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월례포럼]친환경 에너지, 어떻게 가능할까?


2011년 10월 20일 목요일,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서교동 교육장에서 10월 월례포럼이 열렸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주제로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강의를 맡아주었습니다. 

지난 3월,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고 때문에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헌석 대표는 이 후쿠시마 사고 이전까지 10대, 20대 학생들에게 체르노빌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 잘 모른다는 대답이 나왔다고 말합니다. 체르노빌 사건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힐 때쯤, 후쿠시마에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에게 원자력 발전에 대한 위험이 다시 각인된 것이죠.

 

 

이번 월례포럼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다시 정리하고,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헌석 대표는 일본 원전 지도를 보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일본에는 총 54개의 핵발전소가 있습니다. 지난 3월, 후쿠시마에서 일본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강도인 진도9의 지진이 일어나며 후쿠시마 제1발전소의 1호기, 2호기, 3호기, 4호기가 폭발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현재 43개 발전소가 가동을 중지했고, 현재 11개가 가동 중입니다. 그런데도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죠.

한국은 현재 21개의 핵발전소가 있습니다. 그래도 일본보다 적다고 안심하는 분 계신가요? 일본보다 개수가 적은 건 분명하지만 면적당 핵발전소설비 밀집도는 일본이 4위 한국이 2위입니다. 만약 정부에서 추진하는 원건 건설 계획대로 진행되면 21개의 발전소는 43개로 늘어납니다. 그중 부산에 있는 고리 원자력 발전소는 반경 1km내에 민가, 민박, 초등학교까지 있다고 합니다. 

 

 


‘방사능이 무섭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죠? 이헌석 대표는 이 표현이 정확하다며 ‘보이는 괴물보다 보이지 않는 괴물이 더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방사능은 인간의 오감으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죠. 지난 3월에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아직까지 복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복구는커녕 사고가 일어났던 발전소는 한 달 전에야 겨우 안으로 들어가서 겨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고가 난 후, 발전소 지붕에 비닐을 씌우는 일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방사능 때문이죠. 

일본은 이번 사고 후에 긴급 피난준비구역을 반경 30km로 잡았습니다. 그 반경 안에 살고 있던 사람은 14만 명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자 14만 명의 사람이 살기 위해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되겠지만 만약 부산 고리 발전소에서 사고가 터지면 30km 반경에 있는 대피 인원수만 자그마치 320만 명입니다. 그 30km안에는 부산 시청, 울산 시내까지 다 포함돼 있습니다. 

1986년 일어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현재까지도 넓은 지역이 폐쇄돼 있습니다. 앞으로도 위험한 방사선 원소가 충분히 감소하려면 90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와 히로시마 원폭 중에서 방사능이 더 많이 나온 건 무엇일까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건이 히로시마 원폭 때보다 500배 많은 방사능이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원자력 폭탄은 단기간 내에 많은 피해를 입혔지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도 방사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걸 막아 보기 위해 20여 년 전에 씌워 놓은 지붕이 낡아 다시 지붕을 씌운다고 합니다. 거기에 필요한 돈이 자그마치 1조 5천억 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수명도 겨우 100년에 불과합니다. 

 

 

다음 표를 보면 한국과 일본의 전체 발전량 중 핵발전 비율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전체 전력의 25%정도, 한국은 31%정도를 핵발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보면 핵발전 비율이 낮아지고 있었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59%까지 그 비율을 높일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이 비율을 높이느냐, 낮추느냐. 어떻게 어느 길로 갈 것인지는 우리가 정해야 합니다. 

독일의 탈핵 선언은 단번에 모든 원자력 발전을 멈추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앞으로 40년 동안 원자력 발전소를 짓지 않고, 핵발전 비율을 줄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탈핵은 ‘선언’이 중요합니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우리가 선택해야 합니다.

현재 수도권의 전력 자급률은 1.9%에 불과합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만들어지는 전력을 거대한 송전탑을 세워 서울 및 수도권으로 보내고 있죠. 삼척에는 원전백지화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오랜 싸움 끝에 주민들이 얻어낸 승리의 기쁨도 잠시, 정부는 최근 또다시 이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를 세운다고 합니다. 이제 주민들은 지쳐 싸울 힘도 남지 않았고, 싸우는 몇몇 사람들에게 우리는 지역이기주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전기가 무한정 공급되는 것처럼 전력을 사용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력 소비가 10% 상승했다고 합니다. 보통 선진국에서는 1년에 1%정도 상승하는데 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까요?
결국 재생에너지가 대안이라는 건 알겠는데, 우리나라에서 그게 가능할까요?

 


위 지도에서 나타나는 빨간색은 태양광 수준을 나타내고, 파란색은 풍력 수준을 나타냅니다. 태양광을 보면 적도 주변이 가장 진한 색을 띕니다. 한국은 태양광과 풍력이 좋은 편은 아니나 그렇다고 나쁜 편도 아닙니다. 그리고 재생에너지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독일과 유럽 쪽을 보면, 우리보다 훨씬 더 환경이 열악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나라에서는 어떻게 재생에너지를 사용할까요? 탈핵 선언을 한 독일은 우리보다 태양광이 나쁩니다. 하지만 이 나라는 도시 어느 곳에서나 태양광 판넬을 볼 수 있습니다. 독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보다 조건이 나쁜 유럽 국가들도 전체 전력의 17%를 재생에너지로 얻고 있습니다. 

이헌석 대표는 지금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은 채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탈핵 선언이 내일 당장 원자력 발전을 중단시킨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너지사용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높여 가며 여유롭게 그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에너지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합니다.

10년 전, 한국에서도 먹거리 운동이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헌석 대표는 생협이 먹거리 운동의 길을 개척했듯이 아직은 낯선 에너지 운동의 길을 함께 확대하며 동참하길 바란다고 합니다. 환경단체와 함께 발전소 견학을 해 보고, 지역 주민들과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지 보고 들어보라 합니다. 관심이 있어야 바꿀 수 있고, 그 관심은 정책으로 이어질 테니까요. 그리고 그 관심은 우리의 노력과 실천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11월 생협 월례포럼]
일시: 2011년 11월 17일 목요일 오전 10시
주제: 그리스신화를 통해 본 희망의 정치
      - 그리스 신화 속의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희망의 정치
강사: 이동수(경희대 NGO대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