 가지면, 전체가 0이 되는, 슬픔을 나누는 곱하기가 협동조합의 셈법입니다.


조합 내부에서도 협동하고, 밖으로도 협동합시다. 경쟁은 금방 독점으로 이어지고, 손쉽게 가격 경쟁으로 변합니다. 때문에 경쟁은 제 살 깎기가 가능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입니다. 주식회사에 비해 자본이 부족한 협동조합이 사용할 전략이 아니랍니다. 요즘 자주 소개되는 유럽의 협동조합 지역사회는 협동조합끼리의 협력은 물론, 선배 협동조합이 후배 협동조합의 성장을 지원하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줄 사회적 유산 그것은, 패자부활전의 가능성이 봉쇄된 피투성이 싸움터가 아닌, 협동조직으로 촘촘하게 엮여진 사회입니다.

7월 23일, 협동조합으로 창립하는 ‘감좋은’, 30명의 조합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안인숙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