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 건강한 여름휴가]가까운 곳으로 마음 가볍게 떠나는 휴가2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생협과 함께 준비하는 2011년 여름휴가. '휴가'라는 단어만으로도 너무 설렙니다. '어디로 갈까, 어떻게 놀까, 무얼 먹을까'하는 행복한 고민. 최고의 완벽한 휴가를 위한 배낭을 행복중심과 함께 꾸려 보세요.

7월 말에서 8월초가 되면 여름이라는 말 뒤에 ‘휴가’라는 단어가 따라 붙습니다. 일상의 고단함과 더위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서죠.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휴식은커녕 스트레스만 쌓고 돌아오기 쉽상인 것이 여름 휴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번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몇 가지 다른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요? 우선 사람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를 찾아야 바캉스를 다녀온 것 같은 생각을 버리는 겁니다. 동네에서 가까운 곳으로 마음 가볍게 떠나는 여름 휴가를 계획하는 것이죠. 여성민우회생협의 5개 단위생협 조합원이 ‘우리 동네 좋은 곳’을 소개합니다. 

 [시원 건강한 여름휴가]가까운 곳으로 마음 가볍게 떠나는 휴가 1 

3. 우리동네 작은 산 궁산

 동네 작은 동산에 소나무, 벗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자라며 호젓하고 향기로운 산책길을 이룬다

궁산은 작은산입니다. 흔적만 남은 옛 성터와 소악루, 성황당, 양천향교, 겸재정선기념관까지 어린 자녀를 둔 가족도 가벼운 운동을 하듯 두루 볼 수 있습니다. 
 
궁산은 고구려의 국경으로 행주산성과 함께 한강을 빗장처럼 지키던 요새였고, 임진왜란 때는 의병의 진지였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이, 6·25때는 미군이, 이어 국군이 주둔하는 아픈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상은 원형을 잃고 편평해 졌습니다.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는 풀밭은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습니다. 탁 틔인 조망대에 올라 방화대교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봅니다. 올림픽도로에서 김포 방향으로 달리며 올려다보면 멋지게 보이는 소악루는 한강을 따라 멀리 남산까지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좋습니다. 양천 현감으로 온 겸재 정선이 매일 올라 그림을 그렸다는데요, 최근 복원되었습니다. 

궁산은 아기자기한 숲입니다. 남쪽 근린공원 입구 양편에는 커다란 갈참나무가 자라고 있고 소나무, 은사시나무, 벚나무, 층층나무, 복자기나무, 좀작살나무, 낙상홍 등이 철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서쪽 경사면에는 잣나무 군락지가 있고 동쪽 비탈면에는 누리장나무, 때죽나무가 많아 호젓한 숲길을 만듭니다. 포장 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향기로운 산책로를 걸을 수 있죠. 초행길이어서 조금 헤매어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산이 작아 위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정상에 오르게 된답니다. 

홍살문이 서 있는 양천향교는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향교로 매년 음력 2월과 8월에 석전(공자에게 지내는 제사)을 지냅니다. 궁산을 둘러본 뒤 아쉬움이 남는다면 동쪽 비탈면으로 내려와 도로를 건너세요. 대아아파트 뒤에서 가양대교까지 이어지는 구암공원에 갈 수 있습니다. 구암은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의 아호입니다. 공원에는 광주 바위가 서있는 연못이 있고, 옥상에 약초식물원이 있는 허준 기념관도 있습니다.

황혜경 남서여성민우회 생협 조합원
 *궁산 가는 방법: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 하차. 우장산전철역 버스정류장에서 강서06번 마을버스 환승. 벽산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 



4. 발 걸음 닿는 곳이 바로 산책길, 도봉구 방학 3동


제가 사는 마을은 도봉구 방학3동.
아주 오래 전에는 원당마을, 초당마을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우리 동네는 북한산과 도봉산을 뒷뜰로 삼고 살아가는 마을입니다. 그래서 기름과 돈,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찾아가 쉴 수 있는 곳이 아주 많은 편이지요. 

동네에 연산군과 가족의 묘가 있습니다. 그리고 연산군묘를 돌아보고 마을 쪽으로 난 길 옆에는 아주 가뭄이 심한 때를 빼고는 사시사철 샘물이 솟는 원당샘물 소리가 마른 목을 적셔줍니다. 하지만 땅속 깊은 곳까지 오염되어 그냥 마시지는 못합니다. 
근처를 어슬렁 거리면 제가 마치 아주 오랜 세월 그 마을에 살아왔던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드는 곳이기도 하지요. 원당마을을 지나 숲속 길을 따라가면 북한산이나 도봉산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곳이 우리 마을입니다. 

삼사십 분 산책에 아쉬움이 느껴지면 덕성여대 앞 솔밭공원을 지나 북한산 둘레길을 걷습니다. 4·19국립묘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지나 보광사에도 들르곤 합니다.

어느 길을 가든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에 산길도 제법 잘 다듬어져 있어 등산화가 아니어도 괜찮다. 
 
아니, 오히려 등산화가 아니면 더 좋겠다.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산책길은 이렇습니다. 4·19국립묘지를 한바퀴 돌고 기념관 옥상정원에서 북한산과 도봉산을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둘레길을 돌아나와 덕성여대 운동장 끝에서 우리가 다녀온 둘레길을 품고 있는 북한산을 바라보며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해 진 뒤 북한산의 짙은 실루엣이 아주 멋지답니다. 

어느 길을 가든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에 산길도 제법 잘 다듬어져 있어 등산화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아니, 오히려 등산화가 아니면 더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워낙 많은 사람들이 다니다 보니 산길이 너무 넓혀지고 파헤쳐지는 느낌입니다. 가능한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아니면 맨발로 가볍고 조심스럽게 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혜숙 동북여성민우회 생협 조합원
 
*동북  방학 3동 산책길 가는 방법: 지하철 4호선 쌍문역에서 하차해 쌍문역(중) 버스정류장에서 130번 버스 탑승. 연산군정의공주묘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5.  테마가 있는 도심 숲속길, 진주 가좌산 숲길

진주의 가좌산 숲길은 언제라도 부담 없이 가족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소박하고 착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우리 동네 좋은 곳으로 강력 추천한다.


 

남강이 유유히 흐르는 진주에는 도심 속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좌산에 ‘테마가 있는 도심 숲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시민들이 언제나 숲길을 걸으며 숲의 기운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마음의 치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사도 완만하고 총 연장이 약 5킬로미터 정도라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걸을 수 있고, 평일 퇴근 후에도 진주의 야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 더욱 좋은 도심 속 숲길입니다.
 
진주 가좌동 진주MBC 건너편 남부산림연구원 시험림에서 시작되는 ‘청풍길’에서 출발해서 다양한 대나무와 함께 맹종죽이 쭉쭉 뻗은 ‘대나무숲길’을 지나면 ‘어울림숲길’이 나옵니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속에 미로처럼 만들어진 길은 특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길입니다. 이 길을 지나 약수가 나오는 ‘물소리 쉼터’에서 이어지는 ‘황톳길’은 정말 맨발로 걸으면 황토의 기운이 그대로 마음속까지 전해지는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황톳길을 지나 만나게 되는 ‘풍경길’에서는 시야가 확 트여 진주 시가지를 훤히 볼 수 있고 계속해서 이어진 ‘고사리숲길’엔 길 좌우에 고사리가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길을 지나 약간의 경사길을 지나게 되면 인공폭포에서 시원하게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진주의 관문인 석류공원이 나오고 이곳에서 가좌산 숲길걷기가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진주의 가좌산 숲길은 언제라도 부담 없이 가족들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가볍게 착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우리 동네 좋은 곳으로 ‘강추’합니다.

최세현 진주여성민우회 생협 이종숙 조합원 남편
 
*가좌산 숲길 가는 방법: 연암공대 사거리에서 연암공대 정문 방향으로 30여 미터 가다 보면 왼쪽편으로 갈레길이 나온다. 그 갈레길이 바로 가좌산 숲길